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유니폼을 입은 응우옌 콩 푸엉(가운데)과 베트남 축구대표팀 박항서 감독(왼쪽), 이영진 수석코치. (이한형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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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12월. 인천 유나이티드는 파격적인 영입을 했다. 바로 베트남 출신 쯔엉(르엉 쑤언 쯔엉)의 영입이었다. K리그 최초의 베트남 선수.
마케팅용이었다. 인천은 쯔엉의 입단 보도자료를 통해 "쯔엉의 인천 입성을 통해 다양한 방식으로 한국 문화가 베트남에 전파되고, 이를 계기로 한국에 거주하는 베트남인 뿐 아니라 현지 팬들도 한국에 넘어와 직접 인천 경기를 관람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강조했다.
쯔엉은 4경기를 뛰고 강원으로 향했다.
하지만 강원도 마찬가지였다. 강원 역시 '쯔엉 영입으로 본 5가지 마케팅 효과'라는 보도자료를 뿌렸다. "잠재력을 봤다"는 표현도 있었지만, 마케팅 효과가 초점이었다. 쯔엉은 강원에서도 2경기 출전이 전부였다.
이번에는 응우옌 콩 푸엉이 K리그로 향했다. 행선지는 쯔엉을 K리그로 데려왔던 인천이다. 베트남 출신 2호 K리거가 탄생했다.
그렇다면 쯔엉과 콩 푸엉의 상황은 다를까.
섣부를 예상은 어렵지만, 여전히 마케팅 차원의 영입이라는 시선이 더 크다. 인천 전달수 대표이사도 "첫째는 전력 강화"라고 말했지만, 이내 "후원사도 생각했고, 베트남과 우호관계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현실적인 벽이 분명 존재한다.
콩 푸엉은 이미 아시아의 벽을 느낀 경험이 있다. 2016년 일본 J2리그 미토 홀리호크로 임대됐지만, 6경기 출전에 그쳤다. 이후 베트남 국가대표로 활약하는 등 한층 성장했다는 평가.
다만 인천에서도 콩 푸엉의 역할은 무고사의 백업이다. 전달수 대표이사는 "전지훈련지에서 욘 안데르센 감독이 '무고사가 정상이 아닐 때 대체 선수가 부족하다'고 말했다. 마침 콩 푸엉과 계약했다"고 말했다.
콩 푸엉의 성장을 이끈 베트남 축구대표팀 박항서 감독도 "베트남에서는 증명을 받았지만, 한국에서는 증명을 받아야 한다"면서 "베트남에서는 항상 10번이었는데 인천에서는 23번을 받았다. 다시 시작한다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고 현실을 직시했다.
물론 가능성이 없는 것은 아니다. 쯔엉과 달리 베트남 유니폼을 입고 아시안게임, 스즈키컵, 아시안컵에서 기량을 보여줬다.
베트남 축구대표팀 이영진 수석코치는 "골 결정력 등 개인 기량이 있기에 좋은 선수로 성장할 계기를 스스로 마련할 것"이라면서 "베트남에서 보여준 경기력이라면 적응에 큰 문제가 없을 것이다. 노력한다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항서 감독도 "콩 푸엉이 가진, 한국이 가지지 못한 베트남의 특징이 있다"면서 "장점은 분명히 있다. 말로 설명하기보다는 경기장에서 보면 '한국 선수가 가지지 못한 특징이 있구나'라고 할 것이다. 평가는 나중에 해도 된다"고 제자에게 힘을 실어줬다.
콩 푸엉은 "일본 시절보다 체력이 좋아졌고, 수비 능력도 개선됐다"면서 "좁은 공간에서 잘할 수 있다. 드리블도 장점이다. 한국 선수들이 키가 커 수비 뒷공간이 약하다. 그런 부분을 고려하면 내 장점을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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