닛산 이어 혼다 2021년 공장 폐쇄 / 브렉시트 불확실성 등 고려한 듯 / 英장관 “노딜 협상전략 이용말라” / EU “노딜시 통관·관세 대비해야”
영국이 아무런 합의 없이 유럽연합(EU)을 탈퇴하는 ‘노 딜 브렉시트’ 후폭풍이 우려를 넘어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일본 자동차 메이커인 닛산이 신모델 영국 생산 계획을 철회한 데 이어 혼다가 영국 공장을 2021년에 폐쇄키로 했다.
19일 일본 닛케이신문, 영국 스카이뉴스 등 외신에 따르면 혼다자동차는 EU 내 유일한 자사 생산시설로 30년 이상 운영돼 온 영국 스윈던 공장의 문을 닫기로 했다. 혼다는 해당 공장에서 연간 10만대 이상의 ‘시빅’ 모델을 생산하고 있다. 스윈던 공장이 폐쇄되면 3500개의 일자리가 사라지고, 부품업체 등 전후방산업 고용에도 큰 타격이 예상된다. 혼다에 앞서 닛산자동차도 지난 3일 신모델 ‘엑스트레일’의 영국 생산 계획을 철회한 바 있다. 닛산과 혼다는 모두 이번 결정이 브렉시트와 무관하다는 입장을 밝혔으나 외신들은 브렉시트 예정일인 3월 29일을 불과 몇주 앞두고 이 같은 결정이 발표됐다는 점에 주목했다. 닛케이신문은 혼다가 브렉시트로 인한 유럽사업의 불확실성도 고려했다고 전했다. 스카이뉴스도 노 딜 브렉시트가 직접적인 원인인지는 불분명하나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관측했다.
빈스 케이블 영국 자유민주당 대표는 혼다의 공장 폐쇄에 대해 “브렉시트의 불확실성이 회사에 부담을 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투자계획 철회 기업이 늘어나자 영국 장관들은 테리사 메이 총리에게 노 딜 위협을 협상 전략으로 삼지 말 것을 촉구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지난 18일(현지시간) 내각 소식통을 인용해 데이비드 고크 법무부 장관, 앰버 러드 고용연금부 장관, 그레그 클라크 기업부 장관, 데이비드 먼델 스코틀랜드 담당 장관이 메이 총리를 면담하고 노 딜을 악용하지 말 것을 요구했다고 보도했다. 기업과 제조업에서 울리는 경고음은 협상 전략으로서의 노 딜을 완전히 배제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는 것이다.
EU의 행정부 격인 집행위원회도 브렉시트 ‘비상계획’의 일환으로 노 딜이 현실화하면 통관절차가 지금보다 더 까다로워지고 관세가 추가로 발생할 수 있다며 이에 대비하라고 회원국들에 권고했다. 장클로드 EU 융커 위원장은 영국이 브렉시트 연기를 요청할 경우 수용하겠다고 독일 일간지 슈트트가르터 자이퉁과의 인터뷰에서 밝혔다. 영국이 브렉시트 연기로 출구전략을 마련토록 유도하기 위한 제스처로 풀이된다.
임국정 기자 24hour@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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