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된 난민 입항 금지 놓고 갈등 재연 조짐
하지만, 작년 6월 출범한 포퓰리즘 정부의 강경 난민 정책에 앞장서고 있는 마테오 살비니 부총리 겸 내무장관은 해군 선박일지라도 난민을 태우고 있을 경우 이탈리아 항구에 들어올 수 없다고 밝혀 논란이 일고 있다.
10일 일메사제로 등 이탈리아 언론에 따르면 이탈리아 해군의 초계함정이 전날 리비아에서 75해리 떨어진 공해상에서 위험에 처한 난민 36명을 구했다.
해군은 성명을 내고 구조된 난민 가운데 미성년자 8명과 여성 2명이 포함돼 있으며, 구조 당시 이들이 탄 허름한 배가 침수되는 위험한 상황이었다고 설명했다.
지중해 난민구조선 '마레 요니오' [ANSA통신] |
이와는 별도로 이탈리아 난민 구호 NGO가 운영하는 구조선 '마레 요니오' 역시 이날 저녁 리비아에서 40해리 떨어진 지중해에서 임산부 1명, 한살 배기 아기 등 미성년자 5명을 비롯해 총 29명의 난민을 구조한 뒤 이탈리아 당국에 난민들을 하선시킬 항구를 배정해 줄 것을 요청했다.
하지만, 살비니 부총리는 "왜 그들이 리비아 해안경비대가 구조 책임을 맡고 있는 해역에서 난민들을 구했는지 의문"이라며 구조된 난민들을 태운 배들에 입항 허가를 내주지 않을 것이라고 엄포를 놓았다.
마테오 살비니 이탈리아 부총리 [ANSA통신] |
살비니 부총리는 해군 초계함정이 지중해에서 해상 안전을 위해 펼치고 있는 공식 작전의 일환으로 난민들을 구조했음에도 불구하고, "(난민을 태운)해군 선박 역시 항구에 들어올 수 없다"고 못박아 국방부와의 갈등을 예고했다.
이와 관련, 엘리사베타 트렌타 국방장관은 "우리 군인들을 믿는다"고 말해 해군이 공식적인 작전을 통해 난민들을 구조한 만큼 이들을 이탈리아 항만에 입항시켜야 한다는 뜻을 우회적으로 밝혔다.
트렌타 장관은 살비니 부총리가 이끄는 극우성향의 정당 '동맹'에 비해 난민에 좀 더 관대한 집권정당 '오성운동' 소속이다.
한편, 이탈리아 포퓰리즘 정부가 난민구조선에 항구를 걸어 잠근 까닭에 아프리카와 중동을 떠나 유럽으로 향하다가 지중해에서 구조된 난민들을 구조한 선박들의 표류 사태가 이어지고 있다.
이들 선박은 수일 간 정처없이 바다를 떠돌다 유럽연합(EU) 회원국들의 분산 수용 결정이 이뤄진 후에야 가까스로 이탈리아나 몰타, 스페인 항구에 입항이 허용돼 온 실정이다.
ykhyun1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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