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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본과 연출을 맡았던 장재현 감독은 다시 장기를 발휘했다. 신작 '사바하'(제작 외유내강) 역시 그가 직접 각본을 쓴 으스스한 영화다. 오컬트의 색채는 여전하지만 공포물보다는 미스터리 스릴러의 성격이 짙다. 드디어 이를 관객에게 선보이게 된 장재현 감독은 "'검은 사제들'이 경쟁작이 될 줄은 몰랐다"고 털어놨다.
"전작에 대한 선입견이 있다. 제가 감당해야 할 몫이다. 확장하고 깨고 뛰어넘으려 한다…. '검은 사자들'은 하루에 일어난 일을 몰아붙이는 스트레이트한 영화다. 오히려 현대적이다. '사바하'는 클래식한 영화라 생각한다. 뒤에 가서 모이는 미스터리가 낯설 수도 있겠다. 미스터리 소설을 보는 듯한 느낌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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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판 '엑소시스트'나 다름없는 '검은 사제들'은 귀신들린 소녀를 구하러 나선 두 사제의 이야기를 담았다. 이번 '사바하'는 목사가 주인공이다. 사이비 종교 추적이 주업무인 박목사(이정재)를 내세워 16년전 태어난 '그것'과 쌍둥이 소녀 금화(이재인), 살인사건 주변을 서성이는 수수께끼의 남자(박정민)의 이야기를 엮는다. 관련이 없어 보이던 세 사람이 하나로 엮여가는 과정은 촘촘하고도 탄탄하다. 오리지널리티도 돋보인다. 개신교와 불교는 물론 한국적 상황을 십분 반영한 설정과 전개가 돋보인다.
"세계관이 곧 이야기"라고 생각한다는 장재현 감독은 그만큼 탄탄한 기초쌓기에 공을 들였다. "단순한 이야기를 매력적인 캐릭터가 끌고 가는 게 대세라 낯설게 느끼실 수도 있다"며 "누굴 따라가야 하는 지 모르겠는 편파적인 조각들이 하나씩 맞춰져가는 과정의 매력을 최대한 살리려 했다"는 게 그의 변이다.
"1~2년 각본을 준비했다. 나는 모태신앙 개신교다. 불교 자료를 보며 어마어마한 세계라는 생각을 했고 공부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성경책에 불만이 있었다. (예수가 탄생할때 헤롯 왕이 그 지역 사내아이들을 몰살시키라 명하는) 마태복음 2장16절이 특히 그런데, 그 딜레마가 화두가 됐다. 그것이 기묘하게 섞이게 됐다."
장재현 감독은 "저의 30대 화두엔 종교가 있었다. 그로테스크한 것, 종교, 신비주의에 대한 갈망이 있었다. 이성적으로 설명이 안 되는 뭔가에 대한 호기심이 있었다"고 털어놨다. 하지만 '사바하'는 종교가 소재일 뿐 다크한 미스터리에 가깝다고. 공포물은 더더욱 아니다. 장 감독은 "'사바하'를 단 한번도 공포물이라 생각한 적 없다"며 탄탄한 이야기와 세계에 공을 들였다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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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름의 메시지는 있지만 드러내는 건 조심스러웠단다. 그는 "종교 소재의 영화는 더더욱 메시지를 던질 깜냥이 안 된다. 다만 느끼시길 바란다. 슬픈 영화구나 하고. 퍼즐 맞추듯 몰입감 있게 보도록 하고 닫힌 결말로 만들었다"고 강조했다.
빈틈없는 세계관, 꽉 닫힌 결말은 한국형 오컬트 무비의 장을 연 또 다른 영화, 나홍진 감독의 '곡성'과 '사바하'가 비교되는 지점이다. 세계관은 물론 이야기를 전개하는 방식, 인간을 바라보는 시선 모두에서 감독의 개성과 차이가 분명하다. 장재현 감독은 "'곡성'의 영향을 받았다면 받았다 할 수 있을 것이지만 차이도 봤다"고 조심스럽게 언급했다. 그는 "'반지의 제왕'을 좋아하지 않는다. '곡성'이 좋다"며 "리얼리티를 기반으로 한 초자연적인 이야기랄까. 고마운 작품이다. 그 작품이 있었기에 장르 폭이 넓어진 것 같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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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바하' 또한 감독의 전작만큼 뜨거운 사랑을 받을 수 있을까. 이런 탄탄한 세계관이라면 '사바하2'를 기대해도 좋지 않을까. 소포모어 징크스에 도전하게 된 장재현 감독은 "잠도 못 잘 만큼 부담감이 크다"고 고백했지만 "후회는 없다"고 강조했다.
"'사바하2'? 저도 궁금하고 보고싶다. 누군가 만들어줬으면 좋겠다. 저는 하나의 미련 없이 다 쏟아부었다. 남아있는 찌꺼기가 없다. 그래서 후회는 없다. 다시 시간을 돌려도 똑같이 만들 것 같다. 조금 더 잘 만들 것 같기는 하지만. 그래서 다음은 아직 잘 모르겠다. 정해진 것도 없다. 다만 관객들이 재밌게 보시고, 어렵게 생각하지 마시고, 장르성을 즐겨주셨으면 좋겠다."
roky@spotv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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