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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5 (수)

'극한직업' 김성환 대표 "천만 비결? 모든게 맞아 떨어졌다"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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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투데이

극한직업 제작사 어바웃필름 김성환 대표 / 사진=흥미진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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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투데이 이소연 기자] "계속 작품을 만들 수 있는 제작자, 제작사가 되는 게 꿈이죠."

영화 '극한직업'(감독 이병헌·제작 어바웃필름, 해그림, CJ엔터테인먼트)의 제작사인 어바웃필름 김성환 대표의 꿈이다. 순간의 화려함보다는 본질을 추구하겠다는 그다.

누적관객수 1300만 명을 돌파한 '극한직업'. 기쁨을 누릴법도 했다. 그런데 의외로 김 대표는 덤덤했고 차분했다. "흥행 소감이 어떠냐"는 질문에 그는 쑥스럽게 웃었다. 그는 "사실 실감이 안 난다. 이렇게 인터뷰 신청이 들어오는 것 자체가 신기하다. 뭐가 달라졌나 보다 싶기도 하다"면서 미소 지었다.

애당초 목표는 손익분기점을 넘는 것이었다고. 김 대표는 "모든 영화의 목표가 손익분기를 넘는 것이었다. 물론 내부 모니터 시사 등을 해보면서 '극한직업'이 잘될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워낙 변수가 많지 않나. 개봉 직전까지는 노심초사한다. 어떤 일이생길지 모르니까. 그때는 300~400만 명은 들 수 있지 않을까 싶었다. 물론 더 갈 수도 있다는 생각은 했지만 이렇게 많이 보실 줄 몰랐다"고 털어놨다.

일어일문학을 전공한 김성환 대표. 졸업 후 광고대행사에서 일하던 그가 어떻게 영화제작에 뛰어들게 됐는지 궁금했다. 김성환 대표는 "영화광까지는 아니었지만 한국 영화를 참 좋아했다. 광고대행사에서 일할 때 광고가 15초, 30초 이렇게 끝나다 보니 아쉬움이 남더라. 좀 더 긴 이야기라면 좋을 텐데 싶었다"고 돌이켰다.

이어 그는 "그 당시 영화 쪽에 일하는 친구들도 잘됐고, 대기업, 금융권이 영화 산업에 진출하고 있던 시기였다. 싸이더스나 명필름과 같은 제작 명가들도 나오기 시작했다. 어떤 분들이 저런 일을 할까 궁금했다"고 털어놨다. 결국 그는 씨네21 구인구직을 보다 영화계와 인연을 맺게 됐다.

2001년 영화투자사 아이픽처스 기획팀장을 시작으로 그는 영화 투자 업무를 시작했다. 이후 그는 제작자로 변신했다. 2014년 영화 제작사 어바웃필름의 대표가 된 것. 그는 "투자와 제작 중 어느 쪽이 더 맞는 것 같냐"는 질문에 "영화가 잘 안 됐을 때는 투자 쪽이 더 맞나 싶다가 잘 되니까 제작 쪽이 더 맞나보다 싶다"면서 웃음을 자아냈다.

앞서 김 대표가 제작한 코미디 영화 '올레'는 흥행 면에서 부진했지만 '극한직업'으로 반전에 성공했다.

'극한직업'은 한국콘텐츠진흥원의 창의인재동반사업에 당선된 문충일 작가의 원작(각색 배세영, 허다중, 이병헌)을 바탕으로 영화사 해그림이 개발하고, 어바웃필름·영화사 해그림·CJ 엔터테인먼트가 공동제작했다. 고반장(류승룡)이 이끄는 마포서 마약반이 팀 해체 위기에 내몰리는 가운데 마약반 조직을 검거하기 위해 조직 아지트 코앞에서 시작하는 치킨집 사업이 너무 잘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김 대표는 "CJ엔터테인먼트에서 시나리오를 주면서, 같이 개발해보지 않겠냐고 이야기했다. 재미있더라. 콘텐츠진흥원에서 당선된 문충일 작가의 시나리오였다. 해그림에서 같이 개발을 했던 거였다. 혹여나 망치면 어떡하지 했다"고 털어놨다.

이어 그는 "워낙 이병헌 감독이 재능이 출중한 감독이니까 재능만 발휘할 수 있게 하자는 게 목표였다"고 덧붙였다.

이병헌 감독과 김성환 대표는 평소에도 친분이 있는 사이였다. 김 대표는 "평소 이병헌 감독을 만나면 일 이야기 안 하고, 냉면 먹으면서 사는 이야기를 하곤 했다. 기본적으로 따뜻한 심성을 갖고 있는 감독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원체 능력도 좋아서 같이 일을 하게 됐다. 재능이 출중한 감독이니 그냥 재능을 발휘할 수 있게 하려고 했다"고 돌이켰다.

영화 제작의 보람은 바로 관객들의 반응 아닐까. 김성환 대표는 인상 깊은 관객의 반응을 묻는 질문에 "산후우울증이 있던 분이 영화를 보는 시간 동안 그걸 잊었다더라. 또 한 분은 아빠와 10년 만에 영화를 보러 왔다는 따님이셨다. 아빠랑 영화 보기 쉽지 않은데, 아빠가 웃으시는 모습을 보셨다더라. 그게 너무 좋았다고 하셨는데 뿌듯했다"고 털어놨다.

다들 욕심을 안 낸 것이 '극한직업'의 성공 비결이라고 생각한다고. 김 대표는 "감독님도 이것저것 다 하겠다는 욕심을 버리고 코미디 하나 잘 하는데 집중했다. 배우들도 각자 돋보이려 하기보다는 협업을 잘하는데 집중했고, 다른 공동 제작사, 투자사 또한 서로 어떻게 하면 잘 될까 하면서 으쌰으쌰 했던 것 같다"고 돌이켰다.

이어 그는 "좋은 책을 받았고, 제가 선택한 작가나 감독, 배우 분들도 너무 잘해주셨다. 거기에다가 개봉 시기까지 딱딱 맞아 떨어졌다. 지금와서 돌이켜 생각해보면 지금 했던 모든 선택이 최상의 선택이었나보다 싶다"고 겸손하게 말했다.

물론 흥행은 축하받을 일이지만 운이 좋았다고 말한 김 대표는 "가끔은 이렇게 축하받아도 되나 싶고, 과분한 것 같기도 하다"면서 멋쩍게 웃었다.

마지막으로 김성환 대표는 추후 계획을 묻는 질문에 "'극한직업'이 엄청 흥행했다고 달라지는 건 없을 것이다. 저희 회사가 큰 회사도 아니고 아직은 회사를 크게 키울 계획도 없다. 변함없이 계속 작품을 만들 것이다. 작품 계속 찍을 수 있는, 제작자, 제작사가 되겠다. 그게 정말 어려운 일"이라면서 미소 지었다.

[스포츠투데이 이소연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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