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 각당 '셈법' 분석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문재인 대통령의 1호 공약인 '권력기관 개편'을 목전에 두게 됐다. 둘 다 검찰의 힘을 빼겠다는 목표로 시작됐다. 청와대에서 그 작업을 전담했던 조국 민정수석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합법적 절차에 따른 입법 시도에 대해 '좌파 독재' '입법 쿠데타' 등의 비방이 가해지고 있다"며 "합법적 절차에 따른 법 개정이 존중되는 것이 의회 민주주의와 법치주의의 기초"라고 주장했다.
정치권에서는 "민주당이 공수처법이나 검·경 수사권 법안만큼 선거제 개편에 사활을 걸진 않고 있다"며 "선거법 개정은 사실 군소 야당을 유인하기 위한 측면이 강했다"는 말이 나왔다. 물론 민주당도 선거제 개편이 자당에 불리하지 않다는 입장이다. 내년 총선에서 민주당 단독 과반이 어렵다면 '범여권 연대'로 사실상 같은 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계산이다.
민주평화당은 범여권 연대를 유지함으로써 주요 지지 기반인 호남을 다지는 효과를 기대한다. 평화당 한 의원은 "우리 당이 요구했던 5·18 특별법을 4당이 함께 처리하기로 한 것은 고무적"이라고 했다. 평화당에서는 민주당과의 총선 연대나 정계 개편도 염두에 두는 것으로 알려졌다.
바른미래당 내 호남파 역시 평화당과 비슷한 이해관계를 가지고 있다. 이날 패스트트랙 추인 투표를 밀어붙였던 김관영 원내대표도 호남(전북 군산)이 지역구다. 반면 바른미래당 내 독자 생존이나 중도·보수 통합을 염두에 두는 바른정당계나 안철수계는 패스트트랙에 강력 반대했다.
정의당은 가장 큰 반사이익을 얻을 것으로 예상된다. 여야 4당이 지난달 정치개혁특별위원회에서 합의한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를 지난 총선에 적용 시, 정의당은 현행 6석에서 추가로 10석 안팎을 더 얻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야 4당의 패스트트랙 추진이 역효과를 부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정치적 계산으로 선거제도를 바꿨다가는 역풍이 불 수 있다"고 했다.
[김동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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