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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3 (수)

이슈 '브렉시트' 영국의 EU 탈퇴

'강경한' EU에 브렉시트 연기도 오리무중…남은 시간 1주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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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예정일이 1주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영국이 20일 EU에 공식적으로 브렉시트 연기를 요청했다. 그러나 EU는 영국 의회가 브렉시트 합의안을 통과시키는 조건으로 연기를 승인한다고 밝혀 난항이 예상된다.

브렉시트 예정일인 오는 29일 내로 EU가 브렉시트 연기를 승인하지 않으면 아무런 합의 없이 EU를 탈퇴하는 ‘노딜 브렉시트’ 파국이 벌어질 예정이다.

조선일보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가 2019년 3월 20일 의원들에게 합의를 촉구하는 연설을 하고 있다. /가디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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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메이, EU에 브렉시트 연기 정식 요청…EU "합의안 통과시키면 승인"

이날 오전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는 이날 하원에서 열린 총리 질의응답에서 브렉시트를 6월 30일까지 연기하는 방안을 담은 서한을 도날트 투스크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에게 전했다고 밝혔다.

이번 조치는 지난 14일 영국 하원이 브렉시트 시점 연기를 골자로 하는 결의안을 통과한 데 따른 것이다. 결의안에는 브렉시트 합의안이 하원에서 통과할 경우 연기 시점을 6월 30일로 하고, 통과하지 못할 경우 최대 2020년까지 기한이 늘어날 수 있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이에 EU는 예상보다 까다로운 반응을 보였다. 투스크 상임의장은 영국 하원이 브렉시트 합의안을 통과시킨다는 조건으로 브렉시트 연기를 승인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그는 "노딜 브렉시트 사태를 막기 위해 마지막 순간까지 방법을 찾아낼 것이고 인내와 선의를 보일 것"이라고 했다.

하이코 마스 독일 외무장관은 트위터를 통해 메이 총리의 ‘브렉시트 연기 요청’ 편지가 어떠한 문제도 해결하지 못했다고 비난했다. 그는 "브렉시트 연기의 구체적인 목적이 무엇인지 알고 싶다"고 했다.

장 이브 르드리앙 프랑스 외무장관도 브렉시트 연기에 회의적인 입장을 밝혔다. 그는 "영국이 EU를 떠날 수 있는 방법은 합의안을 비준하거나 노딜 브렉시트를 하는 것"이라고 영국을 압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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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날트 투스크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이 2019년 3월 20일 영국의 브렉시트 연기 요청에 대한 입장을 발표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 브렉시트 1주일 앞으로…합의안 비준은 여전히 ‘안갯속’

그러나 브렉시트 예정일을 약 1주일 앞두고 영국은 여전히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당초 이날 의회에서 3번째 브렉시트 합의안 표결이 있을 예정이었지만 합의안을 수정해야 한다는 일부 의원들의 반발로 무산됐다.

그동안 영국 의회는 브렉시트 합의안에서 브렉시트 이후 아일랜드와 북아일랜드 간 ‘하드 보더’(Hard Border·국경 통과 시 통행과 통관 절차를 엄격히 적용하는 것)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도입한 ‘안전장치(backstop)’에 반대해왔다. 안전장치는 영국 전체를 당분간 EU 관세동맹에 잔류하도록 하는 조치인데 종료 시점이 명확하게 정해지지 않았다는 점에서다.

첫 번째 합의안 투표가 부결된 이후 메이 총리는 EU와의 재협상을 통해 영국에 ‘안전장치’ 일방적 종료 권한을 부여하는 조항을 넣었다. 그러나 제프리 콕스 영국 법무상이 이에 대해 법률 검토한 결과 국제법상 안전장치를 제거할 수 있는 합법적인 수단이 없다고 주장해 지난 12일 두 번째 투표도 부결됐다.

EU 마저 강경한 입장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영국은 선택의 여지가 없다. 1주일 내로 합의안을 가결하지 않으면 노딜 브렉시트라는 파국을 맞게 된다.

이날 메이 총리는 "내부 다툼과 정치적 게임을 하는 데 지쳤다"며 "이제는 의원들이 다음 단계를 위해 결정을 내릴 때"라며 의원들의 협조를 촉구했다.

[이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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