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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DB산업은행은 금호그룹이 제시한 아시아나항공 자구책에 대해 1차 채권단 회의를 소집했지만 미흡하다며 부정적인 입장을 표명했다.
특히 금호 측이 요청한 5000억원을 채권단이 지원한다 하더라도 시장 조달의 불확실성으로 향후 채권단의 추가 자금부담이 가중될 우려가 있다며 사실상 거절했다. 이에 따라 공이 다시 금호그룹으로 넘어가면서 금융당국과 채권단의 요구를 반영한 추가 자구책이 나올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와 관련,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사실상 박삼구 전 회장 일가의 경영일선 퇴진을 요구했다.
■1차 채권단회의 부정적 결론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산업은행 등 채권단은 금호 측이 자구책을 제출한 다음 날인 10일 1차 채권단회의를 소집했다.
일단 자구책만 제출되면 산업은행과 재무구조개선 약정(MOU)을 다시 체결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금호 측의 예상과 달리 채권단 회의 분위기는 무척 무거웠다는 게 회의 참석자들의 전언이다.
채권단 회의에 참석한 한 관계자는 "화끈한 내용이 없는 데다 5000억원을 지원받아서 경영정상화에 어떻게 사용할지도 구체적이지 않아 좀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또 다른 참석자는 "자구안이 제출된 뒤 열린 첫 회의였지만 시장 신뢰를 회복하기에 충분한 자구안이라고 공감하는 분위기는 아니었다"고 전했다.
특히 채권단이 자구안 내용 중 문제 삼은 부분은 '5000억원 지원 요청'과 '3년 내 경영정상화'다.
우선 신규 자금지원 요청은 채권단에서도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는 후문이다. 금호 측은 항공기 선급금 등에 이 자금을 사용, 유동성을 확보한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대다수 채권단의 반응은 시큰둥했다.
채권단 관계자는 "금호 측이 시장에 차환해야 할 금액이 상당한데 과연 5000억원만으로 이 문제가 모두 해결될지 의문"이라며 "자산유동화증권(ABS)을 조기상환해야 하는 상황이 생기면 지원받은 돈만으로 어떻게 1조여원의 차입금 만기액을 해결하겠다는 건지도 미지수"라고 지적했다. 이날 산은도 보도자료를 통해 "금호 측이 요청한 5000억원을 채권단이 지원한다 해도 시장 조달의 불확실성으로 향후 채권단의 추가 자금부담이 가중될 우려가 있다"고 밝혔다.
■채권단 "시장신뢰 회복 미흡"
이 같은 이유로 시장신뢰 회복 역시 불투명한 만큼 MOU 재체결은 신중할 필요가 있다는 게 채권단의 입장이다.
이동걸 산업은행장은 지난달 "시장신뢰 회복 수준의 MOU를 체결하도록 노력하겠다"며 시장신뢰 회복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시장신뢰가 상당수준 회복되지 못하면 아시아나항공의 ABS 만기 연장은 물론 추가 발행조차 어렵기 때문이다. 금융권에 따르면 ABS 조기지급 시 도래하는 차입금 만기금액은 약 1조7000억원이다. 산은은 "사재출연 또는 유상증자 등 실질적 방안이 없어 시장의 신뢰를 회복하기에는 미흡하다고 판단된다"고 했다.
아울러 '3년 내 경영정상화를 이뤄내겠다'는 부분도 구체적이지 않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산은은 이 같은 회의 결과를 금호 측에 전달한 뒤 향후 채권단 회의 개최 등을 정할 계획이다. 금융권에선 산은이 자구안을 받은 지 이틀 만에 채권단을 대표해 부정적 입장을 낸 만큼 금호 측이 추가 자구안을 제출하지 않는 한 아시아나항공의 경영정상화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산은 관계자는 "MOU 재계약 날짜는 구체적으로 정해진 게 아니다"라며 "채권단에서 자구안을 검토하고 시장신뢰를 회복할 만한 자구안이라고 판단되면 당장 내일이라도 MOU 재계약이 될 수 있는 것 아니냐"고 했다.
jyyoun@fnnews.com 윤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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