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산업, 매각주간사 선정 마쳐…“이르면 15일 이사회서 의결”
산은 “수정 자구안 제출하면 절차 진행…아직 합의 안됐다” 밝혀
금호아시아나그룹 사정에 밝은 재계 관계자는 14일 “아시아나항공 최대주주인 금호산업이 내부적으로 아시아나항공 매각작업에 착수했다”며 “크레디트스위스(CS)증권이 매각주간사로 참여하고 한영회계법인이 실사를 맡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금호산업이 이르면 15일 이사회에서 아시아나항공 매각을 의결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금호산업은 15일 이사회를 열어 채권단과 합의를 전제로 한 아시아나항공 매각안을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유동성 위기에 시달리는 아시아나항공 매각이 이뤄지면 그룹이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금호아시아나 측은 향후 아시아나항공의 주가가 오를 경우 매수자를 찾는 데 부담이 될 것으로 판단, 서둘러 매각에 나설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금호아시아나는 금호고속→금호산업→아시아나항공으로 이어지는 지배구조를 갖고 있으며 아시아나항공은 그룹 매출의 약 60%를 차지하는 주력사다. 아시아나항공 매각이 결정되면 금호산업은 갖고 있는 아시아나항공 지분(33.47%)을 팔게 된다.
채권단 내부에서도 “박삼구 전 회장이 결단을 내리면 아시아나항공도 정상화되고, 그룹도 채권단 지원을 받을 수 있게 된다” “시장에선 아시아나항공을 파는 것밖에 도리가 없다는 인식이 팽배한 것 같다”는 얘기가 흘러나오고 있다.
금호아시아나는 지난 9일 박 전 회장 일가의 금호고속 지분 전량을 담보로 내놓기로 하는 등 경영정상화를 위한 자구계획을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에 제출하면서 5000억원 규모의 자금지원을 요청했다. 당시 경영정상화 기간을 3년으로 설정한 재무구조개선 약정서(MOU)를 새롭게 체결하되 경영정상화에 실패하면 아시아나항공을 팔 수 있다는 입장을 내놨다.
하지만 산은은 자구계획안이 미흡하다는 입장을 밝히며 사실상 자구안을 다시 제출하라고 요구했다.
재계 관계자는 “시장에서는 아시아나항공이 회계법인으로부터 한정 의견을 받을 때부터 매각이 불가피할 것으로 봤다”며 “금호아시아나로서는 다른 협상 카드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산은은 이날 “금호아시아나 측이 이번주 중 최대한 서둘러 수정 자구계획을 제출할 예정이며, 공식 제출되면 채권단 회의 등 관련 절차를 진행할 것”이라며 “(매각 등을 포함한) 수정 자구계획에 양측이 합의하지는 않았다”는 공식 입장을 밝혔다.
구교형·유희곤 기자 wassup01@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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