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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3 (수)

가장 마지막에 웃으려는 울산현대, 가장 먼저 출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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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오후 7시30분 말레이시아 페락과 ACL 플레이오프

뉴스1

김도훈 감독이 18일 울산현대호텔에서 열린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 플레이오프 페락(말레이시아)전을 하루 앞두고 공식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경기 승자는 본선으로 진출, H조에 편성돼 가와사키 프론탈레(일본), 상하이 상강(중국), 시드니FC(호주)와 한 조에 속한다. 2019. 2.18/뉴스1 © News1 이윤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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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임성일 기자 = 지난 2012년은 울산현대 클럽사에 두고두고 회자될 화려한 시절이었다 .당시 울산은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에서 승승장구, 우승컵까지 들어 올렸는데 워낙 강력한 모습을 보여줘 '철퇴축구'라는 근사한 수식어까지 받았다. 짐작을 크게 벗어나지 않는 단순한 루트가 주를 이뤘으나 알고도 쓰러지는 팀들이 부지기수였으니 '철퇴'는 투박하나 적절했다.

김호곤 전 대한축구협회 부회장이 지휘봉을 잡고 있던 그때 울산의 핵심은 포스트의 김신욱이었다. 김신욱을 정점에 두고 그의 힘과 높이를 최대한 발휘하도록 지원했다. 스피드와 크로스 능력을 겸비한 이근호와 김승용이 좌우를 누볐고 테크닉 좋은 마라냥이 지원 사격했다. 그들이 공격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중원에서는 에스티벤과 고슬기가 궂은일을 도맡았고 센터백 곽태휘와 골키퍼 김영광은 든든한 언덕이 되어 주었다.

그야말로 아시아를 집어 삼켰던 때인데, 아쉽게도 그때 이후 울산은 이렇다 할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급격히 추락한 것은 아니나 ACL에서도 K리그에서도 좀처럼 정상과 인연을 맺지 못했다. 무관의 세월이 길어지면서 '그냥 잘하는 팀' 정도의 이미지가 자리 잡혔다.

자존심에 상처가 깊어진 호랑이 군단이 2019년을 앞두고 배에 힘을 주고 있다. 2005년 이후 14년 만의 K리그 우승, 2012년 이후 7년 만의 ACL 우승을 동시에 선언했다. 그리고 그 가능성을 타진할 수 있는 첫 무대가 공개된다.

김도훈 감독이 이끄는 울산이 19일 오후 7시30분 홈구장인 울산 문수경기장에서 2019 ACL 플레이오프를 치른다.

지난해 FA컵 결승에 올랐다가 대구FC에 패해, 직행권을 놓친 울산은 정규리그 3위 자격으로 플레이오프부터 ACL을 시작한다. 상대팀 페락은 지난 12일 키치SC(홍콩)와의 예선에서 1-1로 비긴 뒤 승부차기에서 6-5로 승리, PO 진출권을 따냈다. 페락은 ACL 본선에 처음 나서는 팀으로, 울산의 우위가 예상되는 경기다.

단판승부이고 다른 팀들보다 2주 가량 먼저 시작하는 시즌 첫 경기라는 것 등 경계해야할 것들은 있으나 이 정도가 핑계가 될 수는 없는 매치업이다. 무조건 승리를 챙겨야한다. 결과보다 궁금한 것은 '업그레이드' 울산의 모습이다.

깃발을 올린 울산은 과감하게 팀을 살찌웠다. 성남FC에서 국가대표 센터백 자원 윤영선을 데려온 것을 시작으로 서울 이랜드의 스트라이커 주민규를 품에 안으면서 시동을 건 울산은 특히 수준급 미드필더들을 대거 스쿼드에 넣으면서 경쟁력을 높였다.

유럽 무대에서도 활약했던 미드필더 김보경을 J리그 가시와 레이솔에서 임대 영입했으며 FC서울에서 신진호와 김성준을 데려오며 중원의 무게감을 크게 높였다. 무릎 수술을 받은 뒤 아직 재활 중인 베테랑 이근호가 바로 뛸 수 없다는 것은 아쉬우나 전체적으로 질적양적으로 풍성해졌다. 벌써부터 올해의 우승 구도는 전북과 울산의 양강 체제라는 말이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K리그1 개막이 3월1일이고 ACL 조별리그 1차전은 3월6일이다. 다른 팀들보다 먼저 시즌을 시작한다는 것은 불리한 것이 분명하다. 하지만 스쿼드의 변화가 큰 만큼 일찌감치 실전을 치르면서 감을 익힌다고 접근할 필요가 있는 울산이다.

울산현대의 2019년 목표는 가장 마지막에 웃는 것이다. 어차피 끝까지 가려면, 소소한 난관들에 흔들려서는 곤란하다.
lastuncl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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