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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6 (토)

[제24회 LG배 조선일보 기왕전] 타이밍 싸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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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예선 특선보 1국 <흑 6집반 공제·각 3시간>

白 최정 九단 / 黑 정쉬 四단

조선일보

〈제3보〉(41~53)=중국은 총인구에 걸맞게 프로기사 수도 상당하다. 유명 스타급 아닌 중·저단진 상당수는 기본적인 출신 성분 자료조차 없을 때가 많다. 최정과 결승서 만난 정쉬(鄭胥) 4단도 그런 범주에 속한다. 1996년에 태어나 2012년 입단했다는 기록 외엔 밝혀진 게 없다. 하지만 이번 대회서 한국 기사 3명을 연파하고 결승까지 진격한 것을 보면 무시할 수 없는 기재임이 분명하다.

41은 당연한 대세점으로 보였는데 재고(再考)의 여지가 있었다는 결론이다. 참고도 1로 한 번 더 민 뒤 3으로 우하귀를 지키는 게 현실적 수법이었다는 것. "백 4가 불가피할 때 좌상귀를 차지했으면 흑이 두기 편했을 것이다"(최규병 9단). 실전 41까지 하변 흑은 탄탄해 보이지만 '가' 등의 약점이 숨어 있다. 아니나 다를까 백은 곧바로 42에 침투한다.

45로 붙여 49까지 좌변에 터를 잡은 수법은 그럴듯했다. 이 중국 23세 청년이 지닌 출중한 기량을 엿볼 수 있는 장면이다. 그러나 타이밍이 빨랐다. 먼저 '나'의 삼삼 자리에 말뚝을 쳐 실속을 챙긴 뒤 백의 응수를 보며 결행하는 게 좋았다. 50을 당한 데 이어 52 때 53 또한 당연해 보이지만 문제수여서 흑이 고전에 빠져든다.

조선일보

[이홍렬 바둑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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