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롬비아 대표팀 하메스 로드리게스가 지난 2017년 11월9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공식 훈련을 하고 있다. 수원 | 박진업기자 |
[울산=스포츠서울 김현기기자]벤투호가 남미 강호 콜롬비아를 상대로 ‘진짜 경쟁력’을 점검한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축구 국가대표팀은 22일 울산에서 열린 볼리비아와 평가전에서 후반 41분 터진 이청용의 결승포에 힘입어 1-0으로 이겼다. 지난 1월 UAE 아시안컵 8강 탈락 충격에서 벗어나 반등의 계기를 마련했다. 1년 만에 돌아온 권창훈이 복귀전을 성공적으로 치렀고, 이청용과 이승우 등 조커들도 활약했다. 손흥민을 중심으로 한 투톱 전술도 나름대로 가능성을 봤다.
그러나 볼리비아전은 엄밀히 말하면 벤투호의 현주소를 진단하기에 부족한 팀이다. 남미 대륙엔 속했으나 가장 약하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도 60위로 38위인 한국보다 떨어진다. 세대교체해서 경험도 부족하다. 무엇보다 유럽을 거쳐 36시간 이동하는 등 장거리 비행과 시차 문제 등으로 제 컨디션이 아니었다. 물론 한국의 파상 공세를 결연하게 저지했으나 역습 때 속도와 날카로움이 떨어졌다. 피곤한 탓이다. 볼리비아전 1-0 승리로 환호성을 지르지 말아야 하는 이유다.
그런 면에서 오는 26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6만 관중을 모아놓고 치르는 콜롬비아전이 ‘본고사’에 가깝다. 콜롬비아는 브라질과 아르헨티나 우루과이와 함께 최근 ‘남미 4강’으로 불린다. 지난 2014년 브라질 월드컵에서 사상 처음으로 8강 진출을 이룬 것에 이어 지난해 러시아 월드컵에서도 H조 1위를 차지해 16강에 올랐다. 무엇보다 공격 라인이 세계 최고 수준이다. 한국은 지난 2017년 11월에도 콜롬비아를 홈으로 불러 평가전을 치렀다. 당시 2-1로 이기면서 러시아 월드컵 본선 경쟁력을 점검했는데 당시엔 콜롬비아가 자랑하는 세계적인 공격수 라다멜 팔카오가 부상으로 한국에 오지 않았다. 이번엔 다르다. 바이에른 뮌헨에서 뛰는 브라질 월드컵 득점왕 하메스 로드리게스가 오는 가운데 팔카오도 한국 원정 명단에 올랐다. 팔카오는 22일 일본과 평가전에서 페널티킥 결승골을 넣는 등 골 감각이 좋다. 하메스는 지난 17일 분데스리가 마인츠전에서 해트트릭을 폭발했다. 둘 외에도 이탈리아 세리에A에서 활약하는 두반 사파타(아탈란타)와 루이스 무리엘(피오렌티나)이 있다. 유벤투스 미드필더 후안 콰드라도가 부상으로 빠지는 것은 아쉽지만 전체적인 공격 라인은 벤투 감독 부임 뒤 가장 좋다. 지난해 10월 붙었던 우루과이는 FC바르셀로나 공격수 루이스 수아레스가 빠져 위력이 크게 반감된 측면이 있었다.
콜롬비아는 수비라인도 탄탄하다. 골 넣는 수비수인 예리 미나(에버턴), 손흥민 팀 동료인 다빈슨 산체스(토트넘) 등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거 둘이 센터백 듀오를 꾸리고 있다. 한국 축구를 누구보다 잘 아는 카를로스 케이로스 감독도 빼놓을 수 없다. 아시안컵까지 이란을 지휘했던 그는 콜롬비아로 옮겨 데뷔 2연전을 동아시아에서 치르고 있다.
벤투 감독도 콜롬비아전에선 볼리비아전 내용을 분석해 최정예 전력을 꺼내들 것으로 보인다. 콜롬비아를 누르면 아시안컵 부진에 따른 자신의 지도력 논란을 돌파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두 팀의 승부가 흥미진진할 것으로 보인다. 태극전사들도 볼리비아전 뒤 콜롬비아전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며 집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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