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 클럽 '버닝썬'과 경찰 간 유착 고리로 지목된 전직 경찰관 강모씨가 지난 3월 15일 영장실질심사를 마치고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을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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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약·성폭행 의혹이 불거진 클럽 ‘버닝썬’과 경찰 사이 유착 고리로 지목된 전직 경찰관이 법정에서 혐의를 부인했다. 버닝썬 사건과 관련해 경찰 유착 의혹을 받는 인물이 재판을 받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서울중앙지법 형사1단독 이승주 부장판사는 3일 오전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혐의를 받는 강모(44)씨에 대한 첫 공판을 진행했다. 이날 오전 10시 27분쯤 오른 손에 붕대를 감고 입정(入廷)한 강씨는 "(검찰) 내용이 전혀 상반된 진술"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방어를 위해 메모를 21장 정도 짧게 했는데, 재판부에 제출하겠다"고 했다.
강씨 측 변호인도 "2000만원을 받은 사실이 없다. 공소사실을 부인한다"면서 "검찰과 피고인의 시각이 다르다"고 했다. 또 버닝썬 공동대표 이성현(46)씨 등 3명에 대한 증거 채택에 동의하지 않았다. 이에 재판부는 이씨 등에 대한 증인 신문을 하기로 했다.
검찰은 "강씨는 ‘버닝썬 미성년자 출입 사건’과 관련해 진행 상황과 담당자를 알아봐줬다"며 "르메르디앙 호텔 후문 승용차에서 버닝썬 공동대표 이성현씨에게 ‘일이 잘 될 것 같다. 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현금 300만원과 1700만원을 건네 받아 금품이나 이득을 수수했다"고 공소 요지를 밝혔다.
강씨는 서울 강남경찰서 출신 경찰관이자 모 화장품 회사 임원으로, 버닝썬 공동대표 이성현(46)씨와 경찰 사이 다리를 놓는 역할을 했다는 의혹을 받는다. 강씨는 지난해 버닝썬에 미성년자가 출입한 사건을 무마해주는 명목으로 이 대표로부터 2000만원을 수수한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이 화장품 회사는 지난해 7월 말 버닝썬에서 홍보 행사를 열었다. 행사를 앞두고 버닝썬에 미성년자 손님이 출입해 고가의 술을 마셨다는 신고가 경찰에 접수되자 강씨가 나서 사건을 무마했다고 검찰은 보고 있다. 버닝썬 직원은 강씨에게 "미성년자 출입 사건을 알아봐달라"는 문자메시지를 보냈고, 강씨는 "강남서 A과장이 내 첫 조장이다. 일을 봐주겠다"는 취지로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강남경찰서는 증거 부족으로 미성년자 출입 사건을 불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홍다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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