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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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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부모님 건강챙기기①] 오랜만에 만나는 부모님께 꼭 여쭤봐야 하는 필수건강질문 6가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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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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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김태열 기자] 설날은 부모님과 멀리 떨어져 사는 자녀들에게 부모님의 건강상태를 곁에서 상세히 살펴볼 수 있는 아주 좋은 기회다. 가령, 매일 식사를 규칙적으로 하시는 지를 여쭤보면, 영양섭취 상태뿐 아니라 부모님의 무릎, 허리, 치아 건강을 함께 점검할 수 있다. 무릎관절이 안 좋아서 장을 보는 주기가 길어지거나, 서 있는 상태로 요리를 하지 못할 때, 혹은 이가 성치 않아 음식을 소화할 수 없는 경우 식사를 거르기 쉽다. 이처럼 부모님 건강 상태를 요목조목 살펴볼 수 있는 필수건강질문 6가지를 익혀 설 명절에 꼭 여쭤보도록 하자. 한편, 부모님이 흔히 노화과정으로 인식하고 무심코 넘기는 증상이 어떤 질환에서는 병의 위험신호일 수도 있다. 따라서 노화성 질환이 많이 발생하는 눈, 귀, 심장혈관 건강도 이번 연휴에 꼼꼼히 살펴봐야 하겠다.

▶ 매일 규칙적으로 끼니를 챙기지 못한다면 무릎, 허리, 치아 건강 살펴보기=끼니를 잘 드시지 못하는 경우 그 이유가 무엇인지 검토하는 것이 중요하다. 무릎이나 허리 관절의 통증으로 장을 보러 가지 못할 수 있기 때문이다. 노인들에게 발생하는 퇴행성관절염의 가장 큰 원인은 노화이다. 신체가 노화함에 따라 근력과 관절감각이 줄어들고 연골세포의 회복력도 약해지기 때문이다. 만약 오랜 시간 서서히 통증이 느껴지고 관절이 붓기 시작하면 퇴행성관절염을 의심해볼 수 있다.

이를 예방하고 치료하기 위해서는 적절한 근육량을 평소에 유지해나가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적당한 근력은 노년기 건강의 필수 요소로써, 노인 체력에 맞는 가벼운 운동과 충분한 음식 섭취가 뒷받침되어야 한다. 계란, 우유, 육류, 생선과 같은 단백질 식품을 충분히 섭취하는 것이 근육량 유지에 도움이 된다. 비타민과 무기질이 풍부하고 섬유소가 많아 변비를 예방할 수 있는 채소도 부족함 없이 챙겨먹어야 한다. 물은 가능한 한 수시로 마셔준다. 소화가 잘 돼야 신체를 자유롭게 움직여 가벼운 운동이라도 꾸준히 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편, 치아나 잇몸 통증으로 음식을 잘 씹지 못해 식사를 거르게 되는 경우도 많다. 치아 주위 조직에 염증이 생기면 잇몸과 치아를 지탱하는 뼈가 파괴되어, 흔히 풍치라고 불리는 치주질환이 발생한다. 처음에는 통증을 크게 못 느끼다가 질환이 심해지면, 이가 시려 음식을 씹는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따라서 부모님이 평소에 치아 관리를 잘 하고 계신지 살펴봐야 한다. 치주질환의 원인이 되는 치태와 치석이 잘 제거될 수 있도록, 매일 식사 후 거르지 않고 꼼꼼히 칫솔질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 과다한 음주와 흡연은 심혈관계 질환, 치매, 안구질환에 영향을 주므로 절제하기=특별한 질환이 없는 성인에서 소량의 음주는 건강에 도움이 되기도 하지만, 노인의 과다한 음주는 부정맥, 인지기능 저하, 영양실조, 골다공증, 낙상, 우울증 등의 원인이 될 수 있다. 특히 흡연은 직접적으로 기관지와 폐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노인 건강에 치명적이다. 활성산소를 증가시켜 폐암 뿐 아니라, 식도암, 방광암, 후두암의 발생 위험을 높인다. 만성호흡기질환과 심장병, 동맥경화, 뇌혈관질환의 원인이 되며, 알츠하이머 치매 발생 위험도 70% 나 높인다. 노인실명 원인 중 하나인 황반변성에 걸릴 위험이 2배 이상 높아진다는 점도 기억하자. 어떤 경우라도 흡연은 백해무익하므로, 만약 부모님이 흡연을 하신다면 서서히 금연해나갈 것을 권장해야 한다. 이때 본인의 의지만으로는 오랫동안 피워온 담배를 끊기 힘들기 때문에, 무엇보다 가족들이 나서서 금연을 위한 환경을 만들고 부모님의 노력을 지지해주어야 한다.

▶여러 가지 약을 장기간 먹는다면, 반드시 의사의 지침에 맞춰 복용해야 한다=노인들은 여러 가지 만성질환을 동시에 갖고 있어 복용하는 약제 수도 많다. 그러나 5가지 이상의 약제를 장기 복용할 경우, 약물 간 상호작용에 의해 이상반응이 생길 위험이 높다. 또한, 일부 소화제의 경우 장기간 과다 복용하면 손발이 떨리고 파킨슨병과 유사한 증상이 생길 수 있다. 진통제를 많이 먹으면 변비가 오거나 위궤양, 구역질이 발생할 수 있으며, 감기약을 잘못 먹으면 소변이 안 나오는 요폐가 나타날 수 있다.

오랫동안 문제없이 복용하던 혈압약, 당뇨약이라고 하더라도, 감기에 걸려서 일시적으로 식사를 못하고 약만 드실 경우 저혈압, 저혈당이 생길 수 있다. 이내 혼수상태가 되거나 낙상을 하여 병원에 실려 올 수도 있다. 따라서 의사가 처방한 약을 지시사항에 알맞게 복용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식후섭취와 같은 복용 지침을 지키고, 약 복용 시 물이 아닌 다른 액체와 함께 먹지 않도록 주의한다.

