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삼구 “아시아나人이어서 행복…나의 모든 것 아시아나 떠나보낸다”

- 사내게시판에 심경ㆍ인사 글 남겨

[헤럴드경제=이정환 기자] “아시아나는 늘 그룹의 자랑이었고 주력이었다. 피를 토하는 심정으로 아시아나항공을 매각키로 했다”

박삼구 전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16일 오전 사내게시판을 통해 전날 그룹 비상경영위원회와 금호산업 이사회가 아시아나항공을 매각하기로 결정했다는 사실을 알렸다.

그는 임직원에게 “이번 결정으로 임직원 여러분께서 받을 충격과 혼란을 생각하면, 그 간 그룹을 이끌어왔던 저로서는 참으로 면목 없고 민망한 마음”이라고 사과했다. 그러면서 “이 결정이 지금 회사가 처한 어려움을 현명하게 타개해 나가는 불가피한 선택이라는 점에 대해 임직원 여러분의 동의와 혜량을 구한다”고 했다.

박 전 회장은 1988년 2월 아시아나항공 창립 이후 과정을 소개하면서 “31년간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마음으로 임직원들과 함께했던 시절”이라고 회상했다. 그는 신생 항공사로서 당시 어려움도 소회했다.

경쟁사와의 치열한 노선경쟁을 펼치면서 새 비행기를 도입하던 과정과 크고 작은 사고, IMF 외환위기 사태, 9ㆍ11테러, 사스(SARS), 메르스(MERS), 글로벌 금융위기 등 각종 위기 상황에서 임직원의 노력이 있어 가능했다고 밝혔다.

그는 특히 외환위기때를 생각하면 “각자의 위치에서 맡은 바 책임을 다하고 있는 ‘아름다운 사람들’ 모두에게 고마웠다는 말을 전한다”며 “임직원들의 노고로 인해 전세계를 누비는 글로벌 항공사로 성장할 수 있다”고 고마움을 표했다.

박 전 회장은 2004년 그룹 명칭을 ‘금호그룹’에서 ‘금호아시아나그룹’으로 변경할 만큼 아시아나는 늘 그룹의 자랑이자 주력이었고 그룹을 대표하는 브랜드였다고 떠올렸다.

그러면서 박 전 회장은 “아시아나라는 브랜드에는 저의 40대와 50대, 60대가 고스란히 담겨 있다”며 “여러분이 그렇듯 제게도 아시아나는 ‘모든 것’이었다”고 썼다.

그는 “이제 저는 아시아나를 떠나보낸다”면서 “아시아나항공이 조속히 안정을 찾고 변함없이 세계 최고의 항공사로 발전해 나가길 돕고 응원하겠다”고 했다.

박 전 회장은 끝으로 “아시아나의 아름다운 비행을 끝까지 함께 하지는 못하지만 제 마음은 언제나 아시아나와 함께 있을 것”이라며 “그동안 아시아나의 한 사람이어서 진심으로 행복했다. 고맙고 미안하고 사랑한다”고 글을 맺었다.

atto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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