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영수가 10일 일본 오키나와 구시가와구장에서 진행된 두산 스프링캠프에서 첫 불펜 피칭을 하고 있다. 오키나와 | 김용일기자 |
[오키나와=스포츠서울 김용일기자] “힘드네요. 오랜만에 던지니까, 허허.”
굶주린 사자가 포효하듯 공 하나하나에 묵직한 힘이 실렸다. 예상보다 많은 공을 던졌고 땀이 주륵주륵 흘렀지만 ‘다시 뛴다’는 기분에 웃었다.
두산 유니폼으로 갈아입은 ‘100승 투수’ 배영수(38)가 오키나와 스프링캠프 합류 이후 첫 불펜 피칭에 나섰다. 배영수는 10일 오키나와 구시가와구장에서 진행된 두산 스프링캠프 오전 훈련에서 불펜장으로 이동해 50개의 공을 뿌렸다. 부친상을 치른 뒤 지난 4일 합류, 그간 캐치볼과 웨이트트레이닝 위주로 몸을 다진 배영수가 본격적으로 부활에 시동을 걸었다. 제구에 신경쓰며 가볍게 공을 던지다가 30번째 공서부터는 더욱 힘이 실렸다.
투구를 마치고 취재진과 만난 배영수는 “50개 던져봤는데 (몸이) 괜찮더라”고 웃으며 “제대로 공을 던진 게 5개월 정도 됐는데, 그전과 비교하면 제구력도 괜찮았다”고 만족해했다. 그러면서 “컨디션이 70이다, 100이다를 논하는 건 의미 없다. 실전에서 바로 (경기력이)나오도록 하는 과정이기 때문에 아프지 않고 쭉 가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취재진과 얘기하면서 살짝 숨을 헐떡인 그는 “오랜만에 던지니까 힘들다”며 너털웃음을 지었다.
“오늘 코너보다 가운데를 보고 쭉쭉 던졌다”고 한 배영수는 “(바뀐 공인구가) 크긴 크더라. 내가 손이 작은 편인데. 그래도 적응해야 한다. 실밥이 두꺼운 게 변화구 던지는 투수에게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프로 20년차 베테랑답게 스스로 리듬을 제어하고 있다. 지난달 오키나와 개인훈련을 마친 뒤 두산 창단 37주년 기념식에서도 그는 ‘기본’을 강조했다. 팔꿈치 수술 이후 직구 구속이 크게 떨어진 과거를 떠올리면서 1990년대 대스타였던 송진우, 정민태, 정민철 선배의 훈련법을 떠올렸다. 이 자리에서 그는 “(선배들이)많은 이닝을 부상 없이 던진 건 기초 체력을 완성한 덕이었다”며 “체력이 뒷받침되니 많은 훈련량도 무리없이 소화했다”고 강조했다. 그 역시 지난 개인훈련서부터 몸에 힘을 뺐다. 무리하게 힘을 내는 게 아니라 현재 몸으로 자연스럽게 공을 던지는 방법을 찾았다. 캐치볼이 기초 중 기초다. 후배들에게도 강조하고 있다. 한 번은 이동원, 홍상삼에게 “캐치볼 할 때부터 손목에 신경 써라”고 조언했다. “손목을 세워서 던져야 빠지는 공이 없다”는 얘기였는데 본인도 과거 박동희 선배에게 배운 것이라면서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스프링캠프에서 훈련법도 다소 바뀌었다. 그는 “이전 10년정도는 캠프에서 혼자 계획하고 운동했는데 올해부터는 트레이너 코치 등에게 스케쥴을 받아서 한다”며 “불펜 투구 수도 트레이너 코치와 조절해서 하니까 편하더라”고 말했다. 자리를 빠져나가려던 그는 여러 취재진을 쭉 둘러보더니 “아, 이렇게 (인터뷰)하니까 1선발 느낌”이라고 씩 웃었다.
◇굶주린 사자가 포효하듯…‘첫 불펜피칭’ 배영수 “힘드네, 오랜만에 던지니까 허허”(https://www.youtube.com/watch?v=be9YpCh2vIw&feature=youtu.b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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