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P이슈]김기덕 감독, '미투' 폭로 여배우→MBC에 10억 민사소송

[헤럴드POP=안태현 기자] 김기덕 감독이 자신에 대한 성폭력 의혹을 폭로한 여배우 A씨와 MBC를 상대로 10억 원에 달하는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29일 한겨레는 김기덕 감독이 자신에 대한 성폭력 의혹을 폭로한 여배우 A씨와 해당 의혹을 보도한 MBC ‘PD수첩’을 상대로 지난 8일 손해배상 소송을 서울서부지법에 제기했다는 소식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김기덕 감독은 “A씨와 MBC ‘PD수첩’이 허위의 주장을 그대로 방송으로 내보내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소송의 소가는 10억 원에 달한다고.

앞서 A씨는 김기덕 감독을 폭행과 강요 혐의 등으로 검찰에 고소한 바 있다. 영화 ‘뫼비우스’의 여주인공이었던 A씨에게 김기덕 감독이 감정이입에 필요하다며 뺨을 때리거나, 베드신을 강요했다고. 이에 A씨는 결국 ‘뫼비우스’ 출연을 포기했고, 그 역할은 다른 여배우에게 넘어갔다. 하지만 검찰은 A씨가 고소한 강요, 강제추행 치상, 명예훼손 혐의에 대해서 증거 불충분으로 ‘혐의 없음’ 처분을 내렸다.

또한 모욕죄에 대해서는 고소 기간 6개월이 지나 ‘공소권 없음’으로 불기소 처분을 내렸다. 결국 김기덕 감독은 폭행 혐의로만 벌금 500만 원에 약식 기소됐다. 이에 A씨는 기자회견을 열어 “정말 비참합니다”며 “검찰은 다시 한 번만, 한 번만 더, 사건의 증거들을 살펴봐 주셔서, 이 억울함을 풀어 주시길 간절히 부탁드립니다”라고 호소의 눈물을 흘렸다.

이러한 와중에 ‘PD수첩’은 지난해 3월, ‘영화감독 김기덕, 거장의 민낯’이라는 부제로 김기덕 감독과 배우 조재현의 성추문 의혹에 대한 방송을 진행했다. 해당 방송에서 A씨는 2013년 3월, 김기덕 감독이 숙소였던 한 레지던스 건물 1층 식당에서 “영화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라 성적인 사생활에 대한 얘기를 늘어놨다”고 폭로했다. 이어 A씨는 김기덕 감독이 술자리 이후 성관계를 요구하기도 했다고 증언했다.

이외에도 여배우 B씨는 김기덕 감독이 오디션 이후의 만남에서 “내가 너의 가슴을 볼 수 있느냐”, “내가 너의 가슴을 상상해보니 복숭아 같을 것 같다”는 등의 발언을 서슴치 않았다고 폭로하며 논란이 됐다. 또한 여배우 C씨는 한 영화 촬영 현장에서 김기덕 감독이 자신을 성폭행했으며, 조재현도 방문을 두드리고 들어와 자신을 강압적으로 성폭행 했다고 폭로했다. 이에 김기덕 감독은 합의된 성관계는 있었지만 결코 강압적인 성관계는 없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해당 방송 내용이 결국 보도됐고, 김기덕 감독은 당시 인터뷰에 응했던 여배우 A씨 등 2명의 여배우와 ‘PD수첩’ 제작진을 출판물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했다. 하지만 지난해 12월 검찰은 해당 고소건을 모두 혐의없음으로 불기소 처분 내렸다. 당시 검찰은 “방송 제작진의 취재 과정을 살펴봤을 때 진실이라고 믿을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다”며 처분 이유를 설명하기도 했다.

이어 김기덕 감독은 지난 2월 일본 유바리 국제 판타스틱 영화제에 자신의 영화 ‘인간, 공간, 시간, 그리고 인간’의 개막작 초청을 취소해달라는 공문을 보낸 여성단체 한국여성민우회에도 3억 원의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당시 김기덕 감독은 한국여성민우회가 자신을 성폭력 가해자로 낙인찍는 등 막대한 피해를 입혔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김기덕 감독이 연이어 억대의 소송을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해당 사건이 어떤 방향으로 흘러갈지에 대해 관심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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