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개사 14명…책임경영 외면
두산 회장 56%로 최다 상승…직원 평균 연봉은 깎여 ‘대조’
KCC·대한항공 임원도 ‘눈총’
7일 에프앤가이드는 상장사의 최근 2개 사업연도 사업보고서에서 5억원 이상 고액보수 임원현황을 비교한 결과, 당기순손익 기준으로 기업이 적자 전환하거나 적자폭이 심화됐는데도 연봉을 챙긴 임원들이 이같이 나타났다고 전했다.
KCC는 지난해 연결기준 영업이익(2435억원)이 전년보다 26.2% 감소하고 231억원의 당기순손실을 내 적자 전환했으나, 정몽진 회장과 정몽익 사장 형제의 연봉은 각각 18억7000만원과 14억원으로 전년보다 5.3%, 35.1% 늘었다.
연봉 상승률이 가장 높은 임원은 두산의 박정원 회장이었다. 지난해 기본급 24억2000만원과 상여금 25억7000만원 등 총 50억원을 받아 전년 대비 연봉이 56.2% 늘었다. 자회사 두산건설이 5518억원의 순손실을 내면서 유동성 우려가 제기되고, 두산이 당기순손실 3405억원을 내면서 적자 전환하는 상황에서 회장의 연봉이 오른 것이다. 특히 일반 직원 평균 연봉은 2017년 8400만원에서 지난해 7900만원으로 깎인 것과 대조된다. 두산 측은 “두산건설이 대손충당금 설정 등 일회성 비용을 반영함에 따라 두산도 순손실을 냈지만, 이를 제외하면 순이익은 1847억원에 이른다”고 설명했다.
대한항공도 지난해 영업이익(6403억원)이 31.9% 줄고 1857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지만, 조원태 사장의 보수는 5억8000만원으로 16.2% 늘었다. 조 사장의 부친으로 최근 대한항공 사내이사 연임에 실패한 조양호 회장도 작년 대한항공 연봉이 31억3000만원으로 9.0% 올랐다. 퇴진한 박삼구 금호산업 회장도 지난해 금호산업에서 받은 연봉이 7억5000만원으로 11.6% 늘었으나, 회사는 당기순손실 5억원으로 적자 전환했다.
이 밖에 LG디스플레이, LG상사, 코스모화학, 롯데쇼핑, 우원개발, 창해에탄올 등에서도 지난해 적자 전환됐거나 적자가 커졌지만, 연봉이 10% 이상 오른 임원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등기임원 외 5억원 이상 고액보수 임직원은 지난 2017년 사업보고서에선 연봉 공개 대상이 아닌 만큼 지난해 회사가 적자를 냈음에도 연봉이 늘어난 미등기임원은 더 있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최민영 기자 mi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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