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정 선수에 골·도움 인센티브…팀워크 깨지며 챔스리그서 강등
산체스·포그바 간 경쟁 심해져
경기 중 PK 실랑이 벌이기도
알렉시스 산체스(왼쪽), 폴 포그바 |
프리미어리그의 ‘빅6’ 중에서 가장 처량한 신세로 전락한 게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다. 맨체스터 시티는 시즌 마지막 날까지 리버풀과 역대급 프리미어리그 우승 경쟁을 벌였다. 리버풀과 토트넘은 챔피언스리그 결승에 올라 있고, 첼시와 아스널은 유로파리그 결승에서 우승을 놓고 격돌한다. 프리미어리그 전성시대에서 맨유만 소외됐다. 맨유는 챔피언스리그에서 강등돼 유로파리그로 간다.
맨유의 부진을 놓고 다양한 해석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알렉시스 산체스와 폴 포그바의 천문학적인 골·도움 인센티브가 팀 분위기를 망친 원인 중의 하나라는 주장이 제기돼 눈길을 끌고 있다. 12일 영국 일간 더선에 따르면 산체스의 공격포인트 인센티브는 골당 7만5000파운드(약 1억1500만원), 어시스트당 2만5000파운드(약 3800만원)에 달한다. 포그바도 골당 5만파운드(약 7600만원), 어시스트당 2만파운드(약 3000만원)를 받는다. 보도의 신뢰성이 높지 않은 더선이긴 하지만 맨유가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에게 골당 4만7000파운드(약 7200만원)에서 최고 14만3000파운드(약 2억1900만원)에 달하는 골 보너스를 지급한 전례를 감안하면 산체스와 포그바에게도 높은 공격포인트 인센티브에 대한 세부 조건을 계약서에 포함했을 가능성은 충분하다. 즐라탄은 2016~17시즌 맨유에서 모든 대회 통틀어 28골을 기록, 골 보너스로만 285만파운드(약 43억7000만원)를 챙겼다.
더선의 보도대로라면 올 시즌 리그 35라운드까지 16골·10도움을 올린 포그바는 공격포인트 보너스로만 100만파운드(약 15억원)의 부수입을 올렸다. 원래 골·도움 보너스는 낮은 주급을 받는 선수들에게 동기와 몰입을 이끌어내기 위해서 도입됐지만 액수가 천문학적으로 커지고, 그 혜택이 오히려 고연봉의 스타 선수들에게 집중되면서 역풍도 나타나고 있다. 팀보다 자신의 공격포인트를 앞세우는 이기적인 경향이 그런 부작용 중의 하나다. 실제로 산체스와 포그바는 지난 8월 레스터시티전에서 누가 페널티킥을 차느냐를 놓고 실랑이를 벌이기도 했다. 포그바는 올 시즌 기록한 16골 중 8골이 페널티킥골이다.
특정 선수의 골·도움 인센티브가 용인될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서면 팀내 위화감이 생겨날 수도 있다. 공격수에게 골을 넣으라고 주급을 주고 있는데, 추가로 골 보너스를 주는 건 이중지급에 해당한다. 이는 다른 포지션의 선수들에겐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게 해 팀내 보이지 않는 균열과 갈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주장이다. 기회나 과정이 불공평하다고 느끼면 팀을 위해 모든 것을 바칠 수가 없다. 리버풀이나 토트넘과 달리 맨유가 경기 끝날 때까지 죽어라 뛰는 ‘네버 다이(Never die)’ 정신을 보여주지 못한 것도 이와 무관치 않을 것이다. 솔샤르의 맨유 개혁이 가시밭길인 이유다.
류형열 선임기자 rh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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