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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9 (목)

이슈 [연재] 경향신문 '해외축구 돋보기'

[해외축구 돋보기]“드레이크와 절대로 사진 찍지 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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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메양·아궤로 등 축구스타들

‘힙합의 왕’과 만나 사진 찍은 뒤 소속 팀 패배하는 ‘저주’ 이어져

AS로마, 선수단에 ‘공개 금지령’

경향신문

유명 래퍼 드레이크(오른쪽)와 함께 셀프카메라를 찍고 있는 맨체스터 시티 공격수 세르히오 아궤로. 아궤로 인스타그램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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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즌이 끝날 때까지 드레이크와 사진을 찍지 말아라.”

이탈리아 세리에A AS 로마가 16일 트위터를 통해 공개한 선수단 지시 내용이다. 드레이크는 캐나다 출신의 래퍼. 세계 힙합의 왕으로 군림하고 있는 스타지만 축구팀에는 그와 만나면 불길한 일이 생기는 피해야 할 존재로 부각되고 있다. 그와 만나거나 사진을 찍거나 한 선수의 소속팀은 여지없이 패하는 이른바 ‘드레이크의 저주’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아스널은 오바메양이 드레이크의 파티에 참석한 뒤 에버턴에 0-1로 졌고, 도르트문트는 제이든 산초가 드레이크와 사진을 찍은 뒤 바이에른 뮌헨에 0-5로 참패했다. 맨체스터 시티의 스트라이커 아궤로는 드레이크와 ‘셀피’를 찍은 뒤 토트넘과의 챔피언스리그 8강 1차전에서 페널티킥을 놓쳤고, 맨시티도 0-1로 졌다.

가장 최근 희생양이 된 것은 파리 생제르맹이었다. 지난주 파리 왼쪽 백 라이빈 쿠르자와가 드레이크와 찍은 사진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렸다. 파리 팬들은 “드레이크의 저주가 오는 것 아니냐”며 걱정했는데, 아니나 다를까 불길한 예감은 틀리지 않았다. 파리는 릴에 1-5로 무너지며 19년 만에 최악의 참패를 당했다. 리그 우승 역시 또 다음 경기로 미뤄졌다.

‘우연이 겹치면 필연이 된다’는 말처럼 ‘드레이크의 저주’ 시리즈가 이어지면서 급기야 AS 로마가 공개적으로 드레이크와 사진 찍는 것을 금지하기에 이른 것이다. AS 로마는 32라운드를 치른 현재 15승9무8패로 승점 54점을 기록, 4위 AC 밀란에 1점 뒤진 5위에 올라 있다. 6위 아탈란타(승점 53점)와도 승점차가 1점에 불과하다. 챔피언스리그 티켓이 주어지는 4위를 탈환하기 위해서는 남은 6경기 하나 하나를 결승전처럼 치러야 하는 절박한 상황이다. AS 로마로선 ‘떨어지는 낙엽도 피하는’ 심정으로 드레이크 사진 금지령을 내린 것이다.

‘드레이크의 저주’가 실재하는지 여부와 관계없이 마지막까지 집중하고 싸우겠다는 AS 로마의 다짐으로 받아들이면 될 듯하다.

류형열 선임기자 rh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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