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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이슈 '미중 무역' 갈등과 협상

[주말 큐!] 미·중 무역전쟁사(史)…꺼지지 않는 갈등의 불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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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무역담판 합의없이 끝나...후속 일정 못잡아
무역전쟁 본질은 ‘패권 다툼’...갈등 확대 우려도
우리도 최악 대비해야...대중 수출품에 중간재 많아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된 미국과 중국 간 무역전쟁의 불씨가 좀처럼 꺼지지 않고 있다.

지난 9~10일, 양국의 기나긴 분쟁의 종결, 또는 확전을 결정지을 담판이 시작됐다. 그러나 이번 협상은 또 다른 협상을 예고하는 것으로 끝났다. 우려와 기대가 무색할 정도였다. 오히려 꺼져가던 불씨가 되살아날 수 있다는 우려가 더 커지고 있다.

지금으로선 상황이 악화될 가능성이 크다. 미국은 협상 중 2000억달러어치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관세율을 기존 10%에서 25%로 인상한 데 이어 또 한 차례 관세 폭탄을 예고했다. 한 달 안에 합의를 이루지 못할 경우 3250억달러 규모의 중국산 수입품에 추가 관세를 매기겠다고 했다. 이 조치가 시행되면 중국의 대미 수출품 전체에 고율 관세를 매기는 것이 된다. 이에 따른 중국의 보복 조치가 감행될 경우 양국 전쟁의 불씨는 다시 타오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한국도 최악의 상황에 대비해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우리나라의 중국 수출품 중엔 부품 등 ‘중간재’ 비중이 높아 미국의 중국 제품 관세 인상은 우리나라에도 타격이 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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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무역전쟁의 종결, 또는 확전을 결정지을 것으로 예상됐던 2019년 5월 9~10일 고위급협상이 합의 없이 종료됐다. /미 하버드대


대선 후보 시절부터 ‘미국 우선주의’를 외치던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이후 중국을 정조준했고 결국 방아쇠를 당겼다. 미·중은 약 10개월 간 진행된 본격적인 전쟁 동안 약속이나 한 듯 ‘관세 폭탄’을 주고 받았다. 미국은 지금까지 2500달러 규모의 중국산 제품에 25% 관세를 매겼다. 이에 반발한 중국은 세 차례에 걸쳐 총 1100억달러어치 미국산 제품에 5~25%의 고율 관세를 부과했다.

경제 대국의 치열한 전쟁은 세계 경제 침체에 대한 우려를 키웠다. 관련 소식이 전해질 때마다 세계 금융 시장이 출렁였다. 로베르토 아제베두 세계무역기구(WTO) 사무총장은 "미·중 무역전쟁은 세계 자유 무역 체제에 대한 최악의 위기"라고 경고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양국의 무역전쟁이 세계를 더 가난하고 위험하게 만들 수 있다"며 올해 글로벌 경제 성장 전망치를 기존 3.9%에서 3.7%로 낮췄다.

당사국인 미·중도 직격탄을 맞았다. 국제금융협회(IIF)에 따르면, 양국 간 관세 보복전에 따른 미 수출업계의 손실 규모는 연간 400억달러에 달했다. 2017년 미국의 대중 수출액인 약 1300억달러의 약 3분의 1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급성장하던 중국 경제도 타격을 입은 건 마찬가지다. 지난해 중국 경제성장률은 28년만에 최저치인 6.6%를 기록했다.

양국의 무역전쟁은 단순한 통상 갈등이 아니었다. 분쟁의 배경엔 양국의 ‘패권 경쟁’이 깔려 있었다. 그래서 더 치열했던 미·중 무역전쟁사(史)를 시간 순으로 정리해 봤다.

2016년 6월 28일 - 美 대선 후보 트럼프 "中 불공정 무역, 관세로 대응"

미·중 무역전쟁은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 전부터 이미 예견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 대선 후보 시절이었던 2016년 6월 28일 펜실베이니아주(州) 유세 연설에서 중국의 불공정 무역 행위에 관한 대응책을 언급했다. 그는 중국이 ‘미국의 기밀 침해’와 같은 불법 행위를 중단하지 않으면 1974년 무역법 201조와 201조, 1962년 무역확장법 232조를 발동해 일방적 무역구제 조치, 즉 관세 부과에 나서겠다고 공약했다. ‘미국 우선주의’를 주장한 그는 "중국이 미국을 강간한다"는 등 중국의 통상 정책에 노골적인 비판을 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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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로 사실상 확정된 부동산 재벌 도널드 트럼프가 2016년 5월 7일 워싱턴주 린든에서 유세를 하고 있다. 트럼프가 쓴 모자에 그의 선거 구호‘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ke America Great Again)’문구가 적혀 있다. /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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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3월 31일 - 美, 무역적자 원인 조사 단행…전쟁의 서막

