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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18 (수)

`낚시꾼 스윙` 최호성 "불러주면 또 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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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러만 준다면 어떤 대회라도 기꺼이 참가하겠다."

'낚시꾼 스윙' 최호성(46)의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도전은 컷오프로 막을 내렸지만 투지는 여전히 호기로웠다. 상금 한 푼 건지지 못했지만 전 세계 골프팬의 마음을 홀린 '인기 낚시꾼'으로서 행복한 시간을 기분 좋게 마무리했다.

10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페블비치의 페블비치 골프 링크스(파72)에서 열린 AT&T 페블비치 프로암(총상금 760만달러) 3라운드에서 최호성은 버디 3개와 보기 4개, 더블보기 2개를 묶어 5오버파 77타를 쳤다. 2라운드 후 "언더파를 치고 싶다"는 뜻을 밝혔지만 끝내 목표를 달성하지는 못했다.

3라운드로 컷오프가 결정된 이번 대회에서 그의 합계 스코어는 9오버파 224타(72-75-77)였다. 출전 선수 156명 중 공동 138위 성적이다. 최호성은 3라운드를 함께했던 동반 플레이어인 제리 켈리(미국), 함께 경기한 배우 크리스 오도널, 미국프로풋볼(NFL) 스타 에런 로저스에게 그의 낚시꾼 스윙이 디자인된 헤드 커버를 선물했다. 최호성은 'PEBBLE BEEECHY'라는 문구가 새겨진 티셔츠를 받았다.

"오늘 손도 얼고 콧물도 나고 어려움이 많았는데도 많은 팬들이 격려해주고 응원해줘서 좋았다"며 고마움을 전했다.

경기 내용에 대해서는 "특히 그린이 어려웠다"며 "17번홀에서는 30~40㎝ 정도 되는 퍼트도 황당하게 가는 걸 보니 어렵다고 느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최호성의 생각과는 달리 정작 문제가 된 것은 샷 거리였다. 그의 3라운드 평균 거리는 265.0야드였다. 첫날 278.0야드를 날렸지만 2라운드는 243.5야드, 3라운드는 273.5야드 정도로 줄었다. 티샷 정확도 역시 63.41%로 썩 좋지 않았다. 평소보다 긴 거리가 남은 상황에서 그린을 노리다 보니 그린적중률도 크게 떨어지는 악순환이 나왔다. 3라운드 평균 그린적중률이 55.56%로 절반을 겨우 넘겼다. 원래 코스가 짧아 드라이버로 티샷을 하지 않는 선수도 많아 최호성보다 짧게 나간 선수들도 있었지만 그린적중률이 떨어지는 것은 좋은 스코어를 내기에 치명적이었다. 예로 15언더파 200타로 3타 차 단독 선두에 나선 폴 케이시(잉글랜드)는 티샷 289.2야드, 그린적중률 75.93%를 기록했다. 또 단독 2위 필 미컬슨(미국·12언더파 203타)은 티샷 276.8야드, 그린적중률 79.63%를 보였다. 공동 7위에 오른 김시우(9언더파 206타)의 티샷 거리와 그린적중률은 각각 281.5야드, 68.52%였다. 거리를 늘리려다 보니 '낚시꾼 스윙'이 됐다고 밝혔지만 장타자들이 즐비한 PGA 투어에서 통하기는 다소 버거운 모습을 보인 셈이다.

"앞으로 스케줄이 정해져 있지 않다"고 말을 아꼈지만 최호성의 용감한 도전은 이번으로 끝나지 않을 전망이다. "골프 코스에서 쓰러지는 날까지 대회에 나갈 것이고 그런 기회가 생기는 것은 너무나 기쁜 일"이라며 다시 PGA 투어에 도전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물론 최호성은 기꺼이 초청에 응하겠다고 했지만 매번 도전하는 것은 결코 쉽지 않은 결정이다. 상금을 벌지 못하면 들어가는 경비가 부담이 될 수 있고, 같은 기간 일본이나 국내에서 대회가 열린다면 기회비용까지 생각해봐야 한다. 샷 리듬을 잃을 수도 있고 일정이 꼬일 수도 있다. 하지만 그의 용감한 도전은 한동안 계속될 전망이다. PGA 투어는 홈페이지에 '컷탈락했지만 웃음을 남겼다'는 최호성에 대한 기사를 올리고 그가 곧 돌아오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오태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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