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국회 정상화 무산...한국당 뺀 여야 4당, 별도 회동해 '패스트트랙' 논의키로
더불어민주당 홍영표, 자유한국당 나경원, 바른미래당 김관영, 민주평화당 장병완, 정의당 윤소하 원내대표 등 여야 5당 교섭단체 대표는 22일 오전 국회에서 문희상 국회의장 주재로 4월 국회 정상화를 위한 회동을 가졌다. 그러나 이 자리에서 "여야 4당이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으로 한국당을 겁박한다"는 한국당 나 원내대표의 모두 발언에 대해 문 의장이 "겁박을 누가하는지..."라며 직접 반박하고 나섰고, 곧이어 4월 국회 정상화가 무산됐다. 이어 이날 오후 한국당을 제외한 여야 4당 원내대표는 자체 회동을 갖고 선거제·사법제도 개편안에 대한 패스트트랙 추진을 논의키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문희상(왼쪽에서 둘쨰) 국회의장이 22일 오전 의장 접견실에서 여야 5당 원내대표들과 회동하고 있다. 왼쪽부터 바른미래당 김관영, 더불어민주당 홍영표 원내대표, 문 의장, 자유한국당 나경원, 민주평화당 장병완, 정의당 윤소하 원내대표.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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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의장은 이날 여야 5당 회동 모두발언에서 "4월 국회가 5월 7일까지 보름 남았다. 오늘 의사 일정에 합의를 해 남은 기간 실적을 내는 4월 국회가 되길 바란다"고 했다. 이어 민주당 홍 원내대표가 "(곧 원내대표 임기 종료로) 오늘 의장님 모시고 원내대표로서 마지막 회동이다. 민생과 외교 안보는 초당적으로 협력하는 국회를 만들어나가야 된다"라고 했고, 문 의장은 "고생 많으셨다"고 했다.
이어 한국당 나 원내대표가 "(여·야 4당이) 연동형 비례제 선거제도와 공수처법을 패스트트랙으로 지정하겠다고 겁박해, 사실상 어떤 일도 할 수 없는 상황이 안타깝다"고 하자, 문 의장은 "겁박을 누가 하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해당 장면은 공개 모두 발언을 취재하던 취재진과 방송 카메라 등에 담겼다.
이어서 김관영, 장병완, 윤소하 원내대표가 각각 한마디씩 했다. 그러자 나 원내대표가 "의장님께서 누가 겁박하는지 모르겠다고 말씀하셨지만, 이 자리에 올 때마다 교섭단체 뿐 아니라 전부 같이 만나는데, 여당과 범여권 이 세력들만 계시고 저 혼자 야당"이라고 했다. 문 의장은 "내가 있잖아"라고 답했다. 그러자 나 원내대표는 "의장님이 제 편을 들어줄 줄 알았는데, 섭섭하다"며 "(의장께) 국회가 비정상적인 상황이 되는 것을 막아주실 것을 부탁드리고 싶다"고 했다.
한국당의 지난 20일 '장외 집회'와 이 집회에서 한국당이 문재인 대통령과 여권을 향해서 한 말들도 화제에 올랐다. 이에 대해서도 문 의장은 "의회에서 하다하다 정 안되면 (장외로) 나가는 것인데 정상적인게 아니다"라며 "맨 마지막까지 (서로에 대해서) 하고 싶은 말을 아껴야 의회주의가 산다. 막말은 비수가 돼서 부메랑으로 돌아온다"고 했다.
이어 문 의장은 "(정치인들이) 말을 아껴두는 것이 없으면 공멸이다. 서로 싸우다 죽는 것"이라며 "(방금) 나도 마지막 하고싶은 말을 해버렸네"라고도 했다.
이 회동에서 나 원내대표는 "한국당은 (선거제 개편안과 공수처법, 검·경 수사권 조정 등을) 패스트트랙으로 지정하지 않는다면 문재인 대통령이 제안한 여·야·정 협의체도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며 "패스트트랙을 한다면, 4월 국회가 없는 게 아니라 20대 국회가 없을 것"이라고 했다. 선거법 개편안 등을 패스트트랙으로 지정하면, 앞으로 1년 2개월 남은 20대 국회가 계속 공전(空轉)할 것이라는 말이었다. 곧이어 비공개로 전환된 5당 원내대표 회동은 뚜렷한 결론 없이 끝났다.
하지만 이어서 이날 오후 3시 민주당, 바른미래당, 평화당, 정의당 등 여야 4당 원내대표는 국회 운영위 회의실에서 만나 자체적으로 패스트트랙 및 4월 국회 정상화 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손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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