2017년 1월 미국 대통령에 취임한 트럼프. 그는 이날 미국의 만성적인 무역적자 문제 해결을 위해 중국, 독일, 일본, 한국 등 16개국을 대상으로 90일 동안 무역 적자 원인을 분석하라는 행정명령을 내렸다. 불공정 무역 관행 사례에 대해 징벌적 관세를 매길 수 있도록 하는 행정명령에도 서명했다. 미국이 무역적자의 원인 규명을 위해 대규모 조사를 실시한 건 전례가 없었다. 당시 국내에서도 한·미 자유무역협정(FTA)과 관련한 우려가 커졌다. 그러나 결국 이 조치는 미·중 무역전쟁의 서막인 셈이었다.

2017년 4월 7일 - 트럼프·시진핑, ‘100일 계획’ 합의

이날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첫 정상회담이 진행됐다. 회담은 플로리다주 팜비치의 트럼프의 개인 별장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열렸다. 양국 정상은 이날 논의 결과 무역 불균형 해소를 위한 ‘100일 계획’에 합의했다. 당시 시 주석은 미국 측에 무역불균형 시정 조치를 위한 100일 간의 유예 기간을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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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신화망


2017년 6월 19일 - ‘100일 계획’ 실패

2016년 미국의 대(對)중국 무역적자 규모는 약 3470억달러(약 408조원)에 달했다. 100일 계획에 합의한 미국과 중국은 적자 규모를 줄이기 위해 포괄적인 수준에서 경제현안을 논의했다. 그러나 100일째를 맞았던 이날까지도 양국은 최종 합의를 도출해내지 못했다. 파국이었다.

2017년 8월 14일 - 트럼프, 中 불공정 무역 관행 조사 행정명령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미 무역대표부(USTR)에 중국의 지식재산권 침해와 기술 강제이전 요구 등 부당한 관행을 조사토록 하는 내용의 행정명령을 발동했다. 미국이 대중 전쟁 태세에 본격 돌입한 것이다.

2018년 1월 22일 - 수입산 태양광 패널·세탁기에 고율 관세 부과

USTR은 이날 85억달러 규모의 태양광 패널 수입품과 18억달러 규모의 수입 세탁기에 대한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조치)를 발동하고 고율 관세를 부과했다. 중국 뿐만 아니라 한국, 말레이시아, 베트남, 태국 등도 대상국이었다. ‘미국 우선주의’를 주장한 트럼프발(發) 무역전쟁에 시동이 걸린 것이다. 특히 중국은 이미 미국으로부터 태양광 모듈에 대해 50%의 반덤핑 관세를 부과받은 상황이었다. 각국 정부는 미국의 조치에 크게 반발했다.

2018년 3월 8일 - 수입산 철강·알루미늄에 고율 관세 부과

트럼프 대통령이 무역확장법 제 232 조에 근거해 수입산 철강과 알루미늄에 25%, 10% 관세 부과를 결정했다. 중국을 비롯한 다수 국가를 상대로 했다. 다만 한국과 유럽연합(EU)과 아르헨티나, 브라질 등은 관세 부과 대상국에서 제외됐다.

2018년 3월 22일 - 美, 500억달러어치 中 제품 25% 관세 부과 선언…무역전쟁 시작

트럼프 대통령이 무역법 301조에 근거해 500억달러 규모의 중국산 제품에 25%의 관세를 부과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중국을 겨냥했던 총구의 방아쇠를 당긴 것이다.

미 행정부는 또 이날 중국의 지적재산권 침해와 인허가 부당행위에 대해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하는 한편, 중국의 대미 투자제한과 관리∙감독 규정도 신설했다. 이와 별도로 미 재무부는 국제긴급경제권한법(IEEPA)을 통해 5세대(5G) 이동 통신 등 첨단분야에서 중국기업의 미국투자를 차단하는 방안도 추진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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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4월 2~3일 - ‘관세폭탄’ 주고 받는 미·중

양국의 소리없는 총성이 숨가쁘게 오고 갔다. USTR은 2일 연간 500억달러에 이르는 중국산 수입품 1333개 품목에 대한 25% 관세 부과를 발표했다. 대상 품목에는 △고성능 의료기기 △바이오 신약 기술 △산업 로봇 △통신 장비 △항공 우주 △전기차 △반도체 중 중국 정부의 핵심 정책인 ‘중국 제조 2025’를 통해 육성되는 분야도 다수 포함됐다. 이는 양국이 경쟁 구도에 있는 산업 구조와 관련해 미국의 대중 경제 의식이 작용한 것으로 분석됐다.