▶지난 6개월간 낙상 경험이 있다면, 추가 골절 주의하기=설 연휴 명절 준비로 인해, 연로하신 부모님이 앉았다 일어서기를 반복하고 무거운 짐을 수시로 옮기는 경우가 많다. 특히 최근에는 부모님이 자식을 보러 역귀성하는 사례가 더욱 많아지고 있어 관절건강에 각별히 유의해야 한다. 자식에게 줄 4~10kg에 이르는 음식들을 대중교통을 바꿔 탈 때마다 수시로 옮기다 보면, 이미 노화와 퇴행 과정에 있는 신체에 많은 하중이 가해진다. 노인이 되면 근육 양이 감소하고 근기능이 저하되는데, 갑작스럽게 증가한 신체활동은 요통, 관절통과 같은 근골격계질환을 심화시키고 낙상 위험을 높인다. 노인 낙상의 가장 흔한 합병증 중 하나는 골절이며, 이로 인해 회복에 반년에서 일 년 정도 시간이 소요될 수 있다. 회복이 되더라도 다치기 전 활동의 약 ⅓만이 가능할 수 있어 가볍게 생각하면 안 된다.

따라서 지난 6개월간 낙상 경험이 있는 부모님이라면 추가 골절에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무거운 물건을 나를 때는 바퀴 달린 장바구니를 이용해 허리와 손목에 무리가 가지 않도록 한다. 성묘를 가거나 야외활동을 위해 차에 오르고 내릴 때는 무릎 관절이 많이 쓰이기 때문에, 무리하지 않는 범위에서 움직이고 필요시에는 꼭 자녀의 부축을 받도록 하자. 설이 껴 있는 겨울철은 신체가 더욱 경직되므로, 자칫 빙판길 위를 걸을 때 균형을 잃기 쉽다. 넘어지면서 손을 짚으면 손목뼈, 어깨뼈가 부러질 수 있고, 엉덩방아를 찧으면 엉덩이뼈나 척추뼈 골절이 발생할 수 있다. 따라서 길을 걸을 때는 최대한 양 손에 물건을 쥐고 있지 않으며, 빙판길을 피해 가급적 평지 위를 걷는 것이 좋다.

▶최근 일을 기억하기 힘들다면, 선별검사 받고 치매 조기치료 시행하기=치매의 초기 증상은 최근 일에 대한 기억 장애가 가장 흔하다. 오랜 시간 대화를 나누어보면서 최근 있었던 가족 모임을 기억하지 못한다거나, 자주 가던 길을 못 찾는다거나, 성격 변화가 있는지를 살펴보자. 만약 기억력 장애가 의심되는 경우, 가까운 치매센터나 병원을 방문해 선별검사를 받고 조기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좋다.

치매는 65세 이상 노인에서 주로 나타나는 퇴행성 뇌질환으로, 뇌세포가 파괴되면서 뇌 조직이 줄어들고 뇌기능도 저하되는 병이다. 처음에는 기억력이 떨어지다가, 병이 더 진행되면 판단력까지 흐려져 일상생활 영위가 불가능해진다. 따라서 초기 진료가 중요하고, 애초에 치매가 발생하지 않도록 평소 두뇌활동을 활발히 하는 것이 좋다. 식후 가볍게 동네를 걷는 등 규칙적으로 운동하고, 사람들과 자주 어울릴 수 있게 사회활동도 적극적으로 하면서 두뇌에 긍정적인 자극을 주는 것이 중요하다.

▶잠이 전혀 오지 않고, 입맛이 떨어지면 노인 우울증 의심해보기=노인 우울증은 매우 흔하지만, 증상이 꼭 우울한 감정으로 나타나는 것은 아니다. 기력이 없고, 여기저기 아프고, 소화가 되지 않고, 잠이 안 오는 등 증상이 다소 구분 없이 나타날 수 있다. 따라서 노화로 인한 현상으로 오인하기 쉽고, 보통 ‘홧병’이라고 무시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한국 노인은 여기저기 아프고 괴로운데 병원에 가면 이상이 없다고 하는 형태의 우울증을 많이 호소한다. 노인 자살의 약 70%가 우울증이 원인이므로, 방치하지 말아야하며 의심된다면 반드시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야한다. 우울감이 심해지면 심장질환 발생 위험이 높고, 기존에 가지고 있는 고혈압, 고지혈증, 당뇨와 같은 각종 만성질환을 스스로 관리하기가 어려워진다. 또한 수면장애가 더욱 악화되어 수면이 부족하고 식욕저하, 무기력함을 느낄 수 있다. 따라서 평소 친구를 만나거나, 동네 사람들과 교류할 수 있는 모임을 정기적으로 나가는 것이 좋다. 노인이라 하더라도 소속감을 느끼는 것은 자존감, 자신감 유지에 중요하기 때문이다. 또한 다른 사람들과 같이 할 수 있는 운동을 꾸준히 하면, 고립감, 우울감, 무기력함을 동시에 해소할 수 있다.

한편, 이번 설 연휴는 주말을 포함해 장장 5일이나 되어, 명절 이후 부모님이 적적하시지 않도록 각별히 신경 써야 한다. 가족 및 친지들과 함께 오랜 시간을 보낸 뒤 자식들이 집으로 돌아가면, 소외감이 갑자기 심하게 몰려올 수 있다. 따라서 명절을 쇠고 올라가면 당분간은 부모님의 안위를 살피는 전화를 평소보다 더 자주 하고, 유대감을 느낄 수 있는 대화를 정기적으로 나누는 것이 좋다.

/kt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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