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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이슈 '한국 축구' 파울루 벤투와 대표팀

[관전포인트]'아시안컵 부진' 벤투 감독 역시 시험 대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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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축구대표팀 파울루 벤투 감독이 21일 울산 문수축구경기장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울산 |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울산=스포츠서울 김현기기자]파울루 벤투 감독이 테스트만 하는 것은 아니다. 22일 볼리비아전은 그 역시 테스트를 받는 무대가 된다. 우승을 목표로 당차게 출전했던 지난 1월 UAE 아시안컵에서 한국은 8강 탈락이란 충격적인 결과물을 받아들었다. 카타르와 8강전 패배는 단순한 1패가 아니었다. 2022년 카타르 월드컵 16강 이상을 노리는 한국 축구 앞길에 물음표가 달리게 한 1패였다. 벤투 감독에 대한 신뢰도 뚝 떨어진 상태다. 볼리비아전을 통해 희망을 살려야,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0위권을 오가는 콜롬비아와 26일 승부에 기대감을 끌어올릴 수 있다.

◇ 철학이냐, 변화냐…갈림길에 선 벤투
벤투 감독은 철학과 변화의 경계선에 놓여 있다. 그는 지난해 9월 부임 뒤 패스와 점유율을 기초로 한 ‘후방 빌드업’ 축구를 줄기차게 밀고 나갔다. 9~10월 4경기에선 그라운드를 넓게 쓰면서 좌·우를 빠르게 오가는 축구로 큰 박수를 받았다. ‘벤투 축구’는 코스타리카를 2-0으로 누르고 칠레와 0-0으로 비기더니 당시 FIFA 랭킹 5위 우루과이를 2-1로 이겨 연착륙했다. 하지만 아시안컵에서 5경기 내내 답답한 경기를 치르다가 카타르의 ‘한 방’에 나가 떨어졌다. 변함 없는 전술과 선수 기용, 아시아 축구에 대한 몰이해와 디테일 없는 작전 등이 한꺼번에 지적 받았다. 일단 벤투 감독은 아시안컵 뒤 처음 치르는 이번 2연전에서 변화를 예고했다. 특히 골 결정력 보완을 최우선 과제로 두고, 투톱 전환 및 2선 미드필더들의 과감한 마무리 등을 주문할 것으로 보인다. 이강인으로 대표되는 영건도 폭 넓게 뽑은 것은 지금까지와 선수 기용도 해보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볼리비아는 남미에서 가장 수준이 낮다. FIFA 랭킹도 60위로, 38위 한국보다 떨어진다. 장거리 비행을 하고 왔기 때문에 시차와 기후에도 적응이 덜 된 상태다. 볼리비아전은 변화와 골 결정력 개선의 출발점이 될 수 있다. 벤투 감독의 새 각오를 엿볼 수 있는 무대다.

◇ 공이 멈췄을 때 보여달라
볼리비아전과 콜롬비아전은 단순한 평가전이지만 벤투 감독은 가벼운 회복 운동이 펼쳐지는 소집 첫 날 외엔 훈련을 초반 20~30분 외에 비공개로 실시했다. 지난 20일 훈련 초반 손흥민과 지동원을 투톱으로 포진시켜 시선을 모은 것이 지금까지 확인된 것의 전부다. 가려진 막 안에서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밝히려면 결국 실전에서 증명하는 수밖에 없다. 벤투 감독은 아시안컵에서 세트피스를 효과적으로 살리지 못했으며 ▲선수 교체가 형식적이어서 상대에 위협이 되질 못했고 ▲빌드업에 얽매여 포스트플레이가 필요할 때 수비수 김민재를 올리는 등 임기응변이 떨어졌다는 비판을 받았다. 볼리비아전은 아시안컵처럼 의미 있는 A매치는 아니다. 벤투 감독이 승리 만큼이나 다양한 선수들의 면면을 보고 싶어 즉각적인 전술 대처를 외면할 수도 있다. 하지만 비공개 원칙을 유지한 만큼 뭘 준비했는가는 볼리비아전에서 보여줄 필요가 있다. 공이 움직일 때보다 공이 멈췄을 때 벤투 감독의 실력이 드러날 것이다.
silva@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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