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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1 (월)

[HI★인터뷰③] 정우성에게 '좋은 사람'이란? "의미를 찾으려 노력하는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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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

정우성. 아티스트컴퍼니 제공


스크린으로 돌아온 정우성이 그 어느 때보다 편안한 연기를 선보인다. 영화 '증인' 속 변호사 순호(정우성)는 자폐스펙트럼장애를 가진 소녀 지우(김향기)와 소통하며 변화해가는 인물이다. 일상에 발 붙인 따뜻한 역할을 오랜만에 맡은 정우성은 캐릭터에 공감하며 스스로도 치유됐다고 털어놨다.

최근 몇 년간 정우성은 멜로 영화를 제외하고는 다소 진지하고 무거운 영화에 많이 등장했다. '아수라' '신의 한 수' '강철비' '인랑' '더 킹' 등 액션과 범죄 드라마 등에 출연하면서 다양한 캐릭터로 관객을 만났다. 그의 도전 정신을 확인할 수 있는 순간이었지만, 일상 연기를 펼칠 기회는 상대적으로 적었다. 영화 '증인'에선 현실에 발 붙인 변호사 역할을 맡아 새로운 매력을 꺼내보인다.

'증인'은 사회적 편견을 꼬집는 영화다. 자폐스펙트럼장애를 앓고 있는 소녀 지우는 비록 평범한 사람들과 다르지만, 누구보다 영특하다. 사건의 목격자로 재판의 증인이 되는 인물이다. 그는 순호를 향해 "당신은 좋은 사람입니까"라고 묻는다. 이 영화가 관객 모두에게 던지는 질문이기도 하다.

개봉을 앞두고 정우성을 만나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그가 생각하는 '좋은 사람'에 대해서도 물었다.

"제가 생각하는 좋은 사람은 '노력하는 사람'입니다. 그 의미를 찾으려고 노력하는 사람이요. '나는 지금 어디에 있지? 나는 직업 안에서 어떤 사람이지? 관계하고 있는 사람들 사이에서 어떤 사람이지?' 그런 생각을 하며 본분 안에서의 의미를 끊임없이 생각하려 노력하는 사람, 그게 좋은 사람이라 생각해요."

정우성 역시도 이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한다며, 자신에 대해 이렇게 정의했다.

"내가 어떤 사람으로 남을까, 어떤 사람이 될까에 대한 고민을 향해서 뚜벅뚜벅 걸어가는 자세를 가지려는 사람인 거 같습니다."

그는 배우로서도 인간으로서도 목소리를 내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이다. 그래서 '소신 발언'으로도 유명하다.

"사회엔 다양한 생각이 존재하죠. 다만 그런 생각의 간극을 줄이기 위해선 시간이 필요해요. 때로는 내가 얘기하는 것들이 정당하고 정의에 부합된다고 하더라도, 반론에 대해 옳고 그르고 나쁘단 평가를 할 순 없어요. 그래서 시간을 두고 꾸준히 얘기하고 입증시키는 시간이 필요한 거고요."

그렇다면 요즘 정우성이 갖고 있는 고민은 뭘까.

"다행히 '증인' 이후에 '지푸라기'라는 영화는 끝내놨고 연기에 대한 고민은 쉬고 있어요. 인간으로서의 고민은 시시각각 튀어나올 때 하는 것이기 때문에 요즘은 사회적으로 당연시되던 편견이나 오해, 차별 이런 것들의 전환의 시점이란 생각이 들어요. 어찌 하면 좀 더 서로의 입장에서 인정을 해가면서 소통을 유연하게 할 수 있을까에 대한 생각을 해볼 수 있겠네요. 우리 모두가 할 수 있는 생각 같고요."

"청년과 기성세대, 남성과 여성, 정규직과 비정규직, 교육이나 학력에 대한 여러가지 화두가 있죠. 인간과 인간으로서 존중에 대한 문제들이 있습니다. 상실의 시대에서 침묵의 시대를 거쳤고 그로 인한 사람들의 갈증이나 바람이 있었고, 모든 요소가 밖으로 튀어나와서 바로 잡으려는 의지들이 생긴 거죠. 우리는 다양한 문제들에 노출돼있어요. 구성원들의 문제이고 개별적 사안일 수도 있지만, 이 사회가 갖고 있는 큰 하나의 문제일 수도 있다고 생각해요."

유수경 기자 uu84@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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