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수들 지난해 출석 성적표 첫 공개
최태원 SK 회장은 83.3% 참석… 올해부터 회차별 상세히 공개
이사회 활동의 질에도 신경 쓸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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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계열사에서 사내이사로 활동 중인 국내 주요 그룹 총수들의 이사회 ‘출석표’가 처음 공개됐다. 2일 동아일보가 전날 국내 주요 상장사들이 공시한 사업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주요 그룹 계열사별로 총수들의 이사회 참석률이 천차만별인 것으로 나타났다.
사내이사들의 이사회 참석률 및 안건별 찬성·반대 현황은 올해 공개된 2018년 사업보고서에서 처음으로 기재됐다. 금융감독원이 기업 지배구조 관련 정보 제공 범위를 확대하기 위해 지난해 말 기업 공시 서식 작성기준을 개정해 올해 1월 시행에 들어갔기 때문이다.
‘젊은 총수’ 중 한 명인 구광모 LG그룹 회장의 경우 지난해 6월 임시 주주총회를 거쳐 지주회사인 ㈜LG의 사내이사로 선임된 뒤 4번 열린 이사회에 모두 참석하며 100% 참석률을 기록했다.
㈜SK 사내이사로 활동 중인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지난해 1월과 9월, 올해 3월 각각 해외 출장 등의 이유로 불참해 83.3%의 출석률을 보였다. SK그룹 관계자는 “올 들어 SK㈜ 대표이사와 이사회 의장을 분리하는 정관을 마련하고 사외이사인 염재호 전 고려대 총장을 의장으로 선임하는 등 지배구조를 글로벌 스탠더드에 부합하도록 꾸준히 개선 중”이라며 “이사회도 불가피한 일정을 제외하면 꾸준히 참석하고 있다”고 말했다. 허창수 GS그룹 회장도 ㈜GS 이사회에 100% 참석률을 기록했다.
최근 열린 대한항공 주주총회에서 국내 총수로는 처음으로 사내이사 연임에 실패한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은 대한항공 이사회에 지난해 11월 전까지는 모두 참석하며 71%의 참석률을, 아들인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은 100% 참석률을 보였다. 아시아나항공의 회계 논란에 대해 책임을 지고 그룹경영에서 물러나겠다고 밝힌 박삼구 전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은 출석률이 3%에 그쳤다.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에서 각각 사내이사로 활동 중인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수석부회장은 현대차 이사회에는 27%의 참석률을 보였지만, 기아차 이사회에는 한 번도 참석하지 않았다. 현대차 관계자는 “정 수석부회장이 지난해부터 현대차그룹 전체 업무를 본격적으로 총괄하면서 해외 출장이 잦았고 재계 고위급 인사 참석 행사 등으로 이사회에 참석하지 못한 경우가 많았다”고 설명했다.
아직 재판이 진행 중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지난해 삼성전자 이사회에 한 번도 참석하지 않았다. 이 부회장은 2016년 10월 임시 주주총회에서 사내이사로 선임됐지만 국정농단 사태에 휘말리면서 그해 이사회에 한 번밖에 참석하지 못했다. 삼성전자 측은 “아직 재판이 진행 중이라 참석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역시 재판 중인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도 롯데쇼핑에는 0%, 롯데지주에는 7%의 참석률을 보였다.
재계 관계자는 “그동안 총수들이 책임경영을 실천한다는 차원에서 계열사 사내이사로 직접 이름을 올리고 이사회 활동을 해왔는데 올해부터 이사회 참석률 등이 회차별로 상세하게 공개됨에 따라 이사회 활동의 ‘질’에도 신경을 쓰지 않을 수 없게 됐다”고 했다.
김지현 jhk85@donga.com·황태호·김도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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