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아시아나그룹이 채권단에 자금을 지원받는 조건으로 아시아나항공(020560)을 매각할 것으로 보인다.
14일 금융당국과 채권단의 말을 종합하면, 금호아시아나가 아시아나항공을 매각하고 채권단으로부터 자금을 지원받는 내용의 자구안에 대해 양측이 상당 부분 의견 접근을 이뤘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금호아시아나와 채권단의 논의가 상당 부분 진전을 이룬 것으로 안다"며 "금호아시아나가 아시아나항공 매각을 공식화하면 채권단도 이에 대한 검토가 있을 것"이라고 했다.
채권단 관계자는 "주말에도 금호아시아나 측과 자구안에 대해 논의했지만, 아직 아시아나항공 매각에 대해 결정된 바 없다"며 "이번 주 중으로 금호아시아나가 수정 자구안을 제출할 계획이다. 수정 자구안을 받은 후에 추가 논의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선일보DB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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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아시아나는 15일 이사회을 열고 수정 자구안을 의결할 방침이다. 수정 자구안에는 채권단의 지원을 전제로 아시아나항공을 매각하는 방안이 담길 것으로 전해졌다.
채권단은 금호아시아나가 자구계획 마련에 실패할 상황에 대비해 아시아나항공을 매각, 채권을 회수하는 방안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채권단 압박에 금호아시아나가 결국 아시아나항공 매각 방침을 정한 것으로 보인다.
금호아시아나는 채권단 대출금 4000억원에 시장성 채무까지 포함해 올해 약 1조3000억원의 자금이 필요하다. 채권단의 지원 없이 금호아시아나가 자력으로 마련하는 게 거의 불가능하다.
금호아시아나는 박 전 회장이 ‘금호고속→금호산업→아시아나항공’으로 수직계열화해 지배하고 있다. 매각이 확정되면 금호산업이 보유한 아시아나항공 지분 33.47%를 팔게 된다.
앞서 금호아시아나는 지난 9일 박삼구 전 회장 일가가 보유한 금호고속 지분 전량(4.8%)을 담보로 맡기는 대신, 신규 자금 5000억원을 지원해달라는 내용의 자구안을 채권단에 제출했다. 자금 지원을 받고도 향후 3년간 경영 정상화를 하지 못하면 채권단이 아시아나항공을 다른 곳에 매각해도 좋다는 조건을 달았다.
그러나 채권단은 "금호아시아나의 자구계획에 실질적 방안이 없어 시장의 신뢰를 회복하기 미흡하다"며 자구안을 거부했다.
송기영 기자(rckye@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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