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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6 (토)

[제24회 LG배 조선일보 기왕전] 물오른 技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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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예선 특선보 1국 <흑 6집반 공제·각 3시간>

白 최정 九단 / 黑 정쉬 四단

조선일보

〈총보〉(1~174)=십수 년 전만 해도 '화초(花草)'로 취급받을 정도로 미미했던 여성 바둑이 눈부신 속도로 발전, 요즘엔 랭킹 10위권 톱스타들도 무시하지 못하는 세력으로 컸다. 최정은 이번 통합예선을 통해 본인과 여성 바둑의 높아진 위상을 유감없이 과시했다. 세계 톱스타 중 한 명인 구쯔하오(辜梓豪)를 준결승서 꺾은 데 이어 결승인 이 바둑에선 한 수 위의 기량으로 중국 무명 청년 정쉬를 완파했다.

바둑 내용도 인상적이었다. 최정은 완력을 동원하지 않았으나 바둑은 절묘하게 백의 페이스로 흘렀다. 프로들은 대마가 잡혀 지는 바둑보다 이런 식의 패배가 훨씬 더 아프다고 말한다. 94 같은 실전적 묘수가 반상을 지배했다. 수읽기도 깊었고 형세 판단과 공수 전환, 완급 조절 등 모든 면에서 세계 최강 여성 기사다운 솜씨를 보여주었다.

정쉬에게서도 45 등 기발한 수가 등장했으나 아직은 때에 이르지 못했음을 드러냈다. 45에 앞서 참고도처럼 우하귀 일대를 선점하는 전략이 아쉬웠다(이후 백은 A~E 등의 약점을 파고들겠지만 흑이 피할 싸움은 아니다). 세 번째 LG배 본선 탑승에 성공한 최정이 어느 역까지 내달릴지 지켜보자. (21…14, 210수 끝 백 불계승, 175수 이후 생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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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홍렬 바둑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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