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언 더 세진 황교안 "이 나라가 수령국가냐…지금 궐기해야"
與, 한국당 의원 18명 고발하자 "내가 수괴…끝까지 싸우겠다"
일부 태극기부대도 합류…"자유 우파 하나 돼야"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 체제 출범 후 두 번째로 개최한 장외투쟁은 첫 번째였던 지난 20일 집회보다 규모가 더 커졌다. 한국당이 추산한 집회 참가 인원은 5만명으로 지난주(2만명)보다 크게 늘었다. 황 대표는 "이 나라가 수령국가냐"라며 문재인 정권을 강도 높게 비난했고, 나경원 원내대표는 선거법과 공수처법을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으로 지정해 처리하려는 여당을 비판했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27일 오후 문재인 정부 규탄 가두 행진을 마친 뒤 연설을 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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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당은 27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열린 '문재인 STOP! 국민이 심판합니다' 장외투쟁에 5만명이 모였다고 밝혔다. 지난 20일 첫 번째 장외투쟁 참가 인원 2만명보다 150% 늘어난 것이다. 황 대표는 서울 청운효자동 주민센터 인근에서 집회를 마무리하면서 "지난주 토요일보다 훨씬 더 많은 분이 여기까지 왔다"고 말했다. 경찰은 지난 20일과 이날 모두 집회 참석 인원을 밝히지 않았다. 경찰이 당초 예상한 집회 참가 인원은 8000명이다.
◇"김정은 같은 폭정"…黃 발언 수위 높아져
한국당은 첫 번째 장외투쟁과 비교해 사전에 준비를 철저히 한 모습을 보였다. 세종문화회관 앞에 마련된 단상에 연결된 길이 30m의 돌출무대가 설치됐다. 황 대표와 나 원내대표는 돌출무대 위를 걸어 다니며 당원·지지자들에 더 가까이 접근했다. 세로로 긴 집회 장소에서 뒤 쪽에 앉은 사람들이 볼 수 있도록 스크린도 하나 설치했다.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27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열린 문재인 정부 규탄 집회에서 연설을 하기 위해 무대로 걸어오고 있다. /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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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문재인 대통령을 향해 "김정은 대변인 역할만 하고 있다"고 했던 황 대표는 이번엔 더 수위를 높였다. 문재인 정권이 '좌파 독재'를 하고 있다면서 "우리의 자녀들이 김정은 같은 폭정 밑에서 살아가지 않도록 지켜야 한다. 궐기해야 할 때가 지금"이라고 했고, "이 나라가 수령국가냐"라는 발언도 나왔다.
이날 장외투쟁에서 황 대표와 나 원내대표는 한국당을 제외한 여야 4당이 추진하는 선거법·공수처법 패스트트랙 지정이 부당하다고 했다. 청와대 인근 청운효자동 주민센터까지 행진하면서 한국당은 "민주파탄 친위부대 공수처법 결사반대"라고 외쳤다. 황 대표는 "(현 정부는 좌파 독재의) 마지막 퍼즐을 (선거법으로) 끼워 맞추려고 한다. 패스트트랙으로 억지로 지정해 연동형 비례대표제라는 (여당에) 절대적으로 유리한 선거법을 만들려 한다"며 "한국당은 정의로운 투쟁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패스트트랙을 몸으로 막아낸 것에 대해 여당이 '폭력'이라며 국회법 위반으로 고발한 것에 대해서도 비판했다. 나 원내대표는 "선거법을 일방적으로 만들겠다는 그들(여야 4당)의 발상이 국회법을 무시한 불법이다. 저희가 이것 안 된다고 정상적으로 막섰더니 우리 국회의원들을 18명이나 고발했다"라며 "저부터 당연히 고발했다. 제가 수괴(首魁)에요, 수괴"라고 했다. 그는 "(한국당) 국회의원 114명을 다 고발해도 끝까지 싸우겠다"고 했다.
집회에서 한국당 지도부는 여당을 향해 '좌파 독재', 범여권의 선거법·공수처법 패스트트랙 추진을 '좌파 장기집권 플랜'이라고 했다. 사회를 맡은 한선교 사무총장은 "대한민국의 성지(聖地)인 이곳에서 2년 전 무슨 일이 있었나. 민주노총과 전교조가 촛불을 쥐고 '박근혜 물러가라'고 외쳤다"며 "그들에게 말한다. 문재인 물러가라"고 외쳤다. 배현진 전 대변인(서울 송파을 당협위원장)은 "문재인 정부는 자신들의 정치적 이념을 관철시키기 위해 국민의 반을 개·돼지로 여긴다"고 말했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와 의원들이 27일 오후 서울 광화문 세종문화회관에서 '문재인 STOP!, 국민이 심판합니다!' 2차 집회를 마친 뒤 청와대 방향으로 행진하고 있다. /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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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극기 든 시민 참여…黃 "존경하는 애국시민 여러분"
이날 집회엔 지난주 집회처럼 '태극기 부대'들이 일부 합류했다. 박근혜 대통령이 탄핵된 후 광화문광장 일대에서 매주 토요일마다 열리는 '태극기시위'에 온 일부 참가자가 한국당의 집회에 합류한 것이다. 이날도 8개 단체가 광화문 일대에서 시위를 열었다. 한국당 당원과 지지자들은 빨간색 옷을 맞춰 입었고 주로 각 당협 팻말을 들었다. 반면 한국당 집회에 참여한 '태극기 부대' 들은 복장이 자유로웠고, 태극기와 성조기, '육사 동기회' 등의 깃발을 들어 구분됐다. 한국당 관계자는 "당원 들도 태극기를 들기 했지만, 여러 '태극기 부대' 중 일부가 한국당 시위에 합류했다"고 말했다.
그래서인지 한국당 지도부는 '애국 시민'이라는 표현을 쓰면서 '태극기 부대'를 감싸 안으려는 제스쳐를 보였다. 황 대표는 "존경하는 애국 시민 여러분, 사랑하고 존경하는 자유한국당 당원동지 여러분, 문재인 정권의 좌파 독재를 이제 끝장내자"라고 말했다. 그는 집회를 마무리하면서도 "자유 우파가 하나가 돼야 한다"고 했다. 나 원내대표는 단상에 올라오자마자 "존경하고 사랑하는 당원 동지 여러분, 애국 시민 여러분, 반갑습니다"라고 말했다. 지난주 집회에선 황 대표가 "애국시민들이 일어나야 한다"라고 말하긴 했지만, 나 원내대표는 '애국시민'이라는 단어를 사용하지 않았다.
[손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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