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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김대령기자]벤투호의 골키퍼 경쟁이 다시 시작됐다.
김승규와 조현우는 파울루 벤투 감독이 지난해 8월 축구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후 열띤 주전 경쟁을 펼쳤다. 실력에는 큰 차이가 없었다. 다만 벤투 감독의 성향이 승자를 갈랐다. 골키퍼부터 시작하는 빌드업을 중시하는 벤투 감독은 김승규가 조현우보다 발로 공을 다루는 능력이 뛰어나다고 판단해 주전으로 낙점했다. ‘1라운드’에서 승리한 김승규는 준수한 활약으로 기대에 부응했다. 한국은 아시안컵 8강 탈락이라는 실망스러운 성적을 거뒀지만 큰 실수 없이 골문을 지켰다.
벤투호는 아시안컵 체제에서 월드컵 체제로 전환했다. 이와 함께 골키퍼 경쟁도 2막이 열렸다. 조현우는 대표팀 골키퍼 주전 자리를 탈환하겠다는 각오다. 분위기는 최고조다. 선수도 팀도 승승장구하고 있다. 조현우는 개막 이후 연이은 선방쇼를 펼치며 대구의 상승세를 이끌고 있다. K리그1 세 경기에서 두 골만을 내줬다.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에서도 아시아 최강으로 불리는 광저우 헝다 타오바오를 1실점으로 틀어막는 등 맹활약을 펼쳤다. 대구의 공격을 이끄는 브라질 듀오 세드가(세징야+에드가)의 활약도 조현우가 최후방을 든든히 지키고 있기에 가능했다.
김승규는 일단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다. 그러나 예상치 못한 장애물을 만났다. 맑기만 했던 소속팀 빗셀 고베에서의 입지에 이상 기후가 감지됐다. 17일 열린 시미즈 에스펄스와의 경기 명단에서 제외됐다. J리그는 이번 시즌부터 외국인 선수를 제한 없이 보유할 수 있도록 규정을 완화했다. 하지만 출전은 5명으로 제한된다. 고베는 막강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스타 선수를 영입하고 있는 팀이다. 안드레스 이니에스타, 다비드 비야, 루카스 포돌스키 등 세계 축구계에 이름을 날렸던 선수들이 고베의 유니폼을 입고 있다. 다른 외국인 선수들의 면면도 화려하다. 수도 무려 7명에 이른다. 2명은 출전 명단에 이름을 올릴 수 없다. 결국 김승규는 동료 골키퍼가 아니라 이니에스타나 포돌스키 등 고베의 스타 외국인 선수들과 경쟁을 펼쳐야 하는 상황이 됐다. 앞으로도 감독의 전술적인 선택에 따라 명단에 이름을 올리지 못하는 일이 잦아질 가능성이 크다.
이번 명단에 새롭게 합류한 구성윤도 복병이다. J리그에서 최고의 골키퍼 중 한 명으로 꼽힌다. 지난 시즌 콘사도레 삿포로의 돌풍을 이끌었다. 올 시즌에도 변함없이 주전 골키퍼로 삿포로의 골문을 지키고 있다. 월드컵이라는 큰 무대를 경험한 김승규와 조현우에 비해 출발선에서는 조금 뒤처져 있지만 경쟁력은 충분하다. 수문장 경쟁 2라운드가 시작됐다. 시작은 오는 22일 콜롬비아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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