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나주석 기자]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이 이례적으로 박삼구 금호아시아나 전 회장의 결단을 옹호했다. 박 전 회장이 아시아나항공 매각을 결단한 것에 대해 '감사'를 언급했다.
이 회장은 이날 산업은행에서 기자들과 만나 금호아시아나그룹의 아시아나항공 매각 결정 등에 대해 질의응답을 가졌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이 회장은 이 자리에서 "빨리 가닥을 잡은 것은 박 전 회장이 '아시아나항공이라는 중요한 회사를 반드시 살려야 한다', '대주주가 아니라 회사를 살려야 한다', '1만 직원의 안정된 일자리를 흐트러뜨려서는 안 된다'는 차원에서 본인의 이익을 떠나 결정을 한 것으로 생각한다"면서 "박 전 회장의 결단을 감사하게 생각한다, 이것이 결국 기업을 책임지는 사람의 책임감이 아닐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박 전 회장은 매각까지) 본인 능력과 역량이 되는 한 채권단과 최대한 협의해서 매각이 잘되도록 하겠다고 했다"면서 "이는 경영 미련 이런 문제가 아니라 매각이 잘 성사되도록 직원 등의 동요가 없도록 협력하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전 회장은 일각에서 제기된 박 전 회장의 매각 진정성 의혹에 대해 "쓸데없는 걱정"이라고 언급했다. 그는 "금호측과 금호산업, 대주주인 박 전 회장까지 진정성이 있다고 보고 있고, 진정성을 믿을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갖췄다"고 말했다. 매각 주관사 선정 등과 관련해서도 "주관사는 공개적으로 투명한 절차로 선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 전 회장의 부당한 영향력 행사 가능성을 우려하는 시장의 시선에 대해서는 "그런 부분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재차 "박 전 회장이 결단을 내렸고 그 결단을 이행할 수 있는 확신을 가졌으며, 이를 담보할 제도적 장치를 만들 것"이라면서 "박 전 회장은 항공업계에서 많은 이바지를 한 분인데 마지막 단계에서 이 분의 인격을 폄하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매각 과정에 대해서는 반년가량의 시간을 예상했다. 이 회장은 "매각 과정이 절차를 따라야 하므로 한 두 달이 아닌 최소 6개월이 걸릴 것으로 생각한다"면서 "무사히 마무리되고 아시아나항공이 정상화돼서 기업 가치를 높일 수 있는 첫발을 내디뎠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매각 이후 아시아나항공의 미래에 대해서는 장밋빛 전망도 내놨다. 이 회장은 "아시아나항공이 우리나라 2대 항공사로 적자 노선을 조정하고 박 전 회장 아래에서 수익성을 높이기 위한 작업을 밟고 있는데 이 부분들이 보완되면 상당한 흑자를 낼 수 있는 매력적인 회사"라고 말했다.
박 전 회장과의 회동과 아시아나항공 매각 결정 등에 있어 어느 쪽이 먼저 제안한 것이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누가 만나자고 했던 것은 중요하지 않다"면서 "(그동안의 논의 과정이) 박 전 회장과 암묵적 의견이 일치되는 과정이었다"고 말했다.
박 전 회장의 지분에 대한 차등감자 가능성도 부정했다. 이 회장은 "차등감자는 자본 잠식을 해야 가능한데, 유동성 위기로는 차등감자를 할 수 없다"면서 "차등감자는 검토 안 되고 있다"고 말했다.
나주석 기자 gonggam@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