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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7 (월)

3연속 날아간 승리… LG 윌슨 “울고 싶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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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균자책점 0점대에도 2승 그쳐

불펜진 불질러도 “팀 승리가 중요”

중앙일보

최근 3경기에서 호투하고도 운이 따르지 않아 승리를 챙기지 못한 LG 투수 윌슨.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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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시즌 KBO리그에서 가장 운이 따르지 않는 투수를 꼽으라면 LG 트윈스의 타일러 윌슨(30)을 들 수 있다. 0점대 평균 자책점(0.26)을 기록하고 있는데도 5경기에서 고작 2승을 올리는 데 그쳤다.

지난해 LG에서 은퇴한 뒤 해설위원으로 활동 중인 봉중근의 별명은 ‘봉크라이(봉+운다는 뜻의 cry)’였다. 잘 던지고도 운이 따르지 않아 승리를 챙기지 못한다는 뜻에서 팬들이 붙여준 별명이었다. 봉 위원의 별명은 지난해 LG에 입단한 윌슨이 이어받았다. 그래서 윌슨은 요즘 ‘윌크라이’로 불린다. 윌슨은 2018시즌 평균자책점 2위(3.04)에 올랐지만 26경기에서 9승(4패)을 따내는 데 그쳤다. 승리 요건을 갖추고 내려간 뒤 불펜이 승리를 날린 경기가 7차례나 있었다. LG는 윌슨의 기량을 인정해 지난해(80만 달러·약 9억원)보다 2배 가까이 인상된 총액 150만 달러에 재계약했다.

윌슨의 가장 큰 강점은 땅볼 유도 능력이다. 직구 평균 구속은 140㎞대 중반이지만 낮고 예리하게 코너를 찌른다. 슬라이더 각도 좋다. LG의 에이스로 낙점된 윌슨은 올 시즌엔 불운을 떨치는 듯했다. 지난달 23일 열린 개막전에서 KIA 에이스 양현종과 맞붙어 7이닝 무실점하고 승리투수가 됐다. 1회 무사 만루 위기를 맞았지만, 고비를 잘 넘기고 한 점도 내주지 않았다. 두 번째 등판인 지난달 29일 잠실 롯데전에서도 7이닝 4피안타 1실점을 기록하며 시즌 2승째를 챙겼다.

하지만 그 이후엔 잘 풀리지 않는 편이다. 지난 4일 한화전에서 7이닝(8탈삼진) 동안 무실점했지만, 구원투수들이 2-0 리드를 지키지 못해 승리투수가 되지 못했다. 10일 삼성전에서도 6회까지 무실점으로 5-0 리드를 이끌었다. 하지만 정주현의 실책이 나오면서 두 점을 내줬고, 구원투수가 누상에 남겨놓은 주자의 득점까지 허용했다. 5-5 동점이 되면서 또다시 윌슨의 승리가 날아갔다.

16일 창원 NC전에서도 ‘윌크라이’의 불운은 이어졌다. 윌슨은 올 시즌 팀 홈런 1위, 타율 2위 NC를 상대로 7이닝 동안 안타 5개만 내주고 무실점으로 막았다. 7회를 마치고 마운드를 내려갈 때까지 2-0으로 앞서 시즌 3승이 유력해 보였다. 하지만 8회부터 나온 불펜진이 또다시 동점을 허용했다. 올 시즌 LG는 구원 투수 평균자책점 1위(1.52)를 달리고 있지만 유독 윌슨이 나올 때만 흔들리고 있다. 타선도 윌슨이 등판했을 때는 경기당 평균 2득점에 그치고 있다.

하지만 윌슨은 올 시즌 LG 마운드의 기둥 역할을 하고 있다. 올 시즌 다섯 차례 등판에서 모두 퀄리티 스타트(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 투구)를 기록했다. 7이닝 이상 던진 것도 4차례나 된다. 정작 윌슨은 승리에 연연하지 않는 모습이다. 윌슨은 “개인 성적은 중요하지 않다. 정말 중요한 것은 우리 팀이 승리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기량과 인성, 그리고 훈훈한 외모까지 갖춘 윌슨에 대한 LG 팬들의 사랑도 뜨겁다. 어쩌면 윌슨의 LG행은 운명일지도 모른다. 8월에 쌍둥이가 태어날 예정이다.

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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