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로 건너뛰기
검색
헤럴드경제 언론사 이미지

글로벌 항공사로 이끈 국내 항공 두 수장의 ‘꺾인 날개’

헤럴드경제
원문보기

글로벌 항공사로 이끈 국내 항공 두 수장의 ‘꺾인 날개’

서울맑음 / 5.8 °
조양호·박삼구, 경영일선 퇴진

20여년 기업 비약적 발전 주도

포스트 체제 수장 관심사 부상


국내 항공업계의 양대 축인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과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경영일선에서 물러났다. 불과 하루걸러 일어난 일이다.

물러난 과정은 다르지만 20여년을 국내 양대 항공사를 이끌며 경쟁을 펼쳤던 두 수장이 동시에 대표직에서 내려오게 됐다.

지난 27일 조양호 회장이 대한항공 주주총회에서 사내이사 연임에 실패했고, 그 즈음에 박삼구 회장은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을 만났다. 이 자리에서 아시아나항공의 조기 정상화를 위해 퇴진의사를 밝혔고, 다음날인 28일 퇴진을 공식화했다.


비록 두 총수의 퇴진 이유가 불미스런 일로 말미암았지만 양 사를 글로벌 항공사로 키우는데 적지 않은 역할을 했다는 평가다.

▶20여년 글로벌 항공사로 이끈 수장들= 조양호 회장은 부친이자 그룹 창립자인 조중훈 회장이 1969년 항공기 8대를 보유한 대한항공공사를 인수하고서 5년 뒤인 1974년부터 경영수업을 받다가 2002년 조중훈 회장이 세상을 떠난 다음해 2대 회장직에 올랐다. 조 회장은 1974년 대한항공에 입사해 45년이상 항공ㆍ운송사업을 이끌었다. 세계 항공업계에 폭넓은 인맥과 해박한 실무지식으로 국제항공운송협회(IATA), 스카이팀 창설에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

특히 ‘항공업계의 UN 회의’인 IATA 연차총회를 올해 사상 최초로 서울에서 개최하는데 큰 역할을 했다.


최근에는 전 세계 항공사들이 자유화의 치열한 경쟁 속에 조 회장이 델타항공과의 태평양노선 조인트벤처를 시행해 글로벌 업체간 경쟁을 뚫을 창이 되고 있다. 조인트벤처의 본격 시행에 따른 시너지 효과가 인천공항 제2여객터미널 이전과 함께 큰 역할을 해 여객 매출만 10% 증가하게 됐다.

박삼구 회장도 아시아나항공을 맡은 이후 아시아를 넘어 글로벌 항공사로의 도약에 기틀을 마련했다는 평가다.

1990년 국제선 2개국(일본, 홍콩) 5개도시(도쿄, 나고야, 후쿠오카, 센다이, 홍콩)을 운항 중이었다. 1991년 박 회장이 대표이사 사장으로 취임 이후 올해 국제선의 경우 22개국 64개 도시로 늘었으며 화물도 11개국 27개 도시로 사세를 확장시켰다.


또한 대한항공이 단독으로 운영했던 몽골노선에 운수권을 확보하게 됐다. 이는 박 회장이 20여년간 공급증대를 요청하는 등 공을 들인 결과라는 평가다.

▶두 항공사 이끌 포스트 ‘조양호ㆍ박삼구’는? = 국내 항공업계를 이끌었던 두 총수의 동반 퇴진으로 경영체제에 큰 전환기를 맞게됐다.

‘포스트 조양호ㆍ박삼구’에도 관심이 모아진다.

조 회장의 경우 사내이사 자격을 상실, 회사 내 최고의사결정기구인 이사회에 참여할 수 없다. 미등기 임원으로서 회장직을 계속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도 나온다. 다만 주주권 행사로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난 조 회장이 아무런 변화 없이 적극적인 경영활동을 이어갈 경우 주주들의 반발도 우려된다. 이에 업계에서는 대외적으로는 조원태 사장이 대항항공을 이끌 것으로 보고 있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은 전문경영인을 영입키로 했다.

박 회장은 사내게시판에 “그룹은 당분간 이원태 부회장을 중심으로 그룹 비상경영위원회 체제를 운영해 경영상의 공백이 없도록 할 예정이며, 빠른 시일 내에 명망 있는 분을 그룹 회장으로 영입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와는 별개로 재계에서는 아들 박세창 아시아나 IDT 사장을 주목하고 있다.

박 사장은 2002년 아시아나항공에 입사해 2016년 금호아시아나그룹 전략경영실 사장, 2016년 금호산업 사장을 거치며 경영 경험을 쌓아왔다.

2018년 9월 아시아나IDT 대표이사 사장으로 승진한 뒤 같은 해 11월 상장을 추진하는 등 적극적인 경영 행보를 보이고 있다.

이정환 기자/attom@heraldcorp.com

- Copyrights ⓒ 헤럴드경제 & heraldbiz.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