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이 27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선거법과 공수처법을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으로 지정하는 것을 막고, 문재인 정권을 규탄하기 위해 대규모 장외집회를 개최했다. 지난 20일에 이어 황교안 대표 체제 출범 후 두 번째 장외투쟁이다. 한국당 한선교 사무총장은 단상에 올라 "문재인은 물러가라"며 "독재타도"를 외쳤다.
이날 오후 1시30분부터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주요 당직자와 국회의원, 당협위원장, 당원 등이 참석한 가운데 '문재인 STOP! 국민이 심판합니다'' 장외투쟁을 개최했다. 한국당은 오후 2시50분부터는 청와대 인근 서울 청운효자동 주민센터까지 가두행진을 벌인다. 한국당이 추산한 집회 참가 인원은 5만명이다. 경찰에 한국당이 신고한 집회 참가 인원은 1000명이고, 경찰이 예상한 참가 인원은 8000명이다. 경찰은 세종문화회관부터 광화문 사거리까지 약 250m구간 6개차로를 통제했다.
황교안(앞줄 왼쪽 세 번째) 대표 등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27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문재인 STOP(멈춤), 국민이 심판합니다!' 집회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집회가 시작되고 단상에 오른 한선교 사무총장은 "우리가 이렇게 뭉칠 수 있구나, 문재인 정부 독재 정권을 타도할 수 있겠구나, 가슴이 떨린다"라고 말했다. 배현진 전 대변인(서울 송파을 당협위원장)은 "'이니(문재인 대통령) 하고 싶은 거 다 해'라고 했던 청년들이 이제는 '이니 스톱(stop)'을 외친다"라며 "브레이크 없는 열차를 멈출 수 없도록 한국당에 힘을 실어달라"고 했다. "문재인 정권은 자신들의 정치적 이념을 관철하기 위해 국민의 반을 개·돼지로 몰고 있다"는 말도 했다. 보수 성향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는 성제준(30)씨는 "문재인 집단과 집권여당은 대한민국의 적(敵)"이라며 "끊임없이 자유민주주의를 파괴해왔다"고 했다.
장인상을 당한 황 대표는 이날 오전 발인을 마친 뒤 투쟁에 참석했다. 이날 새벽 황 대표는 페이스북에 "우리 대한민국, 우리 국민, 우리 헌법, 우리 자유민주주의를 패고 부수고 파괴하고 찢어버리는 저 독재의 도끼날을 피 흘리며 삼켜버리겠다"며 "오늘 광화문에 해가 뜬다. 우리는, 우리는, 우리는, 아름다운 자유민주주의의 해를 맞이한다. 모두 함께 해달라"며 당원과 일반 시민들에게 참여를 독려했다.
이번 장외투쟁은 한국당이 선거법과 공수처법의 패스트트랙 지정이 부당하고, 반드시 막아내야 한다고 국민들에게 호소하기 위해 열렸다. 더불어민주당과 바른미래당, 민주평화당, 정의당 등 여야 4당은 당초 지난 25일까지 선거법과 공수처법 등을 패스트트랙으로 지정하기로 했으나, 한국당 측이 국회 의안과 앞 등 곳곳을 봉쇄하며 저지에 나서 현재까지 패스트트랙 지정을 하지 못했다.
참가자들은 한국당 당색(黨色)인 빨간색 옷을 맞춰 입었고, '독재타도 헌법수호', '문재인 STOP'이란 손팻말을 들었고, 일부 참가자는 태극기를 들었다. '독재타도'는 한국당 의원들이 지난 25~26일 패스트트랙 저지를 위해 모여서 외친 구호다. 한국당 당원들도 이날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독재타도"라고 외쳤다.
[손덕호 기자]
- Copyrights ⓒ 조선일보 & 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