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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6 (토)

[Cine리뷰] '기묘한 가족', 기묘한 설정을 제대로 살리지 못한 B급 좀비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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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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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이은지 기자] 참으로 기묘하지만 아쉬운 좀비물이 탄생했다. 기묘하게 어디서 본 듯 하고, 기묘하게 실소가 나온다. 영화 '기묘한 가족' 이야기다.

영화 '기묘한 가족'은 한적한 시골 마을을 배경으로 한다. 주유소가 망해, 지나가는 차를 고의로 고장나게 만든 후 말도 안되는 수리비용을 청구해 생계를 이어가는 가족이 사는 시골 마을이다. 이 가족은 참으로 기묘하다.

기묘한 가족 앞에 기묘한 좀비가 등장했다. 가장 만덕(박인환)은 좀비를 집으로 들이고, 만덕의 딸 해걸(이수경)은 얼굴 반반한 이 좀비에게 쫑비라는 이름까지 붙여준다. 쫑비는 다른 좀비들과 다르게 말귀를 알아 듣고, 양배추를 좋아한다.

사실 쫑비를 집에 들이기 전, 이미 사건은 터졌다. 만덕이 쫑비에게 물린 것. 집안의 차남 민걸(김남길)은 자신이 가진 좀비에 대한 지식을 총동원해 아버지 만덕을 죽여야 한다고 앞장 서지만, 만덕은 좀비가 되기는 커녕 회춘한 모습으로 나타나 마을을 발칵 뒤집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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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좀비물은 공포나 스릴러, 액션 장르로 많이 다뤄졌다. 좀비떼 습격으로 황폐화된 도시, 좀비를 피해 도망가는 인파 등을 보여줬다. 이를 통해 화려하고 통쾌한 액션이 등장하기도 하고, 언제 좀비의 습격을 당할지 모른다는 공포와 스릴을 느끼게 한다.

하지만 '기묘한 가족'은 블랙(을 아주 조금 가미한) 코미디 장르로 풀었다. 시작은 '좀비보다 무서운 사람이 있다면?'이라는 상상에서 출발했다. 좀비에 대한 정보가 없는 시골 주민들은 그 존재 자체에 대한 공포를 느끼지 못한다.

인간이 좀비를 피해 도망가기 보다는, 인간이 좀비를 적극적으로 이용하고, 좀비가 오히려 인간에게 당한다. 특히 물리면 회춘한다는 설정으로 지금까지 익숙한 좀비의 형태를 변형시키면서도, 인간의 이기심, 욕망에서 재앙이 시작된다는 정설은 그대로 가져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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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묘한 가족'은 새롭지만 익숙하다. 색다른 설정을 제대로 살리지 못했다. 시작은 좋았지만 영화 사이사이 등장하는 어디서 본 듯한 장면들은 식상하고, 보다 신선할 수 있었던 쫑비 캐릭터는 영화 '웜 바디스'를 아무 고민없이 가져왔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2월 13일 개봉. 12세 관람가. 러닝타임 112분.

yej@spotv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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