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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9 (목)

이슈 아시아나항공 매각과 인수

박삼구 “5천억 지원 뒤 3년 내 정상화 안되면 아시아나 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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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은, 금호그룹 자구계획 공개

추가 지원 요청은

정상화할 시간 3년 더 주고

유동성 위기 넘길 자금 5천억 수혈

대주주 고통분담은

정상화 안되면 M&A에 협조

금호고속 지분 600억 추가 담보로

구체적 정상화 목표치 제시 안 돼

채권단·시장 수용엔 회의적 반응도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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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나항공의 대주주인 박삼구 전 회장 일가가 산업은행 등 채권단이 3년 말미를 주고 5천억원의 신규 자금을 지원한 뒤에도 경영정상화에 실패하면 새 대주주 찾기에 동의하겠다는 ‘자구계획’을 내놨다. 하지만 3년 뒤 경영권 포기를 전제로 경영정상화 뾰족수도 없이 신규 자금을 달라는 요청이 채권단과 시장에서 선뜻 수용되기 쉽지 않다는 부정적 반응이 나온다.

10일 산은은 보도자료를 내어 금호아시아나그룹이 전날 제출한 자구계획과 자금지원 요청안을 공개했다. 금호그룹이 채권단에 요청한 핵심 내용은 아시아나를 정상화할 시간을 3년 더 주는 재무구조개선 약정(MOU)을 체결하고, 당장의 유동성 위기를 넘길 5천억원의 신규 자금을 수혈해달라는 것이다. 아시아나는 부채비율이 649%에 이르고 기업 신용등급은 투기등급으로 떨어지기 직전인 상황이다.

금호그룹은 이런 지원을 전제로 대주주 고통분담안을 내놓았다. 우선 앞으로 3년간 경영정상화 목표치에 도달하지 못할 경우, 산은이 아시아나의 인수·합병(M&A)을 진행해도 박삼구 일가와 아시아나 대주주인 금호산업이 협조하겠다는 것이다. 현 지배구조는 박삼구 일가→금호고속→금호산업→아시아나로 이어진다.

박삼구 일가가 보유한 그룹 지주사 금호고속의 지분 중 채권단에 담보를 잡히지 않은 13만3900주(4.8%, 600억원 상당)를 추가 담보로 내놓는 방안도 제시했다. 이어 산은이 금호타이어 대출에 담보로 잡은 박삼구 전 회장과 아들 박세창 아시아나아이디티(IDT) 사장의 금호고속 지분(42.7%)을 담보 해제해준다면 이를 담보로 내놓겠다고 했다. 박 전 회장이 아시아나 경영에 복귀하지 않겠다는 약속과 함께 아시아나 자회사 지분을 팔고 그룹사 자산 매각을 통해 채권단 지원자금을 상환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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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금호그룹은 국책은행 등 채권단에 5천억원의 신규 자금을 요청하면서도 경영정상화 목표치 등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은 자구안에 담지 않았다. 게다가 대주주 고통분담안으로 금호타이어 대출 담보를 산은이 해지해줄 경우 내놓겠다고 하는 것을 두고 ‘어불성설’이란 비판도 나온다. 해당 담보는 금호타이어 부실경영 책임이 담긴 것으로, 산은이 담보를 해지해줄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또 74살인 박삼구 회장이 추후 경영에 복귀하지 않는다 해도 아들인 박세창 사장이 경영 승계를 한다면 대주주 일가의 지배에는 별 차이가 없어 희생이라고 보기 어렵다.

결국 채권단 5천억원 지원을 제쳐두면, 아시아나 자회사 지분 매각과 그룹사 자산 매각, 비수익 노선 정리 등으로 획기적 재무개선에 이르긴 힘들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채권은행 관계자는 “자산 매각은 팔 것도 별로 없어서 한창수 아시아나 사장이 정상화 방안으로 발표했을 때 시장이 이미 시큰둥했던 내용”이라며 “눈에 띄는 정상화 방안도 없이 재무개선 약정을 1년에서 3년으로 늘리고 대규모 자금을 새로 달라는 요청에 부정적인 분위기”라고 전했다. 한 증권사 시장분석가도 “5천억원을 신규 지원을 받으면 급한 불은 끄겠으나, 3년 뒤 영업과 재무가 정상화할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고 짚었다.

한편, 산은 관계자는 “채권단 회의 등 절차를 조만간 진행할 방침”이라며 “시간이 많지 않아서 최대한 빨리 결론을 내릴 것”이라고 말했다.

정세라 신민정 기자 sera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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