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를로스 케이로스 콜롬비아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이 25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대한민국과 평가전을 앞두고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19.3.25/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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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임성일 기자 = 26일 오후 8시부터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펼쳐질 콜롬비아와의 평가전은 축구 팬들의 마음을 설레게 하기 충분한 경기다. 콜롬비아는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2위의 강호다. 누가 떨어져도 이변이 되는 남미 대륙 예선을 통과하고 2014, 2018 월드컵에 연속으로 진출했을 정도로 높은 수준의 경기력을 보여주는 팀이다.
하메스 로드리게스(바이에른 뮌헨)와 라다멜 팔카오(AS모나코)를 비롯해 루이스 무리엘(피오렌티나), 두반 자파타(아탈란타), 다빈손 산체스(토트넘), 예리 미나(에버튼) 등 빅리그 빅클럽에서 활약하는 선수들이 즐비하다.
이들의 플레이를 보는 것만으로도 눈이 바쁜데, 가끔은 벤치로도 시선을 옮겨야할 전망이다. 2011년부터 지난 1월 UAE 아시안컵까지 지난 8년 동안 이란을 이끌면서 팀을 아시아 정상으로 업그레이드 시켰던 카를로스 케이로스 감독이 콜롬비아의 사령탑이다. 한국에게 유난히 강했던 천적이라서, '주먹감자' 사건을 비롯해 매 경기마다 신경전을 유도했던 악연이라서, 공교롭게도 벤투 감독과 사제의 연을 맺은 적 있던 인물이라서 더 흥미롭다.
케이로스 감독은 현역 시절 스타와는 거리가 있는 평범한 선수였고 포지션은 골키퍼였다. 밋밋했던 선수 때와는 달리 지도자로는 남다른 능력을 뽐냈다.
출발은 조국 포르투갈의 U-20 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것인데, 화려하게 시작했다. 1989년과 1991년 FIFA U-20 월드컵에서 포르투갈을 거푸 정상으로 올려놓았다. 이때 멤버들이 루이스 피구, 루이 코스타, 주앙 핀투 등 소위 포르투갈의 '황금세대'라 불리는 선수들이다.
1991년 대회 당시 케이로스의 포르투갈은 조별리그에서 남북단일팀과 같은 A조에 속했으니 한국과는 예전부터 인연이 있던 셈이다. 당시 포르투갈은 단일팀을 1-0으로 꺾은 바 있다. 이 대회를 끝으로 케이로스 감독은 승격, 1993년까지 포르투갈 A대표팀을 지도했다. 이때 '선수' 벤투를 선발한 적 있으니 사제지간인 셈이다. 그런 벤투가 한국의 사령탑이니 이것도 얽힌 인연이다.
이후 스포르팅 리스본(포르투갈) 뉴욕 메트로스타즈(미국) 나고야 그램퍼스(일본) 등 클럽 팀과 UAE, 남아프리카공화국 등 국가대표팀을 이끌며 커리어를 쌓은 케이로스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2002-2003, 2004-2008)라는 거함에 수석코치로 합류, 알렉스 퍼거슨 감독을 보좌했다. 그 사이에 낀 2003-2004시즌에는 레알 마드리드를 직접 지휘하기도 했다. 이후 2008년부터 2010년까지 포르투갈 A팀을 다시 이끌었던 케이로스는 2011년부터 이란을 지도했다.
이란 시절 케이로스 감독은 얄밉도록 실리적인 축구를 펼쳐 좀처럼 지지 않는 팀 컬러를 만들어 놓았다. 한국과의 대결에서는 5경기서 4승1무, 압도적 우위를 점했다. 이란의 FIFA 랭킹은 22위로 아시아에서 가장 높은데, 케이로스 감독의 공이 크다.
벤투 감독은 경기를 하루 앞둔 25일 기자회견 때 "케이로스 감독과는 대부분 좋은 기억들이다. 가장 먼저, 그가 포르투갈 대표팀 감독이었을 때 내가 A대표팀에 발탁돼 데뷔했다. 지도자 생활 후에는, 내가 스포르팅 리스본 지휘봉을 잡고 UEFA 챔피언스리그 무대에 올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만났을 때 그가 알렉스 퍼거슨 감독을 보좌하는 코치였다. 지금까지 좋은 관계를 유지해오고 있다"고 특별한 인연을 설명했다.
이어 "그는 포르투갈 축구를 위해 많은 일을 했다. 잘 알려졌듯 1989년과 1991년 세계청소년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하는 등 많은 일을 한 후 아시아 대륙으로 넘어갔다. 그리고 지난 8년간 이란에서 큰 성과를 거둔 뒤 새로운 도전에 나서고 있다. 지금까지 이룬 것만으로도 존중 받아 마땅한 지도자"라는 말로 존중의 뜻을 보냈다.
lastuncl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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