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1.25 (월)

이슈 국회와 패스트트랙

손학규 "패스트트랙, 한국정치의 새길" 유승민 "책임 묻겠다"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손학규, 당내 '사퇴론' 일축
유승민, "불법·거짓으로 패스트트랙 통과...끝까지 책임 물을 것"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가 30일 범여4당이 선거법·공수처법·검경수사권 조정법안 등을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으로 지정한 것과 관련, "한국 정치의 새길을 열고 새판을 짜는 첫걸음"이라고 말했다.

손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김관영 원내대표와 함께 기자회견을 열고 "많은 사람이 선거제 개혁이 되겠느냐고 의문을 제기했지만, 바른미래당이 주도해서 그 시작을 이뤄냈다"고 말했다. 그는 "연동형 비례대표제는 축소·기형화됐고 처리 과정에서 패스트트랙으로 지정되는 등 아쉬움도 많았다"며 "최악을 피하기 위해 차악을 선택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고 했다.

손 대표는 이번 패스트트랙 지정 과정에서 바른정당계 의원들이 반발하면서 당내 갈등이 불거진 데 대해서는 "대표로서 송구스러운 마음을 금할 길이 없다"고 했다. 그러나 그는 "비온 뒤에 땅이 더 굳어지듯 당이 더 단합해서 한국 정치의 구도를 바꿔나가는 데 앞장서야 한다"고 했다.

손 대표는 그러면서도 "당을 진보나 보수, 한 쪽으로 몰고가려는 일부 세력이 있어 우려스럽다"고 했다. 이번 선거제·공수처법 패스트트랙 지정에 강력 반발하며 손학규·김관영 퇴진을 요구한 유승민 의원 등 바른정당계 의원들을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손 대표는 "제3의 길을 지켜온 바른미래당이 이념 도그마에 빠져서는 안 된다"며 "자신들의 정치적 이익을 위해 당을 한 쪽으로 몰고 가려는 일부 세력의 책동에 대해 강력히 경고한다"고 했다.

손 대표의 이런 언급은 유승민 의원 등 당내 일각의 사퇴 요구를 일축한 것으로 보인다. 바른미래당 관계자는 "손 대표가 ‘정치적 이익을 위해 당을 한쪽으로 몰고 가려는 일부 세력의 책동’이란 표현까지 쓴 걸로 볼 때 유 의원 등의 공격에 정면 대응하겠다는 것 같다"고 했다. 유 의원 등의 공세에 밀리기보다 오히려 ‘승전 선언’을 했다는 것이다.

손 대표는 이날 "더는 총선을 앞두고 거대 양당 체제로 원심력이 작용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제3의 길이 열려있는 만큼 바른미래당이 중심을 잡고 총선에서 승리하는 길로 나아가야 한다"고 했다. 일각에서 제기된 민주평화당과의 당대당 통합설과 관련해서는 "지금은 다른 당과 합당 논의를 할 시점은 아니다"라며 거듭 선을 그었다.

손 대표 기자회견에는 패스트트랙 반대파인 오신환 의원과 공수처법안 내용에 이견을 제기한 권은희 의원을 국회 사법개혁특위 위원에서 강제로 사임시켜 논란을 빚은 김관영 원내대표도 함께 했다. 김 원내대표는 "패스트트랙 지정은 끝이 아니라 시작"이라며 "바른미래당은 패스트트랙에 태운 개혁법안들이 국회에서 협상과 타협을 통해 최종합의에 이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김 원내대표는 "사개특위 사·보임을 통해 권은희·오신환 의원에 상처를 준 점에 대해 다시 한번 죄송하다"면서 "그러나 이는 국민과 한 약속을 지켜야 한다는 책임감에서 비롯됐다"고 했다. 이어 "당의 상처를 이제는 우리당 의원들이 역지사지하는 마음으로 서로 치유해 주고 배제가 아닌 통합, 비난이 아닌 위로를 해주자"고 말하다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그는 패스트트랙 지정에 강력 반발한 한국당을 향해서는 "자기 지지자들을 향한 쇼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바른미래당 의원 28명 중 김동철, 임재훈, 채이배 의원 등 3명이 참석했다. 또 유승민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정병국, 이혜훈, 하태경, 오신환, 지상욱 의원 등과 함께 회동한 뒤 기자들과 만나 패스트트랙 지정 사태에 대해 "매우 참담하게 생각한다"고 했다. 그는 "(패스트트랙) 처리 과정에서 우리 당에서 불법과 거짓으로 통과시킨 측면은 분명하다"며 "그에 대한 책임은 당내에서 끝까지 묻도록 할 것"이라고 해 당내 분란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조선일보

바른미래당 김관영 원내대표(오른쪽)가 30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패스트트랙 소회를 밝히면서 눈물을 흘리고 있다./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김명지 기자]

- Copyrights ⓒ 조선일보 & 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