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월드=권영준 기자] “진행 상황을 보고 전술적으로 결정할 것이다.”
이강인(18·발렌시아)은 3월 A매치를 통해 무엇을 보여줄까. 과연 기회는 잡을 수 있을까. 이강인을 불러들인 파울로 벤투(50·포르투갈)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은 “경기 진행 상황을 보고 판단하겠다”고 확답을 미뤘다.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26일(화)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펼쳐지는 콜롬비아와의 평가전에 나선다. 대표팀은 지난 22일 울산문수축구경기장에서 치른 볼리비아와의 평가전에서 후반 40분 이청용(보훔)의 결승골을 앞세워 1-0으로 승리했다. 콜롬비아전은 벤투호의 상승세를 이어갈 좋은 기회이다.
이날 경기의 관심사는 이강인의 출전 여부이다. 벤투 감독은 이번 3월 A매치를 앞두고 김판곤 국가대표전력강화위원장과 논의해 이강인을 발탁해 실험하는 것으로 의견을 모았다. 이강인 역시 “많은 관심에 감사하다. 더 열심히 해서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겠다. 팀에 보탬을 주는 선수가 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하지만 기대했던 A매치 데뷔전은 없었다. 이강인은 앞서 볼리비아전에서 벤치만 지키다 끝났다. 콜롬비아전에서도 출전이 불투명하다. 벤투 감독이 언급했듯이 볼리비아전처럼 득점이 나오지 않아 팽팽한 흐름을 이어지거나, 큰 변화를 주기 부담스러운 상황이 이어지면 출전 기회를 받기는 힘들다.
선수 기용은 오롯이 감독의 몫이다. 감독의 전술에 따라 선수 기용은 물론 교체 운용까지 이뤄진다. 그리고 그 선택을 존중해야 한다. 이강인의 출전 역시 벤투 감독의 몫이다. 이를 두고 왈가왈부할 순 없다.
그러나 평가전의 목적성을 고려하면 분명 아쉽다. 평가전은 FIFA 랭킹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기회가 닿는다면 최대한 승리하는 것이 유리하다. 하지만 평가전 자체의 목적은 ‘실험과 평가’를 동반해야 한다. 이기고 지는 것에 대한 부담을 느끼면, 승리에 연연하는 경기 운용을 할 수밖에 없다. 이 경우 변화가 두려워 교체를 하기도 쉽지 않다. 당장은 승리할 수 있어도, 당장 풀어야 할 숙제는 계속 미루게 된다.
실제 벤투 감독은 볼리비아전에서 교체 선수 6명 가운데 절반인 3장만 썼다. 지난해 8월 부임해 첫 평가전이었던 9월 코스타리카, 칠레 평가전만 6장을 다 활용했을뿐이고, 이후 모든 평가전에서 교체카드 3~4장을 활용하는 데 그쳤다. 교체카드를 다 활용하라는 법은 없지만, 지속해서 실험하고 경쟁을 붙여 전술 옵션 2~3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점에서는 아쉬움이 남는다.
벤투 감독은 이미 2019 아시안컵에서 단조로운 전술 운용과 반복한 선수 교체로 지적받은 바 있다. 현재 똑같은 행보를 펼치고 있다. 손흥민이 측면에서 최전방으로 이동한 것이 전부이다. 경기 도중 전술적 변화를 시도하는 케이스는 없었다.
이강인도 같은 맥락이다. 그가 반드시 출전해야 한다는 아니다. 손흥민의 말처럼 소중한 자원인 만큼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 그러나 지금 실험하지 않으면, 언제 실전에서 쓸 수 있을지 의문이 남는다. 또한 이강인을 선발하면서 어떠한 플랜과 목적을 가지고 대표팀으로 불러들였는지도 의문이 남을 수밖에 없다. 평가전을 치르는 목적성에 대해 분명 다시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young0708@sportsworldi.com / 사진=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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