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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5 (화)

이슈 끝나지 않은 신분제의 유습 '갑질'

은마 이어 잠실5단지도 서울광장 시위…"서울시 행정갑질, 재건축 승인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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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송파구 잠실주공 5단지 재건축조합이 아파트 재건축 인허가가 늦춰지자 9일 서울 도심에서 집회를 열고 조속한 재건축 승인을 요구했다.

송파구 잠실주공 5단지 재건축조합은 이날 오후 2시 서울시청 앞 서울광장에서 ‘서울시 행정갑질 적폐청산 및 인허가 촉구 궐기대회’를 열었다. 조합 측이 이날 집회에 약 2000명이 참석했다고 추산했다.

잠실주공 5단지는 2017년 9월 서울시가 국제공모를 거쳐 설계안을 만들라는 조건으로 50층 높이 재건축을 허용한 곳이다. 국제공모 당선작이 나왔지만, 서울시 도시계획위원회가 교육환경영향평가 등을 이유로 심의를 지연하고 있다는 것이 조합 측 주장이다.

정복문 잠실주공 5단지 재건축조합장은 "박원순 서울시장은 잠실주공5단지가 국제현상공모를 하면 재건축 심의를 통과시켜주겠다고 약속했다"며 "그로부터 1년이 지났지만, 박 시장은 지금 정부 핑계만 대며 ‘행정 갑질’을 하고 있다. 대권 욕심 때문에 잠실주공5단지를 볼모로 잡아선 안 된다"고 말했다.

조합원들은 ‘거짓말쟁이 박원순!’이라고 적힌 일회용 노란색 종이 모자를 맞춰 쓰고 나타났다. 손에는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 아파트처럼 우리 아파트도 재건축 승인해라" "옥탑방 체험했으니 녹물 체험도 해봐라"라고 적힌 피켓을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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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주공 5단지 재건축조합 조합원들이 9일 서울시청 앞에서 박원순 서울시장 규탄 집회를 열고 있다. /조선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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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주공5단지가 준공된 1978년부터 40여년 실거주했다는 조합원 이모(77)씨는 "죽기 전에 새집에 들어가 살고 싶은데, 이러다 죽기 전에 재건축이 될지나 모르겠다"며 "아파트가 오래돼 수도에서 녹물이 나오고 있다. 시민 세금으로 배 불리는 박 시장이 (잠실주공5단지에) 와서 녹물을 한번 먹어봐야 상황을 알 것 같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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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주공5단지 재건축조합 조합원들이 9일 서울시청 앞에서 박원순 서울시장을 규탄하는 삭발식을 진행하고 있다. /조선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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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다른 조합원 박모(65)씨는 "평생 1가구 1주택자로 살았고, 잠실주공5단지에 20년 넘게 살았다"며 "잠실주공5단지 현재 매매가격이 비싸기 때문에 재건축시 전반적인 서울 부동산 가격 상승으로 이어질까봐 서울시가 인허가를 미루는 것 같다. 투기로 집 산 사람은 따로 있는데 왜 집값 상승 책임을 우리에게 물리느냐. 그동안 사업 지연으로 비용만 늘어나는 상황"이라고 했다.

이날 잠실주공 5단지 조합은 청원 결의서를 통해 "조합원들은 대부분 1주택자로서 주택 가격상승 책임이 없다고 할 수 있으며, 정부와 서울시의 잘못된 부동산 정책으로 촉발된 가격상승을 조합원에게 전가하는 것은 공권력의 횡포"라며 "오히려 서울시의 약속 불이행과 고의적이고 비정상적인 인허가 회피로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를 적용받게 됐다. 서울시와 박 시장이 초과이익환수제 관련 피해를 전액 보상하라"고 주장했다.

조합 지도부 5명은 이날 서울시 심의 재개를 요구하는 삭발식도 거행했다. 조합은 박 시장과 신원철 서울시의회 의장 앞으로 청원결의서를 전달하고, 청와대와 서울시청 앞 등에서 추가 집회를 열 계획이다.

지난달 29일엔 재건축 인허가 과정이 장기화한 서울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주민 300여명도 서울시청 앞에서 박 시장을 규탄하는 시위를 벌였다.

[고성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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