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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이슈 끝나지 않은 신분제의 유습 '갑질'

"사회환원 무심한 기업" vs "행정기관의 갑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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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박미주 기자] [순천시-중흥건설, 선월지구 '하수처리' 갈등 격화… 삼산中 개교 미뤄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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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천 선월지구 전경/사진= 중흥건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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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건설을 놓고 순천시와 중흥건설의 갈등이 극으로 치닫고 있다. 순천시는 환원사업에 무심하다며 중흥건설을 비판하고, 중흥건설은 이미 1361억원을 기부했다고 반박하며 감정싸움으로 번지는 양상이다.

순천시는 중흥건설이 삼산중학교 이설 공사를 약속해놓고 착공하지 않고 있다고 비난하고 있다. 해당 학교는 공사비 140억원을 들여 중흥건설이 전남도교육청에 기부하기로 한 것이다. 반면 중흥건설은 순천시가 선월지구 하수 처리 문제를 해결해주기로 해놓고 이를 이행하지 않았다며 반발하고 있다.

중흥건설은 전날에 이어 15일 이틀 연속 보도자료를 배포하고 "공공하수처리 관련 법률에 의해 원인자 부담금을 납부할 방침인데도 순천시가 이유 없이 선월지구 단지 내 하수처리시설을 신설해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행정권을 벗어난 월권 행위"라고 주장했다.

중흥건설은 일반 주거단지 조성사업은 지자체가 원인자 부담금을 부과할 뿐 공공하수시설 신설을 요구하는 것은 극히 이례적이라는 입장이다. 회사 측은 "2009년 선월지구 개발계획 수립 당시 순천시 하수도기본계획에 반영돼 있었고 현재 하수도 기본계획에도 반영돼있다. 순천지역에서 발생되는 하수는 순천시에서 연계 처리해야 한다"고 했다.

순천 신대지구 개발 당시 신대지구에서 순천하수종말처리장까지 연결되는 차집관로(약 3.7㎞)의 구경을 향후 선월지구 하수량을 감안해 400㎜에서 600㎜로 확장하라는 순천시의 요구대로 20억원의 추가비용을 들여 공사했다는 것.

중흥건설은 2017년 7월 전영재 순천시 부시장이 본사를 찾아 중학교 이설 건축비 기부를 부탁했고 이 자리에서 선월지구 하수 처리 문제를 신대지구 하수처리시설과 연계하기로 구두 합의했다는 주장이다.

반면 순천시는 문서로 합의한 사항이 없다고 부인하고 있다. 2017년 11월 삼산중학교 이설 업무협약을 체결한 대로 지난해 말 이미 착공했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순천시 관계자는 "학교 착공 문제와 하수처리 문제는 별개의 사안으로 중흥건설은 학교 착공에 조속히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중흥건설이 요구하는 선월지구의 하수종말처리장 이용도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하수종말처리장의 하루 처리시설 용량은 13만톤이지만 현재 11만~12만톤을 처리하고 있어, 이미 적정치인 70~80%를 초과하고 있다는 것. 선월지구의 하루 하수처리 용량은 6000톤으로 예상된다.

순천시 관계자는 "기존 하수종말처리장 증설을 검토하고 있지만, 인근 다른 개발지역도 많아 모두 수용하기 힘들다"며 "환경 문제도 있어 선월지구 하수처리장을 신설해 광양만으로 방류시켜야 한다는 구상을 갖고있다"고 했다.

중흥건설은 선월지구에 하수처리장을 만들면 사업을 포기하겠다고 맞불을 놓고 있다. 중흥건설 관계자는 "택지지구에 하수처리장을 만들면 땅이 분양되지 않을 뿐더러 인근지역에서 모두 반대한다"며 "차라리 사업을 안 하는 게 낫다"고 했다.

첨예하게 입장이 갈리면서 순천시는 지역사회에 무관심하다며 중흥건설을 도덕적으로 비판하고 나선 상태다. 이에 대해 중흥건설은 "신대배후단지를 조성하는 과정에서 현금과 부지(개발원가 기준) 등 1361억원 상당을 기부했다"며 "사실을 왜곡하며 민심 운운하는 것은 지극히 실망스러운 처사이고, 행정기관의 갑질"이라고 유감을 표명했다.

박미주 기자 beyond@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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