중국도 즉각 대응에 나섰다. 미 동부 시각 기준으로 3일(중국 시각 기준 4일) 중국은 농산물과 자동차 등 연간 수입 500억달러에 이르는 미국산 품목 106개에 25% 관세 부과를 예고했다. 이 품목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표밭 지역인 중서부 ‘팜 벨트(농업지대)’와 ‘러스트 벨트(쇠락한 공업지대)’의 주산품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입지를 흔들려는 의도가 반영된 것으로 해석됐다.

2018년 7월 6일 - 340억달러어치 상대국 수입품에 25% 관세 부과

미국이 340억달러 규모의 중국산 수입품에 25% 관세 부과를 시행했다. 나머지 160억달러어치 중국산 수입품에 대해선 추가 논의를 거치겠다고 했다. 같은날 중국도 340억달러어치 미국산 수입품에 25% 관세 부과를 단행했다. 또 중국은 이날 미국을 WTO에 제소했다.

이후 나흘 만인 10일 미국은 앞서 관세를 매긴 품목과 별도의 2000억달러어치 중국산 수입품에 10%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예고했다. 중국의 보복에 대한 재보복 차원의 조치였다.

2018년 8월 7일, 23일 - 160억달러어치 상대국 수입품에 25% 관세 부과

8월 7일 미국은 25% 관세를 부과할 160억달러 규모의 중국산 수입품 품목을 공개했다. 이날 중국도 같은 조치를 단행했다. 이 조치는 같은달 23일 발효됐고, 이로써 양국은 각각 500억달러 규모의 상대 수입품목에 25%의 고율 관세를 매겼다.

2018년 9월 7일, 24일 - 美·中, 각각 2000억달러·600억달러 상대국 제품에 10% 관세

9월 7일 트럼프 대통령은 전체 중국산 수입품 중 관세를 부과하지 않은 나머지 2670억달러어치에 대해서도 추가 관세를 부과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같은달 24일엔 종전에 예고했던 2000억달러어치 중국산 제품에 대한 10% 관세 부과 조치가 단행됐다. 미국은 2019년 1월 1일부터 이 관세율을 25%로 인상할 것이라고 했다. 중국도 이날 600억달러어치 미국산 수입품에 최고 10%(5~10%) 관세를 물렸다. 이로써 미국은 2017년 기준 연간 5055억달러어치에 달한 중국산 수입품 중 약 절반 정도에 고율 관세를 부과한 것이 됐다.

당시 중국의 대미 수입액은 1539억달러에 그쳤기 때문에 중국은 같은 규모의 관세 부과로 대응하지 못했다. 대신 중국은 미국 반도체 기업의 중국 내 판매 제한 조치, 미국산 과일이나 자동차의 통관 대기 시간 연기, 중국인의 미국행 관광 제한 등 비관세 장벽을 통한 보복에 나서며 총력전을 펼쳤다.

2018년 12월 1일 - 트럼프·시진핑, ‘90일 휴전’ 합의

쉼없이 관세 폭탄을 주고 받던 미·중은 이날 아르헨티나에서 진행된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의 정상회담을 통해 ‘휴전’에 합의했다. 이들은 2019년 3월 1일까지 90일 간의 휴전을 약속하고 상대국에 대한 추가 관세 부과와 관세율 인상 조치를 보류하기로 했다. 양국은 또 이 시한까지 무역 쟁점에 대해 협상하고 합의안을 도출하기로 했다.

