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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2 (금)

이슈 '브렉시트' 영국의 EU 탈퇴

美 은행들, 브렉시트 앞두고 런던서 대륙으로 '엑소더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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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드 브렉시트' 우려해 런던 인력 대거 대륙으로 전출

2년 '전환 기간' 예상한 속도 조절 움직임도

연합뉴스

런던 금융가 전경
[연합뉴스 자료사진]



(뉴욕 AFP=연합뉴스) 미국 은행들이 브렉시트(Brexit) 협상 시한(3월 29일)을 2개월 앞두고 유럽 금융허브인 영국 런던에 있던 인력을 대륙의 다른 도시로 옮기기 시작했다.

브렉시트 협상이 '하드 브렉시트'(Hard Brexit·영국이 단일시장 내 지위를 유지하지 못하고 EU에서 완전히 이탈하는 것) 결론 날 것을 우려한 일종의 '긴급 대책'으로 풀이된다.

31일(현지시간) 금융계 소식통에 따르면 뱅크 오브 아메리카(BoA)는 현재 런던에 주재하는 400명가량의 직원을 다음 달부터 프랑스 파리와 독일 프랑크푸르트로 전출시킬 예정이다.

이 가운데 절반에 해당하는 200명에 대해서는 2년간의 브렉시트 협상이 종료되는 오는 3월 29일 이전에 근무지 이전을 마치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글로벌 금융사들은 그동안 유럽 최대 금융허브인 런던에서 EU 전 지역의 고객 관련 응대 업무를 해왔다.

그러나 브렉시트로 런던이 EU 블록 밖으로 나오면 이곳에서 유럽지역 영업을 하기가 상당히 곤란해진다.

미국 내 자산규모 1위 은행인 JP모건도 런던에 있던 수백명의 일자리를 대륙(유럽)으로 옮기는 계획을 세웠다. JP모건은 이미 지난해 말 다수의 직원을 이동 배치한 바 있다.

런던에서 빠져나온 직원들이 어느 도시로 전출됐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JP모건은 현재 독일 프랑크푸르트, 프랑스 파리, 이탈리아 밀라노, 아일랜드의 더블린, 룩셈부르크 등에 영업망을 두고 있다.

골드만삭스도 브렉시트 협상 시한 이후 고객 응대에 차질이 없도록 하기 위해 최근 프랑크푸르트와 파리에 인력을 증원했다고 업계 소식통이 전했다.

그뿐만 아니라 현재 EU 27개 회원국 중 20개국에서 영업 중인 씨티그룹은 지난 연말 63명의 런던 근무자들을 대륙으로 이동 배치한 바 있다.

일부 은행들은 최근 대륙으로 전출된 직원들에게 일정 기간 런던까지 장거리 출퇴근을 허용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은행들이 런던에서 빼낸 인력들은 주로 트레이더와 세일즈 등 핵심 업무 담당자들이다. 은행들은 여기에 더해 유럽 대륙에서 추가로 인력을 채용하기도 한다는 게 소식통들의 전언이다.

이는 영국이 EU 블록에서 완전히 떨어져 나가는 하드 브렉시트에 대비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더욱이 최근 영국 하원이 EU와의 브렉시트 재협상을 의결, '노딜(No Deal) 브렉시트' 위험성이 커진 것이, 런던 이탈을 비롯한 거대 은행들의 대응에 속도를 내도록 한다는 분석도 있다.

실제로 노딜 브렉시트 공포는 영국 금융기업마저 움직이게 하고 있다.

일간 가디언 등에 따르면 영국 바클레이스는 노딜 브렉시트를 우려해 1천900억 유로(약 242조원)의 금융 자산을 아일랜드 더블린으로 이전할 계획이다.

그러나 아직 대다수 금융기관은 협상 경과를 지켜보며 속도를 조절하고 있다. 협상 과정에서 금융 분야에 2년간의 '전환 기간' 조항이 생길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는 것이다.

제이미 디먼 JP모건 체이스 최고경영자(CEO)는 "하드 브렉시트는 영국과 EU 모두에 어려운 상황이 될 수 있는 만큼 현실화할 것으로 믿지 않는다. 전환기를 둔 탈퇴를 예상한다"고 말했다.

한편, 일부 은행들은 런던에서 근무하던 인력을 '노란 조끼' 시위로 몸살을 앓고 있는 파리에 배치, 연일 거듭되는 시위를 크게 신경 쓰지 않는 눈치다.

디먼 JP모건 CEO는 최근 콘퍼런스콜에서 "노란 조끼 시위가 우리 계획을 바꾸지 못할 것이다. 진짜로 중요한 문제는 하드 브렉시트가 현실화할지 여부"라고 말한 바 있다.

meola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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