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웅 감독 "두 선수의 희생정신이 승리의 원동력 됐다"
문성민 "앞뒤 가릴 입장 아냐", 전광인 "조금이라도 보탬 되고파"
형 최고! |
(천안=연합뉴스) 신창용 기자 = 현대캐피탈의 문성민(33)과 전광인(28)은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각각 11점, 15점을 올렸다.
두 선수의 이름값에는 못 미치는 활약이었다. 한창 좋았을 때의 공격력은 나오지 않았다. 하마터면 역적이 될 뻔했다.
문성민은 4세트 23-24에서 허무한 서브 범실로, 승부가 5세트까지 이어지게 만든 계기를 제공했다. 전광인은 범실이 11개에 달했다.
하지만 최태웅 감독은 경기 뒤 그런 문성민과 전광인에게 아낌없는 박수를 보냈다. 둘의 투혼과 의지를 단순히 수치만으로 따질 수 없었기 때문이다.
현대캐피탈은 16일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남자 프로배구 플레이오프(3전 2승제) 1차전에서 우리카드를 3-2로 제압했다.
정규리그에서 3승 3패로 팽팽하게 맞선 두 팀은 포스트시즌 무대에서도 마지막 5세트까지 듀스 접전을 벌일 정도로 치열하게 맞섰다.
우리카드는 리버만 아가메즈, 노재욱이 정상 컨디션이 아닌 채로 코트에 섰고, 현대캐피탈은 문성민, 전광인의 몸이 성치 않았다.
투혼 대 투혼의 대결이었다. 문성민은 양쪽 무릎이 여전히 좋지 않고, 전광인은 이틀 전 무릎 통증을 느꼈다.
하지만 전광인은 선발 출전했고, 문성민은 80%의 몸 상태로 1세트 후반부터 코트를 누볐다.
최 감독은 풀세트 접전에서 기어코 승리할 수 있었던 것은 두 선수의 질긴 투혼이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믿었다.
최 감독은 "두 선수가 부상에도 경기를 뛰겠다고 했다. 주장 문성민과 부주장 전광인의 책임감이 마지막에 승리를 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됐다"고 짚었다.
그는 "그런 희생정신이 결국 승리를 이끈 것 같다"며 두 선수에게 고마움을 표시했다.
최 감독은 안쓰러움을 가득 드러냈지만 정작 두 선수는 덤덤한 반응을 보였다.
문성민은 몸 상태를 묻는 말에 "경기를 하는 데 지장 없다"고 짤막하게 답했다.
그는 "훈련할 때 통증을 의식해서 점프가 잘 나오지 않지만, 지금은 앞뒤 가릴 입장이 아니다"라며 "나 스스로 최대한 통증을 잊으려고 많이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
오히려 문성민은 "나는 재활과 휴식 기간을 많이 가졌고, 몸을 만들 수 있는 시간이 있었다. 하지만 (전)광인이는 몸이 좋지 않아 심적으로 힘들었을 텐데 뛰겠다고 했다. 그 마음만으로도 큰 힘이 됐다. 그래서 우리 선수들이 믿고 배구를 할 수 있었던 것 같다"고 후배를 칭찬했다.
전광인은 "아픈 것을 떠나서 승리가 중요하다. 조금이라도 팀에 보탬이 될 수 있다면, 다른 선수들이 더 힘을 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 최대한 할 수 있는 만큼 하고 있다"고 했다.
플레이오프 1차전 승리를 챙긴 현대캐피탈이 4시즌 연속 챔피언결정전 진출을 향해 한 걸음 다가갔다. 2차전은 오는 18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펼쳐진다.
changy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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