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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1 (토)

"승리 사건에 K팝 엮지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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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신들, K팝 스캔들로 보도하자 국내외 팬덤

"개인 사건일 뿐 전체 이미지 실추시켜선 안 돼"

조선일보

K팝 팬들 사이에서 공유되고 있는 ‘피해 여성들과 연대한다’는 의미의 마주 잡은 손 그림. /트위터 캡처


"K팝 아이돌 몇 명 연루됐다고 한국 가수 전체가 범죄자는 아니잖아요? K 팝을 지킵시다."

아이돌 그룹 '빅뱅' 출신 승리(29·이승현), 가수 겸 방송인 정준영(30), FT아일랜드 최종훈(29) 등 일부 한국 가수가 성(性) 추문에 연루되며 파장이 커지자 K팝을 지키자는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했다. 일부의 일탈이 K팝 전체 이미지를 실추시켜선 안 된다는 위기감이 국내외 팬들 사이에서 커지고 있는 것이다.

특히 미국 CNN 등 해외 언론이 이번 사건을 'K팝 스캔들'로 규정하고 한국 가요계 전반에 문제가 있는 것처럼 간주하는 기사들에 대해 격렬한 반대 의사를 표명하고 있다. 트위터 아이디 'Joununay'는 "이건 'K팝 사건'이 아니라 '승리 사건'이다. 나는 여전히 K팝을 지지한다"고 했다. 일부 팬은 '방탕하게 살다가 한순간에 망했다'는 의미로 "승리가 '승리'했네"라는 조롱 섞인 트윗을 올리고, '피해 여성들과 연대한다'는 의미에서 마주 잡은 손(手) 그림을 올린 트윗도 수만 번씩 리트윗되고 있다.

일부 외신은 이번 스캔들과 관계없는 아이돌 그룹 사진을 사용했다가 곤욕을 치르기도 했다. 미국 일간지 USA투데이는 지난 13일(현지 시각) 정준영과 승리의 경찰 출석을 기사로 다루며 방탄소년단(BTS)의 UN 연설 동영상을 첨부했다가 거센 항의를 받았다. BTS 팬들은 USA투데이 온라인 게시판에 "BTS는 이번 사건에 연루되지 않았는데 왜 명예를 훼손하느냐" "BTS는 이 사건과 전혀 관계없다" "(BTS 소속사인) 빅히트에 법적으로 대응하라는 이메일을 보냈다" 등 수천 개의 댓글을 달았다. USA투데이는 7시간 뒤 BTS 동영상을 정준영씨 사진으로 교체했다. 아이돌그룹 엑소(EXO)의 해외 팬들도 "엑소는 이번 사건과 무관하다" "같은 K팝 가수이지만 연관 짓지 말아 달라" 등의 글을 트위터를 통해 실어나르고 있다.

빅뱅 등 일부를 제외한 다른 K팝 그룹들의 인기는 변함없다. 17일 오후 BTS가 공식 계정에 올린 멤버들 사진에는 2시간 만에 '좋아요' 50만개가 표시됐다. 이는 이번 스캔들이 터지기 전인 지난 2월보다 더 빠른 속도라고 한다. 또 다른 아이돌 그룹 '뉴이스트'는 지난 15일 새 앨범 발매 직후 홍콩, 칠레, 마카오 등 12개국 K팝 싱글 차트에서 1위를 차지했고 지난해 데뷔한 스트레이 키즈는 5월 열릴 미국 콘서트 전석을 매진시켰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충격은 분명히 있겠지만 최근의 글로벌 팬덤은 공고한 집단이기 때문에 K팝 모두를 싸잡아서 욕하거나 그 인기에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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