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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주=스포츠서울 정다워기자]스페인에서 축구를 배운 ‘영건’들을 향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축구대표팀의 이승우(21·헬라스베로나)와 백승호(22·지로나), 그리고 이강인(18·발렌시아)은 스페인 ‘DNA’가 강하다. 세 선수 모두 어린 시절 한국에서 스페인으로 건너갔다는 공통점이 있다. 이승우는 2011년, 백승호는 2010년 바르셀로나 유스팀으로 이적했다. 당시 두 선수는 중학생이었다. 이승우보다 세 살 어린 이강인의 경우 초등학생이었던 2011년에 발렌시아 입단 테스트를 통과했다.
이승우는 2017년 이탈리아로 이적하기 전까지 6년을 바르셀로나에서 보냈다. 여전히 스페인에서 뛰고 있는 백승호는 이제 스페인 생활 10년 차가 됐다. 살아온 인생 절반에 가까운 기간이다. 이강인은 8년째 발렌시아에 머물고 있다. 한국어보다 스페인어를 더 편하게 느낄 정도로 현지화가 된 선수다. 이들은 축구선수에게 매우 중요한 시기인 10대를 스페인에서 보내며 축구를 배웠다. 기본기와 개인 기술, 나아가 팀 운영 방식 등 모든 면에서 스페인 축구에 익숙하다.
스페인은 세계에서 가장 선진적인 축구 시스템을 갖춘 것으로 유명하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스페인, 혹은 바르셀로나가 추구하는 점유율 축구가 전 세계를 휩쓸었다. 너나 할 것 없이 스페인 축구를 따라하기 위해 움직였다. 현재 대표팀을 이끌고 있는 파울루 벤투 감독은 포르투갈 출신이지만 스페인 축구 철학을 공유하는 지도자다. 짧은 패스를 통해 후방에서부터 공을 운반하고, 최대한 오랜 시간 공을 소유해야 한다는 게 벤투 감독의 생각이다. 세 선수는 벤투 감독이 원하는 축구를 누구보다 잘 이해하고 있다는 점에서 팀에 큰 힘이 될 수 있다.
시기도 적절하다. 벤투호는 이번 A매치를 통해 세대교체의 신호탄을 쐈다. 기성용과 구자철이 국가대표 은퇴를 선언한 시점과 맞물려 젊은 선수들이 대거 발탁됐다. 9월 월드컵 2차 예선이 시작하기 전까지는 경기 결과에 대한 부담도 없기 때문에 벤투 감독이 딱 적당한 시기에 세대교체를 시도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됐다.
세 선수 모두 멀티 플레이어 자질이 있다는 점에서도 벤투 감독이 앞으로도 중용할 가능성은 충분하다. 이승우는 최전방과 2선 중앙, 측면에서 모두 활약할 수 있는 자원이다. 백승호는 수비형 미드필더와 중앙 미드필더, 여기에 측면까지 뛸 정도로 다재다능하다. 이강인도 마찬가지다. 원래 공격형 미드필더를 가장 편하게 여기지만 발렌시아에서는 왼쪽 미드필더로 출전한다. 이들이 가진 능력을 적절하게 조합하면 시너지를 기대할 수 있다. 세 명 다 소속팀에서 성인 무대에 정착하기 시작한 것도 긍정적인 신호다. 지금 분위기라면 세 선수가 벤투호의 새로운 엔진이 될 가능성은 충분하다.
세 선수가 한 팀에 소집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승우와 백승호는 바르셀로나 유스팀에서 오랜 기간 함께했다. 20세 이하(U-20) 월드컵에서 호흡을 맞춘 경험도 있다. 이강인은 2017년과 지난해 19세 이하, 20세 이하 대표팀에 합류하면서 처음으로 태극마크를 달았기 때문에 이승우, 백승호와는 함께 뛸 일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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