여성단체들은 이날 오전 10시30분 서울 종로구 서울지방경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조직의 명운을 걸겠다더니 경찰 클럽 간 유착 의혹 등 핵심적인 내용은 밝혀지지 않았다"며 "책임지는 자세와 사건의 재수사를 요구하고, 수사의 책임자인 민갑룡 경찰청장, 원경환 서울지방경찰청장은 사퇴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17일 오전 여성·시민 단체 회원들이 서울 종로구 서울지방경찰청 앞에서 버닝썬 수사 결과를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김우영 기자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여성단체는 "지금 이 상황이 ‘명운’을 걸고 한 결과라면 경찰의 명운은 다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민갑룡 경찰청장은 지난 3월14일 국회에서 열린 행정안전위원회에 참석해, 버닝썬 수사와 관련해 "경찰의 명운이 걸렸다는 자세로 전 경찰 역량을 투입해 범죄 조장 풍토의 뿌리를 뽑아가겠다"고 말한 바 있다.
이 단체는 "경찰 152명이 매달려 3개월 넘게 진행한 수사에서 핵심적인 내용은 하나도 밝혀지지 않았다"며 "이런 수사 결과가 사람들에게 받아들여질리 없다는 것을 경찰 스스로도 잘 알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신지예 녹색당 공동운영위원장은 "지금 경찰이 보여주는 태도는 무능력과 부패 그 자체"라며 "(버닝썬 사건은) 성폭력 사건 등 명백한 인권 침해 사건임에도 경찰이 ‘제 식구 감싸기’에 급급했다"고 비판했다.
정미례 성매매문제해결을위한 전국연대 대표는 "성산업 카르텔과 다름없는 버닝썬에 대한 경찰 수사에 온 국민이 실망했다"며 "참담한 결과를 내놓고 우리 국민이 어떻게 경찰의 정의로움과 수사 과정에 대해서 신뢰할 수 있겠나"고 반문했다.
앞서 경찰은 지난 15일 "나름 최선을 다했다"며 버닝썬 사건 최종 수사 결과를 발표했다. 당시 경찰은 빅뱅 출신 승리(29·본명 이승현)에 대한 구속 영장이 법원에서 기각됐지만 "영장을 재신청할 계획이 없다"고 했다. 이른바 승리 카톡방에서 ‘경찰총장’으로 불린 윤모(49) 총경은 직권남용 혐의만 적용해 검찰로 넘기기로 했다.
또 버닝썬과 역삼지구대 간 유착 의혹은 ‘정황 없음’으로 마무리했다. 반면 ‘버닝썬 사태’의 발단이 된 폭행 피해자 김상교(28)씨에게는 성추행 혐의와 업무방해 혐의를 적용해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김우영 기자]
- Copyrights ⓒ 조선일보 & 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