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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9 (토)

[A매치] 골은 없었으나…손흥민, 그래도 희망과 레벨을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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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1

손흥민이 22일 오후 울산 문수축구경기장에서 열린 대한민국 축구대표팀과 볼리비아 대표팀의 평가전에서 상대문전을 향해 슛을 시도하고 있다. 2019.3.22/뉴스1 © News1 이광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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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뉴스1) 임성일 기자 = 3월 A매치 2연전을 준비하는 선수들이 파주NFC에 입소하던 지난 18일. 캡틴 손흥민은 "요즘 대표팀에 들어올 때는 내가 골을 넣는 것보다 다른 선수들의 골이 더 기쁘다"는 말을 했다. 팀의 주장으로서, 구심점으로서 '원팀'을 강조하는 의도로 해석할 수 있고 누가 넣느냐가 중요한 게 아니라 결국의 팀의 승리가 우선이라는 뜻이기도 했다.

한편으로는 근래 대표팀에서 침묵이 꽤 길어지고 있는 자신의 상황에 대한 인정이기도 했다. 손흥민이 국대 유니폼을 입고 득점을 기록한 것은 지난해 러시아 월드컵 독일과의 조별리그 3차전이 마지막이다. 파울루 벤투 감독 부임 후에는 골맛을 보지 못하고 있다는 뜻이다.

팀 사정에 따라 윙포워드로 때로는 공격형MF로 나서는 등 자리변동이 심했던 손흥민은 언젠가부터 동료들을 돕는 조력자로서의 비중이 조금씩 높아졌다. 하지만 공격수이자 에이스 손흥민에게 가장 중요하고 또 필요한 것은 골이다.

한국을 대표하는 공격수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도 톱클래스인 공격수가 침묵하고 있다는 것은 큰 손해다. 그래서 벤투 감독은 그를 전방으로 전진배치, 보다 공격적인 측면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변화를 꾀했는데, 나름 괜찮은 성과를 냈다. 골은 없었으나 희망과 손흥민의 레벨을 보았다.

벤투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이 22일 오후 울산 문수축구경기장에서 열린 볼리비아와의 평가전에서 1-0으로 승리했다. 후반 40분에 나온 이청용의 값진 선제골이 이날의 결승골이 됐다. 그리고 전진배치된 손흥민은, 골은 없었으나 충분한 가능성을 보여줬다.

처음에는 고립된 인상이 있었다. 전반 중반까지 공이 바쁘게 오가는 것 같으면서도 2선에서 맴돌았다. 손흥민은 측면에서 다소 부정확한 크로스가 올라오거나 후방에서 롱패스가 다소 짧을 때면 아쉬운 표정을 잠시 짓다가 이내 해당선수를 향해 엄지를 펴 보였다. 아직 입맛에 맞지 않으나 주장으로서 사기를 생각하는 모습이었다.

하지만 전반 중반이 지나면서 나아지기 시작했다. 전반 31분 동료들의 완벽한 호흡으로 손흥민 앞에 결정적인 찬스가 주어졌다. 황인범의 패스를 받은 홍철이 완벽한 컷백으로 손흥민 앞에 공을 보냈고 그의 앞에 큰 공간이 열렸으나 슈팅이 골키퍼 정면으로 향해 아쉬움을 남겼다.

조금씩 높은 위치에 있는 손흥민에게 공이 연결되는 빈도가 늘어났다는 것은 고무적이었다. 지동원이 많은 양을 뛰면서 손흥민의 공간을 마련해줬다. 또 측면에서도 활약할 수 있는 특성상 손흥민과 어울렸다. 정확성과 세밀함에서 아쉬움은 있었으나 가능성을 보았다.

손흥민은 전반 42분, 이날 가장 결정적인 장면을 만들어냈다. 하프라인에서 공을 가로챈 손흥민은 완벽한 단독 드리블 후 수비 1명과 골키퍼 움직임까지 속이고 슈팅을 시도했다. 골 포스트를 살짝 벗어난 것은 너무도 아쉬웠으나 공을 붙인 채 빠른 움직임을 보이면서도 정확한 컨트롤이 가능한 것은 분명 쉽지 않은 레벨이었다.

후반 20분에는 수비가 밀집된 상황에서도 과감한 돌파와 정확한 컨트롤로 볼리비아 위험지역을 무너뜨렸다. 이 역시 소위 클래스가 다른 플레이였다. 후반 중반 이후 투톱 파트너가 지동원에서 황의조로 바뀌자 스타일이 달라졌던 것도 주목할 만하다. 포스트 플레이에 능한 타깃맨 황의조가 박스 안으로 들어가자 손흥민은 좌우로 또 2선으로 활동 공간을 넓혀 움직였다.

끝까지 득점을 성공시키지 못했다는 것은 분명 아쉬운 대목이다. 침묵한 A매치가 8경기로 늘어났으니 스스로의 부담도 가중될 수 있다. 하지만 '손흥민 활용법'의 좋은 예가 나온 것은 반가운 일이다. 득점은 언제든 터질 수 있다.
lastuncl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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