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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5 (수)

[인터뷰]`기묘한 가족` 엄지원 “벌써 18년차…한계 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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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투데이

엄지원이 유쾌하고 기발한 코미디 영화 `기묘한 가족`으로 관객들을 만난다. 제공|메가박스중앙㈜플러스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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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스타투데이 한현정 기자]

“나를 선택해 준, 늘 응원하고 아껴주시는 분들에 대한 책임감이 그 어느 때보다 막중하게 느껴지는 요즘이에요. 내 한계를 깨고, 스스로 느끼는 부족함을 잘 채워서 연기는 물론 화제성, 흥행성도 골고루 갖춘 배우가 됐으면 좋겠어요.”

역대급 변신이다. 어떤 역할이든 자신만의 색깔로 캐릭터를 흡수해 버리는 그녀가 이번엔 제대로 자신을 지워버렸다. 엉뚱한 작품 속 더 엉뚱한 캐릭터로 강렬한 존재감을 뽐낸, 영화 ‘기묘한 가족’으로 돌아온 엄지원(42)을 두고 하는 말이다.

엄지원 신작 ‘기묘한 가족’을 두고 “엉뚱 발랄한 색다른 좀비물”이라고 소개하며 “개인적으로는 정말 많이 웃었고 힐링이 됐다. 이 좋은 에너지가 관객들에게도 전해졌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관심을 당부했다.

“한동안 어두운 작품만 하다 보니 밝은 작품에 대한 욕구가 컸다”는 그는 “평소 좀비물을 즐겨 보는 데다 전혀 다른 결의 연기에 대한 갈증도 컸던 시기였다. 그 때 만난 게 ‘기묘한 가족’이었다. 신선하고도 재기 발랄한 매력에 끌렸다”고 선택 이유를 밝혔다.

좀비 코미디 ‘기묘한 가족’(감독 이민재)은 조용한 마을을 뒤흔든 조금 많이 모자란, 멍 때리는 좀비와 골 때리는 가족의 상상 초월 패밀리 비즈니스를 다룬다. 극 중 주유소집 장남 준걸(정재영 분)의 아내이자 맏며느리 ‘남주’로 분한 엄지원은 “시나리오 자체를 재미있게 읽었고 내 안의 어떤 마이너적인 취향에 딱 들어맞았다. 상상의 여지가 풍부한데다 배우로서 표현할 수 있는 영역이 한정적이지 않아 좋았다”며 애정을 드러냈다.

“기존 작품들과는 전혀 다른 귀여운 좀비물이에요. 엉뚱 발랄한 정서와 코미디적 요소, 만화적인 이야기, 새로운 캐릭터, 그리고 개성이 강한 각각의 캐릭터가 가족애로 끈끈하게 뭉친다는 게 마음에 들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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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지원은 "스스로의 한계를 깨고 싶다"고 말했다. 제공|메가박스중앙㈜플러스엠


만삭의 몸으로 주유소 집의 경제권을 쥐고 있는 실세. 적은 대사량에도 강렬한 존재감을 보여주는 엄지원은 “시골 아낙네인 남주를 표현하기 위해 곱슬머리 헤어스타일과 촌스러운 몸배 바지, 화려한 꽃무늬 의상 등을 사용했다”며 “이미 내적으로는 촘촘히 잘 구축돼있는 인물이었기 때문에 특별히 손 볼 데는 없었다. 그래서 오히려 외적인 분분, 분위기에 신경을 썼다”고 설명했다.

“남주가 굉장히 무뚝뚝하고 시크한 면이 있고, 엉뚱한 면도 있어요. 영화에서는 감정적인 변화뿐만 아니라 외형적인 변화도 있어야 하기 때문에 공을 굉장히 많이 들였어요. 워낙 오랫동안 연기를 해오다 보니 어떻게 연기를 해도 ‘엄지원처럼’ 보여 정말 많은 테스트를 통해서 여러 가지 시도를 했어요. 제 얼굴을 지우고 완전히 새로운 얼굴을 보여드리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했어요.”

그러면서 “남주는 극 중 다른 가족들이 워낙 사고를 치다보니까 생활력을 갖게 된 인물이다. 남편도 그렇고 시아버지도 그렇고 그럼에도 사랑이 있는 가족이라고 생각해 어떤 독특한 분위기 안에 숨겨진 가족애도 입체적으로 표현하려고 했다. 실제 나와는 다른 지점이 많은 인물이긴 하지만 내 안의 마이너한 감성이나 걸크러시한 부분, 조금이라도 내재돼 있는 비슷한 면들을 극대화시켜 남주에게 입히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처음부터 호불호가 갈릴 영화라는 건 인지하고 시작한 작품이에요. 워낙 새로운 지점들이 많다 보니 그 지점이 누군가에는 신선하게 다가가지만, 누군가에게는 낯설고 불편할 수도 있겠죠. 흥행에 대해서는 전혀 예측할 수 없는 부분이라…(웃음) 보는 순간순간 온전하게 즐길 수 있는 유쾌하고 기발한 코미디이기 때문에 그냥 편하게 즐기셨으면 좋겠어요.”

엄지원은 “거창한 메시지가 있는, 진한 여운이 남거나 생각에 잠기게 하는 영화는 아니다. 하지만 뻔한 이야기들 사이에서 다르고 엉뚱한 영화가 나올 필요도 있다고 생각하고 그 한 부분에 내가 있었으면 하는 마음으로 임했다”고 마지막으로 진심을 전했다.

“오랜 기간 연기를 해오면서도 늘 부족함을 느껴요. 잘하고 싶은 간절한 마음과는 별개로 내 마음과 같지 않다는 생각을 진짜 많은 생각이 드는 요즘이에요. ‘내가 좀 더 잘하면 내 작품이 더 사랑 받을까?’ ‘내가 좀 더 화제성이 높은 배우라면 내 작품이 더 좋은 평가를 받을까?’ 이런 생각들을 할 때면 힘들고 어렵기도 하고요. 그럼에도 연기는 늘 저를 행복하게 하고, 감사하게 만들어요. 다양한 경험, 새로운 도전을 통해 더 성장한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어요. 스스로 느끼는 한계를 깨고 보다 좋은 작품, 제가 더 하고 싶은 이야기로 대중 앞에 서고 싶어요.”

한편, ‘기묘한 가족’은 정재영, 김남길, 엄지원, 이수경, 정가람, 박인환이 열연했다. 이민재 감독의 첫 장편영화로 13일 개봉, 극장 관객들을 만난다.

kiki2022@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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