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50년 고령인구 부양비율 70% 넘어 / 경제 생산성·고용구조 획기적 개선 필요”
“출산율을 높이고, 여성의 경제활동참가율과 청년고용률을 높이고, 외국노동자들 이민을 받아들여 부족분을 상쇄하는 등의 표준적인 방식으로는 현재 예상되는 고령화의 부정적인 영향을 상쇄하기에는 충분하지 않다.”
세계에서 유례를 찾을 수 없는 우리나라의 초고속 고령화가 우리 경제에 미치는 부정적 충격이 상당할 것이라는 한국개발연구원(KDI)의 보고서가 나왔다. 저출산 대책은 고령화 대책이 되지 못하고, 앞으로 30년 동안 생산가능인구의 경제활동참가율을 최대한 끌어올려도 경제성장률(GDP)은 1% 수준에 머물 것이라는 전망이다.
KDI 이재준 선임연구위원은 18일 발표한 ‘고령화 사회, 경제성장 전망과 대응방향’ 보고서에서 “약 30년 후 고령인구부양비는 70%를 상회하고 경제성장률은 1% 내외에 머물 것으로 전망된다”며 “이러한 여건은 우리 경제의 생산성과 고용구조가 획기적으로 개선되지 않는 한 지속가능성을 위협하는 수준”이라고 밝혔다.
통계청이 지난달 발표한 장래인구추계에 따르면 65세 인구를 15∼64세 생산가능인구로 나눈 고령인구부양비(노년부양비)는 2050년 77.6%에 달한다. 이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보다 20%포인트 높은 수준이다.
이 연구위원은 보고서에서 30년 뒤 우리나라가 선진국의 평균적인 고용률 70%를 유지한다고 가정할 경우 생산에 종사하는 취업자 비중은 36%에 불과할 것으로 전망했다. 우리나라 인구 36%에 해당하는 취업자가 38%의 고령인구와 10%의 유년인구, 나머지 취업하지 않은 생산가능인구의 생계를 책임진다는 의미다.
특히 경제활동참가율이 선진국 수준으로 개선된다고 가정해도 2030년대에 GDP가 1% 미만으로 크게 나아지지 않는다는 결과도 나왔다. 고령화로 인해 퇴장하는 노동자가 빠르게 늘어나는 동시에 생산가능인구의 절대규모 역시 감소하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이 연구위원은 노동 공급 측면에서 성장에 가장 유리한 고용구조는 65세 이상의 경제활동참가율이 상대적으로 높게 유지되면서 생산가능인구 연령대의 경제활동참가율이 선진국 수준으로 높아지는 것이라고 제언했다. 그는 “저출산과 고령화대책을 묶어서 정책방향을 짜고 있고 출산장려가 고령화의 대응인 것처럼 정부 정책방향이 잡혀 있는데 출산율 제고가 현재 직면한 고령화의 문제를 직접적으로 해결하는 대책은 아니다”며 “일정한 나이를 고령의 기준으로 노동시장에서 퇴출하는 정년제도와 연공서열형 현재 임금체계 등을 개선하고, 직업훈련체계를 재편하는 등 고령친화적인 노동여건을 마련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세종=박영준 기자 yjp@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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