다만 미국은 휴전 시한까지 중국과의 무역 협상이 타결되지 못하면 다음날인 3월 2일부터 2000억달러 규모의 중국산 물품에 대한 관세를 10%로 25%로 올리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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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12월 1일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의 한 호텔에서 도널드 트럼프(맨 오른쪽)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맨 왼쪽) 중국 국가주석이 참모진과 함께 마주 보고 앉아 있다. /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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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1월 7~9일 - ‘90일 휴전’ 후 첫 대면 협상

미·중이 ‘90일 휴전’을 합의한 지 한 달 여만인 1월 7일 중국 베이징에서 양국 차관급 무역 협상이 진행됐다. 휴전 종료(3월 1일)를 52일 남겨두고 양측 대표들이 첫 대면한 것이다. 이 협상에서 양측은 미국산 에너지·농산물 구매 확대를 통한 미·중 무역 불균형 개선, 지식재산권 보호, 중국의 차별적인 기업 보조금 정책 축소, 외자 기업을 대상으로 한 시장 진입 규제 완화 등 광범위한 사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당초 계획보다 하루 연장된 9일 협상 종료 후 양국 모두 공식 발표를 내놓지는 않았다.

2019년 1월 30∼31일 - 고위급협상 진행…트럼프 "엄청난 진전"

미국 워싱턴 DC에서 미·중 고위급 협상이 진행됐다. 이 협상에서 양측은 지식재산권 보호와 무역 불균형, 기술 이전, 관세·비관세 장벽 등 사안을 놓고 논의했다.

당시 협상에 참가한 류허 중국 부총리는 시 주석의 친서를 트럼프 대통령에게 전달했다. 시 주석은 친서에서 ‘협상 시한인 3월 1일 전 조기 합의를 이루기 바란다’는 내용이 담겼다. 이와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은 "아마도 시 주석과 한 번 또는 두 번 만나 모든 사을 합의할 것"이라며 회담 가능성이 내비쳤다. 31일엔 "이번 고위급 협상에서 엄청난 진전을 이뤘다"며 협상을 낙관적으로 전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후 90일 휴전 협상 기한의 연장 가능성도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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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류허 중국 부총리가 이끄는 미·중 대표단이 2019년 2월 21일 미 백악관에서 고위급 협상을 하고 있다. /USTR


2019년 2월 21~24일 - 무역협상 시한 연장…타결 낙관 전망 우세

양국은 2월 14~15일 이틀 간 중국 베이징에서 고위급협상을 진행한 후 같은달 21일부터 세 번째 고위급협상에 돌입했다. 당초 고위급 협상은 22일 끝날 예정이었지만, 24일까지 연장돼 진행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24일 "나는 미국이 지적재산권 보호, 기술 이전, 농업, 서비스, 통화 등 중요한 구조적 문제에 관한 중국과의 무역협상에서 상당한 진전을 이뤘다고 발표하게 돼 기쁘"며 3월 1일로 예정된 중국과의 무역협상 시한을 연장한다고 밝혔다. 이에 무역협상 타결에 대한 낙관적 전망이 힘을 얻었다.

2019년 4월 3~5일 - 트럼프 "4주 내 협상 마무리"

미국 워싱턴 DC에서 양국의 고위급협상이 진행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류허 중국 부총리와 만나 "미·중 무역 협상이 반환점을 돌았다"며 "앞으로 4주 내에 협상이 마무리될 수 있다"고 했다. 양측은 기술이전, 지식재산권보호, 비관세 조치, 서비스업, 농업, 무역 균형 등의 합의문을 논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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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19년 4월 4일 백악관 집무실에서 류허(왼쪽) 중국 부총리를 만나 비공개 면담을 갖기 전 취재진 앞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AP 연합뉴스


2019년 4월 30일~5월 1일 - "다음 협상서 미·중 합의 타결 가능"

4월 30일부터 5월 1일까지 중국 베이징에서 양국 고위급협상이 진행됐다. 이후 미 경제 전문 매체 CNBC는 여러 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미·중 무역협상 타결이 다음주 금요일(10일)까지 가능할 것"이라고 전했다. 5월 8일 예정된 미 워싱턴에서의 추가 고위급협상에서 최종 합의가 이뤄질 수 있다는 뜻으로 해석됐다.

당시 미국과 중국의 무역협상은 막바지 조율 단계에 이른 것으로 알려졌다. 미 정치 매체 폴리티코는 소식통을 인용해 미국이 중국과의 최종 합의에서 2000억달러 규모 중국산 수입품에 매긴 10% 관세를 철폐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2019년 5월 5일, 8일 - 美 "10일부터 2000억달러 규모 中 수입품 관세율 25%로 인상"

트럼프 대통령은 5월 5일 트위터에서 돌연 2000억달러어치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관세율을 10%에서 25%로 올리겠다고 밝혔다. 관세 대상인 중국산 수입품 전체에 25% 고율관세를 부과하겠다는 의미였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으로 8일부터 워싱턴 DC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미·중 무역협상 타결 무산에 대한 우려가 짙어졌다. 중국도 강력 반발했다. 글로벌 금융시장도 크게 흔들렸다.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5.6% 떨어진 2906.46에 6일 마감했고, 홍콩 항셍지수도 2.9% 하락했다.

