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 시인은 15일 오후 페이스북에 “용기를 내어 제보해준 사람들, 진술서를 쓰고 증거 자료를 모아 전달해준 분들의 도움이 컸다”며 이같은 글을 남겼다.
그는 “제가, 우리가 이겼다. 이 땅에 정의가 살아있다는 것을 보여준 재판부에 감사드린다”며 “저는 진실을 말한 대가로 소송에 휘말렸다. 다시는 저와 같은 피해자가 나오지 않으면 좋겠다. 성추행 가해자가 피해자를 뻔뻔스레 고소하는, 사회 분위기를 만들면 안 된다”고 적었다.
이어 “진실을 은폐하는데 앞장선 사람들은 반성하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최 시인은 미투시민행동을 비롯한 여성단체들과 변호사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고은 시인의 성추행 의혹을 폭로했다가 손해배상청구소송을 당한 최영미 시인이 15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선고공판이 끝난 뒤 법정을 나서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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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이날 오후 2시께 서울중앙지방법원은 고 시인이 최 시인을 상대로 ‘허위사실로 명예를 훼손했다’며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 1심에서 최 시인의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최 시인이 지난 1994년 서울 종로의 한 술집에서 고 시인이 음란행위를 한 장면을 목격했다는 주장이 사실이라고 판단했다. 최 시인이 일기 등을 통해 당시 상황을 구체적이고 일관되게 주장했고, 관련자의 증언과도 일치한다고 본 것이다.
또 최 시인의 폭로를 보도한 언론사와 소속 기자에 대해서도 문화예술계 상당한 영향력을 가진 고 시인의 범법행위를 보도한 것은 공공의 이익으로 인정된다며 배상 책임은 없다고 봤다.
반면, 2008년 고 시인이 술자리에서 20대 여성을 성추행했다는 의혹을 블로그에 쓰고 언론사에 제보한 박진성 시인은 1000만 원 배상 판결을 받았다.
재판부는 박 시인의 주장이 당시 동석자들의 증언과 차이가 있다고 판단했다. 다만, 박 시인의 제보 내용을 보도한 언론사에 대해선 진위를 밝히기 어려웠던 사정을 고려해 배상 책임이 없다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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