미국 측은 미·중 무역협상이 ‘정상화될 경우’ 관세율 인상을 재검토할 여지도 언급했다. 그러나 8일 미 무역대표부(USTR)는 관보 사이트에 이 조치를 10일부터 시행하겠다고 공지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은 한 유세 현장에서 "중국이 합의를 깼다"며 대중 관세율 인상 조치의 이유를 밝혔다.

다만 양국을 8일로 예정됐던 고위급협상 일정을 하루 늦춰 9~10일 진행하기로 했다. 이 협상이 양국 무역전쟁의 종결, 또는 확전을 결정짓는 분수령이 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2019년 5월 9일 - 무역전쟁 확전 vs 종결…막판 협상 돌입

9일 미·중 무역 분쟁의 확전 또는 종결을 결정지을 이틀간의 협상 중 첫날 일정이 90여 분 간 진행됐다. 미·중은 이날 협상 후 별다른 입장을 발표하지 않았다. 이에 양국이 이날 협상에서 합의, 또는 협상 결렬 등 결론은 내지 못한 것으로 관측됐다.

미국은 종전에 예고한대로 10일 0시 1분(미국 동부 시각) 2000억달러 규모의 중국산 제품에 추가로 관세를 물리기로 했다. 다만 10일 0시 1분 전에 중국을 출발한 미국행 화물은 이미 미국에 수출된 것으로 간주해 인상된 관세율을 적용하지 않는다고 했다.

이는 10일 오전 0시1분 이후 출발하는 중국 화물이 미국에 도착할 때까지 관세 인상 실효를 늦춰 협상을 위한 시간을 벌겠다는 미국 측의 의도가 반영된 것으로 분석됐다. 이른바 ‘시간 벌기’ 전략이란 것이다.

이와 별도로 중국은 즉각 보복 조치를 예고했다. 미국이 관세율 인상을 발표한 지 2분이 지난 10일 12시 3분(중국 현지 시각) 중국 상무부는 홈페이지를 통해 유감의 뜻을 밝히며 "어쩔 수 없이 보복 조치에 나설 것"이라고 했다.

양국은 10일 담판을 이어가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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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무역 협상을 위해 2019년 5월 9일 워싱턴 DC에 도착한 중국 측 대표 류허(왼쪽) 부총리가 미국 무역대표부(USTR) 청사에서 미국 측 로버트 라이트하이저(오른쪽에서 셋째) USTR 대표와 인사를 나누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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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5월 10일 - 트럼프 "협상 계속"…파국은 모면, 확전 불씨는 남아

오전 10시쯤 재개된 양국 고위급 무역협상은 90여분 후 끝났다. 합의는 없었다. 추후 협상에 대한 여지만 남겨뒀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를 통해 "지난 이틀 간 미·중은 솔직하고 건설적인 논의를 했다며 "앞으로 협상이 계속 진행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양측은 협상의 구체적 일정을 정하진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양측이 타결하지 못한 건 합의 내용의 ‘법제화’를 둘러싼 이견을 좁히지 못했기 때문이란 관측이 나왔다. 중국 측은 이번 협상에서 미국의 법 개정 요구를 철회할 것을 요구했지만 미국 측이 이를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협상이 끝난 후 미국은 중국에 또 한 차례 관세 폭탄을 예고했다. USTR은 이날 홈페이지를 통해 발표한 성명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3000억달러 규모의 중국산 수입품에 관세를 인상하는 절차를 시작하도록 명령했다"고 밝혔다.

미국은 이미 2500억달러 규모의 중국산 수입품에 25% 고율 관세를 부과하고 있다. 지난해 중국의 대미 상품수출액이 총 5395억340만달러정도였던 것을 감안하면 중국에서 수입하는 제품 전체에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것이다. 여기에 중국이 맞관세로 보복에 나설 경우 상황은 더 악화할 수 있다.

이와 관련,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는 미국이 중국의 대미 수출품 전체에 25% 관세를 부과할 경우 미국의 2020년 성장률은 2.6%포인트, 중국의 내년 성장률은 1.5%포인트 떨어질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놨다.

다만 2020년 미 대선을 앞둔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 폭탄에 따른 국민의 불만을 잠재우기 위해 중국과의 협상을 적극 추진할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이선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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